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방송국 만들어 매일매일 일어나는 소식 전하고 싶어요”
우리 지역의 문화, 축제, 봉사현장 등 생생한 소식은 물론 이웃의 소소한 일상이나 따뜻한 이야기를 엮어 영상으로 담아내는 이들이 있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누비며 강서구의 숨은 소식을 찾아 전해주는 ‘채널 강서발전소’의 회원들을 소개한다.
발로 뛰며 전하는 소식
지난달 28일 오후 3시 강서구 강서구민회관 내 영상미디어센터 2층. ‘채널 강서발전소’ 소속 회원들이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 주제는 ‘다큐멘터리’에 관한 것으로 기자 활동을 한지 4년차가 되는 해인만큼 좀 더 전문화된 영상을 만들고자 기획회의를 계획하게 됐다.
채널 강서발전소’는 강서구 대표 마을미디어로 동네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영상으로 찍고 카메라 앞에 서서 리포팅을 하고 편집까지 해서 뉴스로 만들어내는 미디어 커뮤니티 공동체다. 회원들 대부분은 지난 2012년 5월 창단된 강서구민 영상기자단 소속으로 마을을 구석구석을 누비며 마을 소식을 발로 뛰어 전하고자 ‘채널 강서발전소’를 결성하게 됐다.
강서구민 영상기자단은 각 동에서 1명씩 추천을 받아 선출된 21명의 기자들이 촬영 및 편집 기법 등 교육을 받고 영상뉴스를 만들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미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인력풀이 갖춰진데다 강서영상미디어센터에서 뉴스 촬영 및 편집 녹음에 필요한 컴퓨터 5대와 카메라 6~7대 등 각종 기자재를 대여해 사용할 수 있어 회원들은 커뮤니티를 만들기가 훨씬 수월했다. 또 강서구청 공보전산과 영상정보팀에서 프로그램 교육, 장비 대여는 물론 아낌없는 지원과 지지도 받고 있다.
하지만 강서구민 영상기자단은 취재 영상물을 제출할 때 일정한 수당을 받는 반면 마을공동체인 ‘채널 강서발전소’ 회원들은 아무런 보상이 없자 하나 둘씩 빠져나가고 현재는 30대부터 85세 할아버지까지 12명의 회원들이 매달 정기모임을 가지며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5~6명 정도는 매일 일어나는 소식을 놓치지 않고 전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 가정의 역사를 기록해 주는 뿌듯한 일
이들은 강서구청 소식은 물론 동네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축제와 행사도 취재해 기자단 카페를 만들어 올리고 있다. 채널 강서발전소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용선 대표는 “우리네 이웃들이 전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와 재치와 끼가 넘치는 화제의 인물, 인정미 넘치는 시장 사람들 등 따뜻한 소식을 전하려 한다”고 밝힌다.
회원들은 이제까지 취재한 것 중 화곡2동 8남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우리 동네에서 8번째 아이를 출산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 산부인과에 요청해 무료로 출산할 수 있도록 섭외하고 거기에 촬영까지 약속받았다. 그리고 8남매가 크는 것을 다큐로 15분짜리 영상을 만들었다. 이후 그 집의 도배와 집수리 봉사현장 취재로 인연이 이어지자 최현자 회원은 “우리가 만드는 영상이 뉴스를 넘어 한 가정의 역사를 기록해 주는 일이 됐다. 아이들이 크는 것을 같이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며 뿌듯해했다.
손뜨개 재능기부 영상은 여름부터 겨울까지 매주 손뜨개로 만든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촬영하고 기부하는 현장까지 취재해 장장 6개월에 걸친 작품이었다. 방송은 그저 30초짜리 뉴스로 끝났지만 송원석 회원은 “6개월의 기간 동안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는 회원들의 열정을 담을 수 있어서 의미있는 영상이었다”고 밝힌다. 이 외에도 올해 1월부터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안심귀가마을버스서비스’를 취재하기 위해 저녁 늦게 귀가하는 이들을 밀착 동행 취재하며 영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최종 목표, 마을방송국 설립하기
해마다 전국의 영상 동아리들이 한자리에 모여 ‘영상문화제’를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개최한다. ‘채널 강서발전소’ 회원들은 ‘지역사회가 네쌍둥이를 같이 키워요’ 와 ‘중독전문상담센터인 Wee센터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중독’에 관한 내용으로 출전했다. 대형 스크린에서 자신들이 만든 영상을 보면서 회원들은 오디오의 중요성과 영상에서 주제 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됐다. 그래서 올해는 좀 더 심층적인 내용의 영상을 만들고자 서울시 마을미디어 지원 사업으로 받게 되는 사업비를 ‘다큐멘터리’ 교육에 투자할 예정이다.
뉴스는 그날 취재해 그날 방송해야 시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채널 강서발전소’ 회원들의 최종 목표는 마을방송국을 만드는 것이다. 이미 ‘강서FM’을 만들기 위한 예산을 마을공동체 지원금으로 강서구에 신청을 해둔 상태다. 사업비가 통과되면 우장산과 봉제산에 스피커를 달아 놓고 매일 라디오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서채널발전소에서는 지역 소식을 전할 회원을 모집한다. 박용선 대표가 직접 1:1로 기사 작성, 촬영, 편집에 이르기까지 영상뉴스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교육을 한다. 뉴스에 관심 있고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환영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미니 인터뷰
박용선 대표
“채널 강서발전소는 마을과 사람들의 인정 넘치는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많은 주민이 공감하고 서로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사람 냄새나는 뉴스를
만들고 싶어요. 여기서 함께 따뜻한 뉴스를 만들고 싶으신 분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최현자 회원
“발산동 대표로 강서구민기자단 1기로 활동하다 강서채널발전소 회원이 됐습니다. 처음에 취재 간다고 협조요청을 하면 싫다고 손사래를 치던 취재원들이 뉴스가 나가고 난 이후 행사 때마다 먼저 취재요청을 할 때 보람됩니다.”
송원석 회원
“인터뷰를 할 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무릎을 꿇고 마이크를 갖다 대는 회원들의 열정에 감동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웃들의 소식을 전하면서 지역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지만 직업을 가지고 있어 전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영호 회원
“회원들 대부분이 기자 활동을 한지 4년차가 되는 만큼 올해는 좀 더 심층적인 영상을 만들고자 다큐멘터리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올해도 채널 강서발전소가 만드는 영상 뉴스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허길수 회원
“채널 강서발전소 회원들 대부분이 강서구민 영상기자단 소속이지만 저는 기자단 소속은 아닙니다. 채널 강서발전소에서 준비한 프로그램대로 영상 교육을 받고 뉴스를 만들면서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영상으로 만들어 추억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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