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모와 중년의 딸이 떠나는 1박2일 무주 여행
계곡 트레킹과 곤돌라 이용한 정상 등반까지, 가을 나들이로 딱!
능선에서 바라본 설천봉.
아주 오래 전부터 엄마와 함께 높은 산 정상에 올라 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나름의 버킷 리스트인 셈이다. 우연한 기회에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보고 ‘아! 여기라면 연로하신 엄마도 쉽게 오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묻어둔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을 햇살 아래 단풍 물든 향적봉과 구천동의 맑은 계곡으로 친정엄마와 함께 단 둘이 1박2일의 짧은 여행을 떠났다.
풀벌레 소리 들으며 황토집에서 잠을 자고
일정은 대전에서 출발해서 덕유대 야영장에서 1박. 다음날 오전은 구천동 트레킹, 오후는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향적봉 등반. 저녁에 대전으로 돌아오면서 유성온천에 들러 온천욕으로 마무리. 전체 일정은 엄마의 체력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고 여유 있게 계획했다.
덕유대 야영장까지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무주 IC로 나가서 19번 국도를 타고 1시간 40분쯤 걸린다. 황토집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짙은 숲 냄새와 더불어 가슴속까지 맑은 공기가 ‘쏴~’하게 밀려든다.
높은 나무들이 울창한 야영장은 평일이라 한산하다. 길을 가로지르는 다람쥐도 심심찮게 눈에 띄고 군데군데 도토리도 발에 밟힌다. 우리가 묵은 황토집은 통나무집과 함께 캐빈하우스에 속한다. 방 하나와 거실이 있는 복층구조로 6명이 정원(최대 10명까지 수용가능)이다. 전체적으로 전기 판넬을 이용해 난방이 잘되고 온수샤워시설을 포함한 화장실도 깨끗하다. 냉장고와 전기렌지를 비롯한 주방집기류도 준비되어있다.
덕유대 황토집
옛길 따라 구천동 계곡 트레킹
다음날 아침 계곡 트레킹에 나섰다. 구천동 계곡을 따라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계곡길(5.5Km, 왕복 3시간)은 경사가 완만하고 넓이 2~3미터의 자전거 도로를 겸한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있어 노약자와 어린이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쉬운 코스다.
탐방로 옆으로 계곡을 따라 난 옛길은 흙길과 바위를 지나고 쇠로 만든 다리들도 지나게 되어있어 아기자기한 재미와 나름의 운치가 있다. 옛길을 따라 걸으며 마주치는 붉게 물든 단풍과 넓은 바위를 휘감아 도는 맑은 계곡물이 만들어 내는 경치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월하탄, 비파담, 다연대 등 구천동 32경을 하나씩 짚어보는 탐방길은 가을 산과 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구천동계곡.
곤돌라로 훌쩍 오른 설천봉에서 20분만 걸으면 향적봉
구천동 상가에서 점심을 먹고 곤돌라를 타기위해 무주리조트로 향했다. 곤돌라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신기하고 아찔하다. 설천봉에 도착해 향적봉에 이르는 관목 숲 사이로 난 능선길을 걷다보면 울긋불긋 물든 단풍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고사목과 함께 주위의 시원한 조망으로 각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날씨가 아주 맑은 날에는 향적봉 정상에서 적상산과 마이산을 넘어 가야산, 지리산, 계룡산과 무등산까지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대전으로 돌아오는 사이 날이 어두워졌다. 유성온천에 들러 짧은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향적봉 대피소.
무주 여행 Tip
**덕유대 야영장
삼공리 탐방지원센터에서 구천동계곡으로 가는 길의 오른쪽에 있다. 일반 야영장과 자동차야영장, 그리고 풀 옵션의 캐빈하우스(통나무형, 황토형), 카라반, 폴딩 트레일러, 산막텐트를 갖춘 큰 규모의 야영장이다. 예약일 기준 두 달까지 예약할 수 있으며 풀 옵션의 경우 주말예약은 서둘러야 한다.
문의 063-323-3733, 예약 www.gogocamp.net
**덕유산 등반
산행이 가능하다면 구천동~백련사(5.5km 1시간 30분)~향적봉(2.5km 1시간 10분)~설천봉(600m 20분) 코스로 올라 곤돌라로 하산 하거나 그 반대의 코스도 가능하다.
문의 덕유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3-322-3174
**무주리조트와 구천동 사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하루 11회 운행하며 편도 15분이 걸린다.
문의 덕유산무주리조트 063-320-7113
**관광곤돌라는 요일과 계절에 따라 운행시작과 마지막 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왕복기준 어른 1만3000원, 어린이 9000원.
문의 063-320-7381
**먹거리
민물생선을 갈아 넣고 끓인 어죽으로 유명한 식당이 무주읍내에 몇 군데 있다. 구천동 입구 상가단지에도 식당들이 모여 있다.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