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 없는 원 테이블 레스토랑 ‘파머스러브레인’

농작의 즐거움, 건강한 식재료의 가치 알 수 있어

지역내일 2015-02-06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 ‘삼시세끼’라는 프로가 있다. 직접 밭과 바다에서 얻어낸 식재료로 삼시세끼를 만들어 먹는 내용이 주인데, 그 프로를 시청하다보면 ‘아 나도 저렇게 해 먹어보고 싶다’라는 간절함이 절로 생긴다. 그 안에는 여러 웃음 코드가 있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더 강하게 움직이는 것은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일 수도, 아니면 모노톤의 일상이 지루해서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삼시세끼’라는 프로처럼, 농약을 쳐 번드르르한 야채들보다 좀 못났어도 자연에 솔직한 녀석들이 좋아지는 요즘 사람들의 웰빙 라이프와 함께하는 특별한 곳이 있어 소개한다. 

파머스


제철 식재료가 풍성한 테이블, 이야기 가득해
파머스러브레인의 시작은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부터라고 한다. 어릴 땐 마당에서 야채를 따와 그대로 식탁에 올리는 것이 생활이었는데, 그것이 힘들어진 요즘 다시 그런 생활을 누려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농기구들을 만들게 되었다. 파밍(Farming)을 하는 이들에게 참 유용한 기구들로 기존의 농기구와는 차별이 된다. 화려한 컬러감과 세련된 디자인은 함부로 흙에 두기 아까울 정도. “농사를 짓는 기쁨을 나눌 수 있기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실제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오면 ‘이런 것까지 어떻게 만들었나’ 할 정도로 농부들의 마음을 잘 읽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파머스러브레인의 다음 행보는 팜 테이블(Farm Table)이었다. 농장에서 농기구를 사용하여 경작한 야채, 과일을 이용한 상차림이 메인 콘셉트, 판교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이 커다란 주제 안에서 매우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다.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커다란 고목 테이블, 오픈되어 있는 주방이 전부지만 이곳은 특별하다.
일단 원 테이블 레스토랑이라는 점. 예약제로 운영되며 최대 10인까지 수용할 수 있다. 그래서 특별한 날 특별한 모임에 더 없이 어울린다. 게다가 그날 모임의 분위기에 맞게 인테리어까지 변화를 주어 오붓하고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메뉴판이 없다. 그날의 메뉴는 손님과 직접 구상한다. 그래서 그 모임의 성격과 분위기에 어울리게 구성이 된다. 이곳을 맡고 있는 정우리 브랜드 매니저가 직접 요리하는데 한식, 일식, 양식을 넘나드는데다가 베이킹까지 가능해 웬만하면 원하는 음식을 다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용인농장에서 직접 기른 제철 식재료가 풍성히 들어가는 것은 기본이다. 요즘은 겨울이라 가을에 거둬들여 저장해놓은 농작물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얼마 전에 제공했던 양파와 마늘, 감자를 이용한 브런치도 인기가 있었다.
모든 수확물은 용인에 위치한 농장에서 가져온다. 현재는 딸기모종을 옮겨심기 위해 짚으로 덮어놨고, 양파모종을 위해 파종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그 흔한 비닐하우스도 안 짓고 계절에 순응하는 농장을 가꾸는 모습에서 파머스러브레인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농사를 지으면 계절감을 가장 잘 느끼죠. 자연의 흐름, 계절의 흐름에 따라 테이블 위의 음식과 색감이 바뀌게 된답니다.” 정 매니저는 어서 봄여름이 빨리 오길 바란다. 벌써부터 수확물로 무엇을 만들까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부풀어 오른단다.
이렇게 차려진 식탁에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요리가 이야기 거리가 되고, 밥만 먹고 끝나는 모임이 아닌 진정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농사의 과정부터 들을 수 있는 쿠킹 클래스도 특별해
다목적 공간으로도 사용되는 이 레스토랑에서는 쿠킹 클레스도 열린다. 시연중심이 아닌 실습위주의 음식들이다. 이 또한 인원 시간 등에 규정이 없어 예약만 하면 자유롭게 2~3가지 음식을 배울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와서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는데, 농사의 과정부터 이야기해주고 스스로 다듬고, 음식을 만들게 했더니 아이들의 반응이 무척 뜨거웠던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한다. 2월에는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만들기 특강도 열리고 있다. 정 매니저는 앞으로 ‘내가 만든 양념만으로 가득한 부엌 만들기’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다. 고추장, 케첩, 소스, 각종 시즈닝 등 내가 키운 농작물로 직접 만들어 보는 양념들 말이다.
가끔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몰라 들어오기를 망설이는 손님들도 있다. 이에 정 매니저는 “차라도 한 잔 하면서 농사에 관한 이야기, 요리 이야기, 식재료 이야기 등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앞으로의 파머스러브레인이 또 어떤 새로운 길을 걷게 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


문의 070-4155-8746
주소 판교동 619-3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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