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_ 백암고등학교 이성숙 상담교사

지역내일 2015-02-22


학창시절,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축복이자 행운입니다. 때로는 의도와는 다르게 오히려 쓴 소리를 들을 때도 있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쏟아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 코너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더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전해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학교 내 전문 상담교실 ‘위 클래스’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어요”


백암고등학교(교장 한중호) 이성숙 상담교사가 ‘제4회 위(Wee) 희망 대상(大賞)’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전국 규모로 개최된 시상식에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유일하게 지도교사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이성숙 교사를 만났다.


제4회 위(Wee) 희망 대상 지도교사부문 최우수상 수상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제4회 Wee 희망대상(大賞) 시상식’은 작년 12월 한국교원대 학생소극장에서 열렸다. 이번 시상식은 위 클래스의 우수 사례를 발굴 공유하고, 위 클래스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위 클래스(Wee Class)란 위(We, 우리)에 에듀케이션(education, 교육)과 이모션(emotion, 감성)을 합쳐서 만든 것으로 학교 내 전문 상담교실을 말한다. 누구든지 고민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감성소통공간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학생들의 쉼터다. 

  이성숙 상담교사는 백암고에서 올해 9년차 상담교사로 일하고 있다.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교과를 가르치던 이 교사가 상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담임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반 학생들과 상담을 한 후 학생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상담교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상담심리를 이수하고 지난 2007년 백암고에 전문상담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돌이켜보면 상담에 대한 관심은 대학시절부터 있었던 거 같아요. 상담학이 전공필수가 아님에도 선택해서 다 들었거든요.”

  상담교사 8년차를 마무리하면서 이 교사는 서울시교육청 대표로 Wee 희망대상 지도교사부문에서 최우수상과 교육감상을 받아 2관왕이 됐다. 2년 전에는 정서행동검사 성공사례로 교육감상을 받기도 했다. “백암고는 위 클래스가 활성화 돼 있어요. 상담 프로그램도 정착됐고 학생들의 변화에 대한 사례도 많아요. 특히 선생님들의 관심과 지지, 학교의 지원,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 이 상을 받게 된 거 같습니다.”


학교 상담의 장점, 매일 오가며 학생들 관찰
백암고 위 클래스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시작된다. 지능, 적성, 진로, 학습, 성격, 흥미 등 학생들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알아보기 위한 측정도구인 ‘표준화검사’를 한 다음 위 클래스에서 이성숙 교사에서 연수를 받은 담임교사들이 상담을 시작한다. 결과에 따라 심층상담이 필요한 경우는 따로 이 교사가 맡는다. “상담 리스트에 의외의 이름들이 많이 나와요. 모범생이고 성적도 좋은데 가출 충동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내면의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거죠. 아이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2~3주까지는 심층상담 진행을 위한 준비기간이다. 학생들을 상담실로 불러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심층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다. “학교 상담의 장점은 매일 오가며 학생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거예요.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자신이 관찰 당한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게 상담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거죠.”
‘웃는 모습이 예쁘다’ ‘상담실에 오면 차도 마실 수 있어’ 라며 상담실은 문제아가 아니라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으로 학생들이 인식하게 만든 다음 가벼운 마음으로 상담실을 방문하면 본격으로 상담을 시작한다. “1년 내내 저를 탐색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겉도는 이야기만 하더라도 그냥 들어줍니다. 탐색기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자신의 깊은 상처를 이야기합니다.”

 이 교사는 상담 내용을 모두 자료로 남긴다. 상담을 했던 학생이 다시 상담을 요청할 경우 지난번 상담 자료를 세밀하게 검토한 후 상담에 응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지난번에 했던 이야기를 기억해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면 ‘선생님 그걸 다 기억해요’라며 놀라기도 합니다. 신뢰 형성과 공감 생성이 바로 되는 거죠.” 그래서인지 백암고 위 클래스에는 항상 많은 아이들로 북적거린다.


자기주도학습, 리더십 캠프도 위 클래스에서

이성숙 교사가 운영하는 위 클래스는 다른 학교와는 달리 성격유형검사, 진로탐색, 또래 상담 프로그램 외에 자기주도학습 캠프, 리더십 캠프, 미술치료, 학교 적응 충전 프로그램(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등도 진행했다.
“진로 진학에 대한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자기주도학습과 시간 관리에 관한 문의를 많이 해요. 그래서 자기주도학습 캠프와 리더십 캠프를 운영했죠. 8주간 진행된 ‘미술로 나를 찾는 심리여행’ 은 다양한 미술활동으로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정서적 안정감을 찾기 위해 운영된 프로그램입니다. 이처럼 위 클래스에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먼저 파악해 운영하는 거죠.”

 이 교사는 학생들 외 부모교육도 진행했다. 이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다 보니 벅찰 때가 많다. “사실 위 클래스에서 운영하지 않아도 되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일을 만들어서 벌인 셈이죠. 하지만 아이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때로는 힘에 부쳐도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에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답니다.”
상담을 해보니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성적 때문에 꿈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이 교사는 “학생들이 ‘성적’이 안 되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꿈을 바꾸거나 꿈이 없어지는 거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비록 엄마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꿈이더라도 자녀가 꿈을 밝히면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주세요. 가장 좋은 꿈은 아이가 행복해 하는 일을 찾는 것이랍니다.”
ㅣ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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