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있지만 먼 나라 ‘일본’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가장 모르는 일본과 문화교류를 하는 고등학교 동아리가 있다. 목동고등학교 일본문화교류동아리 ‘카케하시’가 바로 그 곳. 국제화, 세계화에 발맞춰 일본의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의 문화도 바로 알리고 지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목동고등학교(교장 이찬희, 이하 목동고) ‘카케하시’ 소속 멤버들을 만나봤다.
일본 문화 이해하기와 한국 문화 바로 알리기
목동고등학교 일본문화교류동아리 ‘카케하시’는 2008년 일본어 과목을 지도하던 곽영숙 교사의 주도하에 태동하게 됐다. “사실 일본에 대해 우리 학생들이 모르거나 오해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일본과 한국 문화를 비교해서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6년 전 동아리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동아리 이름을 ‘카케하시’라 지은 건 ‘카케하시’를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가교’라는 뜻이기 때문. “목동고 ‘카케하시’ 회원들이 한국과 일본을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동아리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게다가 목동고는 일본의 오카야마 이과대학 부속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정기적인 교류활동도 있었기에 일본문화교류동아리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본은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에서는 가장 먼 나라다. 이유야 다 알다시피 일제강점기 때문. 하지만 지금 고등학생들이 사회에서 활동을 하는 미래가 되면 국가 간에 교류는 많아질 테고 특히 일본과 교류가 더 활발해질 수도 있다. 이 때 일본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터. 곽 교사는 “미래에 글로벌 리더로서 자라게 될 우리 학생들이 일본인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났을 때 일본문화에 대한 무지함 때문에 당하는 불이익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 ‘카케하시’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힌다.
현재 ‘카케하시’ 회원들은 1학년 3명, 2학년 10명으로 총 13명의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한 달에 1~2번 1시간 반 정도의 동아리 활동 시간에 일본음식체험, 일본의 전통 놀이인 캔다마 놀이 체험, 유가타 기모노 입어보기, 일본 영화보기 등의 일본문화 바로알기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이 외 원어연극대회, 일본어 스피치대회, 댄스 댄스 경연대회, 한일청소년교류, NHK방송국 견학 등 다양한 대외활동도 진행된다.
일본 문화 체험을 넘어 동아시아 문화 체험으로
동아리 활동 중 괄목할만한 점은 작년 태국정부초청으로 8개 나라 청소년이 모여 ‘일본어 캠프’를 할 때 목동고 ‘카케하시’ 회원들이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된 것과 미얀마, 네팔, 일본 등 5개 나라의 대학생 및 고등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목동고에 초청해 ‘카케하시’ 회원들이 한국문화를 바로 알리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 등이다.
곽 교사는 “지금까지 일본문화 바로알기로 진행되던 동아리 활동을 작년 동아시아 문화체험을 바탕으로 가까이에 있는 아시아지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활동으로 넓혀갈 계획”이라 밝힌다.
이러한 국제 활동을 통해 동아리 회원들은 우리나라의 문화를 먼저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수능 과목에도 포함되지 않는 일본어와 한국문화 바로알기 프로그램을 일반고에서 진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카케하시’ 회원들은 제2외국어 교육은 글로벌·다문화 시대를 이해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수단이 될 수 있고 동아시아 국가 간 이해와 교류 증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단다. 또한 대학과 연계하기 어려운 비교과 활동일지라도 행복한 고등학교 생활을 위해 한번쯤은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고 갈무리한다.
미니인터뷰
곽영숙 지도교사
“한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학생들 간의 민간교류를 통해 한일 양국 간의 좀 더 넓은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2학년 권재인 학생
“제 꿈은 일본 대사관에서 한일관계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는 거예요. 중학교 때까지 일본 문화를 배울 기회가 없었지만 고등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몰랐던 일본문화도 배우고 간접경험을 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2학년 이재희 학생
“일본의 다도를 체험해 봤는데 일본의 차 맛이 정말 달았어요. 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차를 많이 마시는구나 알게 됐고 일본 학생들과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 가며 겨우 대화하면서 원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1학년 이민지 학생
“중학교 시절 목동고 축제 때마다 일본문화 체험 부스가 열리는 걸 봤어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기 때문에 목동고에 입학하면 일본문화교류동아리에 가입해서 애니메니션에서 알게 된 일본문화가 실제 그러한가 확인하고 싶어 적극 참여하게 됐습니다.”
2학년 김선애 학생
“중학교 3학년 때 목동고 홍보지에 일본교류동아리가 있는 것을 보고 여기에 가입하고 싶어 목동고를 선택했습니다. 일본 인기그룹 ''아라시'' 를 좋아했지만 그들이 부르는 가사의 뜻을 몰랐는데 동아리 활동을 하면 제대로 배웠습니다.”
2학년 김지영 학생
“국제교류에 관심이 많았지만 정작 일본은 못 가봤는데 동아리 활동으로 일본문화를 간접체험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일본이 선진국이 된 이유는 여유로운 생각과 배려하는 마음인 거 같아요. 우리나라도 빨리빨리 문화에서 벗어난다면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2학년 조문경 학생
“일본문화교류동아리에 가입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 사이에서 시선이 좋지 않았어요. 왜 하필 일본이냐고 의문스러워 하던 친구들이 일본 전통음식인 오차즈케도 만들고 전통놀이도 하는 걸 보고 ‘카케하시’에 들지 못한 걸 후회할 때 뿌듯했어요.”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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