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경매와 입찰방해

지역내일 2015-02-13


전에는 경매 절차에 참여하여 부동산을 경락받은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망한 사람들의 집을 경매로 취득한 후 그 집에 들어가 살더라도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는 것 때문이었다. 남이 망하는 것을 기뻐할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지만 막상 사업이 망하여 가족들이 거리로 나안게 되는 경우에는 불쌍하게 생각하고 도와주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경매로 재산을 날린 사람들이 얼마 후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채권자들은 빚잔치로 채권회수를 제대로 못하여 눈물을 흘리고 돌아섰는데 경매로 넘어간 건물에는 전 소유자가 다른 사람을 내세워 다시 들어가기도 한다. 새로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으로부터 합법적인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도 없이 월세로 납부하는 임차인이라고 주장하면 채권자들은 미워도 아무런 법적 대응을 할 수 없다.


법인이 부도가 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거나 친인척 이름으로 경매 절차에 참여하여 낙찰 받을 수 있다. 채무자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지만 채무자 본인의 가족들이나 새로운 법인은 얼마든지 입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법인이나 가족들 명의로 낙찰 받을 때 낙찰가를 낮게 유도하기 위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는 등 권리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공사계약서를 소급하여 작성하고, 유치권 행사를 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입찰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유치권자와 분쟁이 생기면 최소 1년 이상 분쟁에 휘말리기 때문에 허위의 유치권이라는 심증이 가더라도 골치 아픈 분쟁이 두려워 입찰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 유찰 횟수가 늘어나고 가격이 최초 감정가액의 절반 이하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실제 공사를 하고 건물을 점유하는 유치권자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매에 참여하려면 건물의 실제 공사내역, 유치권자들의 점유를 시작한 시기, 점유자의 인적 관계 등을 확실하게 조사해야 한다. 허위의 유치권 신고를 하여 입찰가액을 낮추려는 시도는 입찰방해죄에 해당되고 나중에 형사적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이재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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