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 FM데이트’를 만드는 사람들

우리 지역 DJ와 정 나누고 삶의 향기 나눠

지역내일 2015-02-06

삶이 바빠지면서 ‘이웃사촌’은 예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또래 자녀를 가진 경우는 예외지만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인사를 나누지 않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방식은 편해졌지만 이웃 간 정이 그리워지는 요즘, ‘마을 방송’을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마을 사람들을 위한 마을 방송’, ‘청솔 FM데이트’를 만드는 사람들. 오늘도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위해 금곡동 청솔종합사회복지관 방송실 앞에 앉은 그들을 만나보았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청솔


끼 넘치는 DJ들의 삼색 방송, 마을 소식과 음악 전해
청솔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위치한 방송실의 문을 열자 소박한 멋이 풍기는 DJ들이 미소로 맞아주었다. 조촐한(?) 인원에 놀란 것도 잠시, 이야기를 나눌수록 감추어둔 열정과 끼가 은근히 배어 나오는 DJ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박완국(68세. 수내동) 씨는 ‘하솔’이라는 닉네임으로 금요일 음악방송을 담당하고 있다. “음악을 좋아했던 저는 군대 가기 전, 다방에서 DJ를 한 경험이 있어요. 재미있는 경험이었지만 살아오면서 그 꿈들을 잊고 살았답니다.” 박 씨는 정년퇴임 후 우연한 기회에 놓았던 꿈을 다시 찾았다. ‘행복한 삶을 찾아서’라는 콘셉트에 맞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화요일 오전은 남궁민영(38세, 금곡동) 씨와 정미영(36세, 금곡동) 씨가 알찬 생활정보와 음악으로 찾아온다. 2015년 새해에 바뀐 지역 정보들과 어르신들의 건강 정보들을 매주 전하는 두 DJ의 방송은 지역 맞춤형 방송이다.
‘레이나’라는 닉네임으로 ‘노래로 배우는 한 소절 영어’를 진행하는 김나라(34세, 구미동) 씨는 화요일 오후를 책임진다. 10대가 좋아하는 팝, 테마에 맞춘 팝으로 묶어 진행되는 이 시간은 듣는 이들의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아직은 첫걸음인 마을방송, 어려움 이겨나가는 재미 가득
‘청솔 FM데이트’는 2013년 성남문화재단 마을 미디어 공모에 선정돼 교육과 지원을 받아 2014년 7월부터 정규방송을 시작하였다. 청솔종합사회복지관 이우창 팀장은 주파수 방송이 불가능해 복지관 내 스피커만으로 퍼지는 방송의 아쉬움을 전하며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다시 듣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청솔종합사회복지관이 위치한 6단지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신다. 처음 경로식당에 방송이 울려 퍼지자 어르신들의 불평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식사 후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카페테라스’를 만들고 공개방송을 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금은 방송을 즐기는 어르신들도 생겼다. 올해는 오픈 스튜디오를 통한 적극적인 열린 방송과 복지관 앞 놀이터에 스피커를 설치하여 더 많은 분들이 쉽게 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동네방송이라고 특정 연령층에 방송을 맞추는 것은 의미 없어요. 주민 한 분, 한 분들에게 재미있는 방송이 되도록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저희 FM데이트 방송입니다.”


오늘은 나도 우리 마을 DJ
열악한 방송 환경은 DJ들에게 만능 엔터테이너이기를 요구한다. 특히, 직접 써야하는 원고는 도전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곤 한다. 남궁민영 씨는 “교육을 받는 동안에는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러나 이 팀장님의 도움도 있고 직접 방송을 해보면 자신감과 함께 여유가 생긴 답니다”라며 이론의 어려움으로 인해 도전을 멈추지 말기를 당부했다.
“원래 DJ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분이 얼마나 있을까요? 단순하게 자신이 잘하는 한 가지를 마을 분들과 나누자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요리, 영어 등 무궁무진한 주제 중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방송을 하다보면 나누는 기쁨과 함께 자신의 발전되는 모습도 찾을 수 있답니다”라는 김나라 씨. 그녀는 주부들도 여유시간을 활용하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서로 위로받고 위로해 주는 진한 감동이 있는 방송을 하고 싶어요”라는 박완국 씨에게서는 젊은이들한테도 찾기 힘든 열정이 느껴진다.
DJ 공모에 관심을 가지고 있더라도 부수적인 일들로 인해 꿈을 접는 분들이 아쉽다는 이 팀장. 그는 좀 더 다양한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이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람 사는 이야기로 가득한 따뜻한 방송을 만드는 재미와 사명감. 2015년 ‘청솔 FM데이트’를 도전하는 DJ들의 목소리가 기운찬 이유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