20대 초반의 여대생이 스스로 조절되지 않은 불안감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다며 한의원을 찾았다. “어려서부터 겁이 많고 잔걱정도 많았어요. 그런대로 별 탈 없이 지내왔는데, 대학교에 들어와서 사람 만나는 것도 힘들고 취업이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책상에 앉아있기도 힘들고 소화도 안 되는 것 같고 불면증까지도 생기는 것 같아요.”라며 호소한다. 요즘은 신학기와 학교 졸업을 앞두고 이와 유사한 환자들이 많아졌다.
주변을 돌아보면 얼마나 힘들고 피곤할까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겁이 많거나 걱정을 미리 사서 하는 분들이 있다. 이렇듯 스스로 조절이 안 되는 지나친 걱정이나 불안과 관련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로 진단내릴 수 있다. 전에는 ‘과잉불안장애’라고 불리기도 했다. 유병율은 5.1% 정도이며, 여자가 2배 정도 많고 25%의 가족력을 보인다. 30% 정도는 우울증과 함께 발생하며, 공황장애나 사회공포증 등과는 흔히 동반되는 질환이다.
대부분 30대에 처음 발생하지만 10% 정도는 16세 이전에 발생한다. 청소년들의 불안장애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불안장애를 보이는 아동청소년의 85%가 범불안장애로 진단된다. 중류 이상의 사회계층에서 성취욕이 강한 가족의 첫째 아이에게 흔히 발견되는데,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다른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특성이 있다. 또한 부모가 지나치게 도덕적이거나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고 과잉통제적이다. 또래에게 인기가 없고 수줍음이 많으며, 사회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으로 학교거부증의 위험성이 높고 시험불안이 높다.
범불안장애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끊임없이 걱정을 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그런 걱정이 지나치고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특징이며, 위협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받아들이는 인지적 왜곡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불안이나 걱정과 함께 안절부절 못하거나 긴장이 고조되며 벼랑 끝에 선 느낌, 쉽게 피로함, 집중하기 어렵고 멍한 느낌, 매사에 과민함, 근육의 긴장, 잠들기 어렵고 밤새 뒤척이는 수면불량 상태 등을 동반한다면 적극적인 진찰과 치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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