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동물의 왕국’과 같은 TV 프로그램을 즐겨봤던 기억이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 호랑이나 사자와 같은 맹수들에게 쫒기는 얼룩말이나 영양을 볼 때 같이 숨이 빨라지고 가슴이 뛰던 생각이 난다. 지금 우리가 사는 문명화된 도시도 겉으로 봐선 인간적이고 세련되어 보이지만, 가진 것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몸부림이 약육강식의 밀림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렇든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을 가진 이상, 먹고 사는 문제에 가장 신경이 집중되고 예민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잡아 먹여야 하는 약한 동물들은 항상 맹수들에게 쫒기거나 잡아먹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런 경계심이나 불안감이 없다면 그 동물은 자신을 잡아먹기 위해 쫒아오는 맹수를 피하지 않을 것이고 배고픔의 희생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불안이나 공포는 자신에게 위협적인 상황을 알게 하고 피할 수 있게 하여 생존을 돕는 기전인 것이다.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도 결국 이런 불안과 공포의 산물이다. 의학적인 정의를 내려 본다면,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마음속에 어떠한 생강이나 장면 혹은 충동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이로 인해 불안을 느끼는 ‘강박사고’와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일정한 행동을 하는 ‘강박행동’을 하는 질환이다. 사실 가벼운 습관도 일종의 가벼운 강박 증상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다만 병적인 경우는 그 증상들로 인하여 본인 스스로도 괴롭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 형성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학습이나 업무 능력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면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할 강박장애가 되는 것이다.
강박증의 발생 원리를 보면 여러 가지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에 이성과 감정을 조율하여 적합한 선택을 하는 ‘전대상피질’이 과도한 정보로 인해 선택을 하지 못하면 강박증이 발생한다. 즉 이성과 감정 어느 것도 우세하지 못해 결정을 못하고 충돌을 일으켜 반복된 생각과 행동이 나타난다.
강박증 자체는 뇌기능의 전반적인 저하나 장애보다는 뇌기능의 균형과 조화가 적절치 않은 상태이다. 적절한 치료로 20~30% 정도는 현저하게 호전반응을 보이며, 40~50%는 부분 호전을 보인다. 즉 60~80%는 적극적인 치료로 처음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성인에 비해서 소아의 강박은 치료 반응이 훨씬 더 잘 나오기 때문에 조기 발견하여 빨리 치료할수록 유리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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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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