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전환기 건강검진 체험기 - 공짜라고 얕보지 마라

만 40세 만성질환 발병률 높아지는 시기 … 중간 점검 필수

지역내일 2014-10-01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를 불혹(不惑)이라 했던가. 하지만 요즘은 몸속에 혹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야할 나이가 40이라는 의미란다. 40세는 신체적 의학적으로 과도기임에 틀림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만 40세를 대상으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불혹을 맞이한 리포터에게 연초에 날아든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안내문. 올해가 지나기 전 이행해야할 숙제였다. 리포터가 직접 받아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의 생생한 체험기를 시작한다.


두려움 반, 놀라움 반으로 시작한 검진
건강에 대해서는 자신 있지만 매번 건강검진을 앞두고는 ‘혹시나’하는 마음이 든다. 내 몸속에서 나쁜 것이 발견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가 건강검진이라고 하지 않던가.
건강검진을 하기에 앞서 해야 할 일은 검진 기관을 선택하고 예약하는 것이다. 안내문에 검진 가능한 기관 리스트가 권역별로 기재돼 있어 손쉽게 선택이 가능했다.
리포터가 선택한 곳은 ‘유성선병원’이다. 집에서 가까운데다 국제검진센터를 별도로 운영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검진을 예약하자 일주일쯤 후 병원으로부터 건강검진 문진표가 들어있는 우편물이 날아왔다. 문진표는 질환력과 흡연, 음주, 운동, 기분 상태를 묻고 암 검진과 관련해 불편한 신체 증상과 가족 암 병력, 과거 검사 경력 등을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운동량과 음주 습관 등을 적다 보니 평소 생활습관을 돌이켜보며 내 몸 챙기기에 무심했던 나 자신이 반성됐다. 치과 검진을 위한 구강검진문진표도 꼼꼼히 표시했다.
검진 전날 오후 9시부터 병원에 가기 전까지 공복을 유지했다. 다음날 오전 8시 30분, 검진표를 챙겨 병원에 도착했다. 토요일 아침시간이었지만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에 온 사람들이 많았다. 출입문 앞에서 태블릿 PC를 든 병원 관계자들에게 이름과 생년월일을 말하자 자동접수 됐다. 잠시 후 호명된 데스크에서 검진절차를 확인하자 전자 팔찌 형태의 탈의실 키를 건네줬고 본격적인 검진이 시작됐다.


기본검사, 위 내시경, 부인 암 검사 실시
전자 팔찌에는 개인정보가 입력돼 있어 검진실 현황판에 접촉하면 자동으로 개인정보가 읽혔고, 순번대로 검사가 진행되도록 했다. 첨단 시스템이 적용된 결과이다.
가장 먼저, 의사를 만났다. 기재해온 문진표를 토대로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후 검진실을 돌며 혈압, 몸무게와 비만도, 청력검사, 시력검사, 소변검사, 기본적인 피검사를 위한 채혈,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이제 가장 두려운 위내시경과 부인과 검진, 치과 검진이 남았다. 특히 위내시경은 비수면검사를 신청했기 때문에 두려움이 컸다.
맥박 체크를 하고 위내시경 대기실로 들어서자 검사를 기다리는 10여명의 사람들이 고개를 위로 젖힌 채 입을 벌리고 앉아있었다. 위내시경 검사를 위한 사전조치로 목마취용 물약을 입에 머금고 있는 것이었다. 간호사가 건넨 기포제거제를 마신 후 목마취용 물약을 입에 넣었다. 4분간 머금고 있다 뱉으면 된단다. 쓴 맛이 거슬렸지만 안전한 검사를 위해 참아야했다. 이름이 불리자 검사실로 안내됐다.
간호사는 “힘들지만 2~3분만 참으면 된다”며 “트림이나 구역질이 나와도 정신력으로 버텨야한다”고 얘기했다. 침대에 옆으로 누워 힘을 빼고 숨을 쉴 때는 코로, 내쉴 때는 입으로 ‘후’하고 뱉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의사가 들어오고 곧장 검사가 시작됐다. 예상대로 검사과정은 힘들었고 쇼크 자체였다. 검사가 끝나자 곧바로 의사를 만나 촬영 화면으로 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 이상 소견 없이 건강하다는 말에 마음이 놓였다.
치과 검진은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옆에서 보니 추가로 스케일링 치료를 선택한 사람들은 검진 후 스케일링을 받기도 했다.
이제 유방암 검진과 자궁경부암 검진만 남았다. 유방암 검진은 유방촬영기의 압박대에 유방을 한 쪽씩 올려놓은 뒤 투명 플라스틱판으로 유방을 세게 압박해 촬영했다. 일부러 통증을 주는 것이라서 아픔이 수반됐다.
2시간여의 대장정이 끝났다. 큰 숙제를 해낸 듯 후련하다. 검진 결과는 일주일 후에 나온단다. 결과는 우편통보나 의사 상담이 가능한데 생애전환기 검진의 경우 가급적 내원해 의사 상담을 받는 방법을 권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미니인터뷰 - 유성선병원 장동민 가정의학과 전문의
“생애전환기 검진 적극 활용해야”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이란.
중년기와 노년기에 접어드는 만 40세와 만 66세에 24개 항목에 대한 검진비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하는 건강검진이다. 만 40세는 암, 뇌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 발병률이 높아지는 시기이며, 만 66세는 인지기능장애 등 노인성 질환위험이 증가하는 시기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만 40세는 폐경을 준비하는 시기로 호르몬의 변화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건강을 중간 점검할 수 있는 시기로 봐야한다.

만40세 생애전환기 검진 똑똑하게 받는 방법은.
검진 시 가족력이나 건강상태를 고려해 다른 검사를 추가하면 좋다. 혈당, 혈중지질 농도 검사, 복부 초음파와 대장내시경, 기본 자궁경부암검사에 더해서 골반 초음파 검사나 증상에 따라 여성 호르몬 검사도 받는 것이 좋다. 폐경이후에는 골다공증의 위험도가 증가하므로 중간 점검의 의미로 골밀도 검사도 필요하다.

생애전환기 검진 시기를 놓쳤다면.
불가피한 사유(임신, 국외 장기출장)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해당연도에 받지 못했다면 다음해에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전화로(1577-1000) 신청하면 된다. 이런 사유가 아닌데 생애전환기 검진을 놓쳤다면 일반검진대상자로 등록되어 22개 항목에 대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건강검진을 하지 않을 경우에 불이익은 없는가.
시에서 지원하는 암치료비 지원에 대한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본인의 건강을 챙기는 의미에서 건강검진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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