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샘 보인고 전재훈 교사

교문에선 ‘싫어도’ 교실에선 ‘기다려지는’ 선생님!

지역내일 2015-02-12

“역사라는 과목은 호불호(好不好)가 확실한 과목입니다. 역사를 좋아해 수업에 흠뻑 빠지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전혀 관심이 없거나 싫어하는 학생들도 있죠. 좋아하는 학생들에게는 더 심도 있는 시간이, 또 역사를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수업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학생들이 사극을 보거나 문화재를 감상할 때 역사교사인 저를 문뜩문뜩 떠올린다면 그만한 보람도 없겠죠.”

스타샘


재미있는 수업 진행하는 ‘역사쌤’
초등학생 시절 어머니가 선물해준 세계사 만화. 어린 전재훈은 세계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어렸을 적부터 역사에 큰 재미를 느낀 그였기에 막연한 재미에 흥미까지 더해져 그의 진로에까지 이어졌다.
 역사와 관련된 공부를 하며 가르치는 것에도 관심이 생긴 그는 교육에도 집중, 9년째 역사교사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보인고에서 6년차인 전 교사는 역사 과목처럼 그 자신 또한 호불호가 갈리는 선생님이다. ‘호(好)’로서의 전 교사는 ‘재미있는 역사 선생님’, 그리고 ‘불호(不好)’로서의 전 교사는 ‘엄격한 생활지도선생님’인 것.
 그의 수업 시간은 다양한 책과 이야기들이 수업의 중심이 된다.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역사적인 사건을 이야기 식으로 풀어서 수업하는 역사적 내러티브 방식을 선호하는 전 교사. 그는 재미있는 사례들과 인물들을 소개하다보면 더욱 재미있게 역사에 빠져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 교사는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겐 수업을 통해 역사적 사실 뿐 아니라 그 사실의 인과관계를 심도 있게 알려주고, 역사를 싫어하는 학생들에겐 역사를 재미있는 과목으로 느끼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 다양한 시청각자료를 이용하고, 또 학생들의 언어를 사용해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신문이나 책 등 다양한 자료를 수업에 인용하고, 역사적인 상황을 실제로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상황극에 참여하게 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삼국 전쟁을 학생들 사이 인기 있는 게임에 비유해 설명한다든가 신분 제도를  설명하면서 “우리 반 ??이가 노비인데 양반인 김태희랑 결혼하면 그 자식의 신분은?”식으로 재미있으면서도 확실한 기억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그는 역사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 등은 과거 시점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에도 꾸준히 반복되는 인간 사회의 순환이기에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고, 또 여러 역사적 사실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것”이라고 했다.
 역사 과목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구체적인 도움말을 듣기 위해 그를 찾아오곤 한다. 역사 자체에 관심이 있어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 그는 적극적인 진로상담을 진행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역사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겐 빠트리지 않고 건네는 질문이 하나 있다. “역사가 좋아서 역사선생님을 하려는 건지, 아니면 가르치는 게 좋아서 역사선생님을 하려는 건지?”이다. 그는 “역사를 좋아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교문 앞 지키는 ‘호랑이쌤’
그는 연예인으로 치면 ‘팬’과 ‘안티’가 공존하는 교사다. 역사 교사로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면 그 점수를 생활지도부 교사로 다 잃어버렸다고 할까.
 그는 “학교 전체의 질서를 위해 총대를 메는 것일 뿐인데도 학생들의 시선이 따가울 때가 많다”며 “학생들의 생활지도부 교사로서의 본심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포공항 부근에 살고 있는 전 교사는 생활지도부 교사를 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7시까지 출근해야만 했다.
 그는 “생활지도부 교사로 학생들을 만나며 학생들에게 모두 저마다의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두 딸을 키우며 점점 학생들에게 제자가 아닌 아버지의 마음이 되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역사관련 논문, 자기주도학습에까지 연결
올해는 ‘생활지도’라는 짐을 내려놓고 담임교사로 돌아간 전 교사. 그는 역사교사로서 꾸준히 학생들에게 역사관련 활동을 강조해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리 역사 바로 알기 대회’에 꾸준히 도전하고 있는 것. 매년 준비하고, 또 매년 본선에 진출한 결과 지난해엔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까지 안게 됐다.
 또, 그는 학생들의 논문 쓰기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논문을 써 본다는 것은 학업의 심화라는 점에서도 큰 도움이 되지만 결국은 스스로 계획하고, 탐구하고, 또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자기주도학습에까지 연결됩니다. 또, 주제가 역사 관련일지라도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다른 과목에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발전에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전 교사가 강조하는 논문쓰기의 중요성이다.


수능 국사, 부담 가지지 않아도 될 것 
3월 입학하는 신입생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많은 학생들이 자사고에 입학만 하면 다 잘 될 것처럼 생각하는데 결과가 좋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무엇을 공부하고 싶고 또 어떤 것을 원하는 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며 “다양하고 우수한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되어 있는 만큼 1학년 때엔 다양한 탐구활동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2학년 때부터는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구체적인 방향을 잡고 심도 있게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2가 수능을 치르는 2017학년도 수능부터는 한국사가 필수로 지정됐다.
많은 걱정과 부담을 안고 있는 학생들에게 전 교사는 “교과서의 지식을 잘 인지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은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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