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가 지역에 숨어있는 책 읽기 좋은 장소 5곳을 발굴해, ‘송파형 북카페’로 공식 인증했다. 선정된 장소는 차 한 잔과 함께 책 한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들.
향 깊은 커피도 마시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볼 수 있는 곳. 브라운칩과 커피소설을 다녀왔다.
‘진하고 쓰지 않는 커피’ 즐기며 책도 읽어요!
문정동 브라운칩
문정동 문정중교사거리 부근에 위치한 브라운칩. 입구에 들어서니 진한 커피 향이 온몸을 맞는다. 빵 굽는 냄새까지 더해져 마음은 이미 콩닥콩닥. 카페 오른쪽으로는 커피숍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왼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책들은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곳에 비치된 도서는 500여권이 넘는다. 처음 이곳 대표의 집에서 가져온 책들을 바탕으로 꾸준히 구입하고 있는 책들이 더해져 매년 책장을 차지하는 책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곳엔 두 부류의 단골고객이 있다. 맛있는 커피를 만끽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커피마니아가 그 한 부류고, 나머진 맘껏 자신이 좋아하는 책에 빠져들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곳에서 책들보다 더 눈에 띄는 건 두 대의 로스팅 기계다. 이곳 대표 김동교씨는 “최고의 커피 맛을 선사하기 위해 다품종 소량 로스팅을 하고 있다”며 “‘진하고 쓰지 않는 커피’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하루에 1~2회 로스팅은 기본, 여기에 나라별 커피를 종류별로 7~8회 소량 로스팅하고 있다. 생두 50여 가지를 순환로스팅하고 있다는 이곳. 그래서인지 커피의 맛이 정말 뛰어나다. 가격도 3000원으로 착한데, 여기다 샷추가 비용을 따로 받지 않고, 리필 또한 무한으로 해준다고. 갓 볶은 원두를 구입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천연버터와 생크림만을 사용해 직접 구워내는 빵과 과자도 찾는 이가 많다. 마아가린 또한 전혀 사용하지 않아 트랜스지방 제로를 추구하고 있다. 또, 티라미슈와 무스케이크엔 젤라틴이 들어가지 않고, 잼과 크림치즈에도 합성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6년 전 처음 오픈할 때 소비자로서의 아쉬운 부분을 모두 해소하는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는 김 대표. 커피가격을 올리지 않고 또 맛있는 커피를 맘껏 즐기게 하는 이유다.
또 그는 “가족들과 함께 마시고 먹는 커피와 빵을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 건강하면서 맛있는 빵과 커피를 손님들과 꾸준히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이곳의 책들은 그 장르도 매우 다양하다. 소설과 수필을 기본, 여행전문서적, 다양한 잡지, 그리고 만화책들이 책꽂이와 책상 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희정(39·문정동)씨는 “가끔 커피 마시며 책 읽고 싶을 때 이곳을 찾는다”며 “사장님이나 직원들이 정말 친절하고, 이곳의 커피맛이 일단 끝내준다”고 했다. 또 그는 “집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지만 이곳에서 책을 읽으면 뭔가 나만의 힐링을 하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오픈 시간은 아침 8시, 일요일은 휴무다.
위치 송파구 문정동 128-8 1층
전화 02-409-7588
나만의 ‘소설 쓰는 작업실’
송파동 Coffee 소설
석촌호수(동호) 건너편 주택가에 위치한 Coffee 소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소설가’ 필이 물씬 느껴지는 이곳 대표가 손님을 맞는다. 커피를 주문받고 커피를 만들고는 있지만, 뭔가 어색한 느낌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책들 이야기로 주제가 넘어가자 그 말투가 180도 달라진다.
“소위 장르소설이라 일컫는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거의 500권이 넘을 걸요.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하고 눈살을 찌푸리다가도 책을 내려놓는 마지막 순간엔 주인공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책들입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책들은 이곳 대표 김두흠씨가 모두 읽어본 책들. 그래서 가끔 “책을 추천해 달라”는 방문객들의 요구에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여 이야기꽃을 피우곤 한다.
하지만, 어떨 땐 이런 대화조차도 김 대표에겐 성가실 때가 있다. 바로 소설 쓰기에 푹 빠질 때다. 이곳을 ‘소설 쓰는 작업실’이라 표현하는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글의 써내려가는 작가다. 한국환상문학단편선에 자신의 작품을 실었고, 한국 SF단편선인 ‘아빠의 우주여행’을 공동집필했다. 이미 두 권의 책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그는 자신의 꿈을 ‘소설가’라고 밝힌다.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한때 출판사에서 근무한 그가 커피숍을 연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그는 “원하는 글을 쓰고 싶어서”라고 했다. 커피 판매로 생활을 해결하면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역시 자신들만의 공간으로 이곳을 활용하기를 그는 바라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역시 개성 넘치는 사람들이 많다.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이야기꽃을 피우는 주부들을 비롯 그림 그리는 사람, 그리고 강의를 하는 사람 등이 모여 함께 자신들만의 색을 찾아가고 있다.
“좋은 책으로 선정된 책들도 읽어야겠지만 ‘재미있는 책’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의 속마음을 찾아가는 과정, 그런 게 제게는 또 다른 큰 책 읽는 기쁨입니다.” ‘생각이 자유로운 사람들이 모여 맛있는 커피를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김 대표가 말하는 책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다.
전수희(43·송파동)씨는 “영화 ‘화차’를 보고 미야베 미유키나 히가시노 게이고 등 일본 작가들 책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곳엔 그런 책들이 정말 많아 자주 이곳을 찾게 된다”며 “또 읽던 책을 1주일 빌려갈 수도 있어 정말 편리하다”고 말했다.
맛있는 핸드드립커피와 더치커피도 마실 수 있는 이곳. 매월 마지막 화요일은 휴무다.
위치 송파구 송파동 40
전화 02-420-5726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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