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수능 만점자는 모두 27명. 이중 연세대 의예과 정시모집에 지원했던 만점자 3명이 탈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점자 탈락은 정시뿐만이 아니다. 만점자 15명이 수시모집에 지원했는데, 합격자는 서울대 의대 2명, 컴퓨터공학과 1명, 성균관대 글로벌리더전형 1명 등 단 4명뿐이고 떨어진 11명 중 5명은 수시 서울대 의예과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이 밖에도 연세대 의예, 경제, 행정학과 논술 전형에 지원했던 만점자 5명도 탈락했다. 수시와 정시 모두, 수능 만점자라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2015학년도는 수시모집 비중이 모집 정원의 절반이 넘는 64%로, 앞으로는 무조건 수능만 준비해선 합격을 보장할 수 없게 되었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학교 내신과 수능을 기본으로 대비하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춰 논술 또는 학생부 종합전형도 준비하는게 현재 물수능 대비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만점을 받고도 수능 비중이 큰 정시에서 합격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대한민국 입시 제도에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만점자 불합격 사태는 우려했던 물수능의 폐해가 현실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능이 변별력을 상실하면서 최상위권에 표준점수 5~10점 차이 학생들이 빼곡히 분포하다 보니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것이다. 난위도가 쉬우면 표준점수가 낮아지는데 이는 본인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순전히 운이될 수도 있다. 물수능의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교육부는 2018년부터 영어를 절대평가로 바꾸고 올해 역시 영어, 수학 등은 ‘쉬운 수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학업 스트레스와 사교육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명분이지만 변별력 부재는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게 될 뿐이다. 교육부는 수능 만점자가 대학에 떨어지는 황당한 사건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변별력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한두 문제 차이로 수험생들의 인생이 바뀌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수험생의 실력이 아닌 시험 당일의 운.실수 안 하기 경쟁으로 전락한 수능 결과를 과연 어느 누가 정당한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난형
솔로몬 단과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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