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은동에 있는 건강반찬전문점 ‘엄마처럼’에서는 매주 두 번씩 특별한 수업이 펼쳐진다. 수업을 이끄는 이는 ‘엄마처럼’의 안주인 유산수씨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그녀는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분야별로 내로라하는 명인을 쫓아다니며 관련 수업을 무수히 들었다. 일품요리부터 자연식, 사찰 요리 등 범주도 다양하다.
그렇게 배운 요리를 반찬점을 열어 공개한 것이 어느덧 7년이나 됐다. 1년 전부터는 반찬점 안쪽에 쿠킹클래스 공간을 꾸며 반찬수업까지 시작했다. 담백하고도 맛깔스런 반찬 맛에 반해 엄마처럼의 단골이 된 리포터는 평소 그녀의 레시피가 궁금했다. 급기야 지난 6일 반찬수업을 직접 들었다.
건강반찬 전수받기 위해 모인 주부들
주방 안쪽에 마련된 쿠킹클래스에 들어서니 먼저 널찍한 조리대가 눈에 들어왔다. 수강생이 앉는 테이블 뒤쪽에 정갈하게 차려둔 유기그릇 상차림이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분위기를 낸다. 수업 후 음식을 함께 나누는 자리다.
요리 강사 유 씨의 조리대 위에는 오늘 시연할 반찬 재료가 정갈하게 손질돼 있다. 반면 수강생들이 앉는 자리에는 따뜻한 차와 오늘의 반찬 레시피만 놓여 있다. 요리강사와 수강생이 함께 조리하는 방식의 요리수업을 흔히 봐왔던 리포터로서는 일단 첫인상부터 남달랐다.
저녁반 수업이 시작되는 오후 7시가 가까워지자 ‘엄마처럼’의 반찬비법을 전수받길 원하는 주부들이 하나둘씩 도착했다. 인사를 나누고 간단히 얘기를 나누다보니 수업에 온 5명의 주부 모두 노은 이외 지역에서 왔다. 모두들 직장맘이지만 가족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싶은 욕심에 소문을 듣고 찾아왔단다.
대덕구에서 온 김옥희씨는 “평소에 음식을 대하는 ‘엄마처럼’ 요리선생님의 철학을 믿기에 건강한 음식 비법을 배우고 싶어 지난해 5월부터 계속 참여 한다”며 “방송에 출연하는 유명 한식 명인들 강좌도 여러 번 찾아가 들어봤지만 엄마처럼 반찬수업이 실속 있고 알차다”고 전했다.
이미라씨도 “흔히 접하는 한식 반찬을 주제로 해서 집에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다. 아주 유용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흔한 재료로 쉽게 만드는 반찬
배운 요리는 채소떡국, 홍어무침, 풋마늘대 장아찌, 양념꼬막, 무생채로 총 5가지다. 쇠고기와 달걀지단, 김 가루를 올린 떡국만 봐오던 리포터는 일단 채소떡국에 호기심이 생겼다. 자주 시도하지만 맛내기 쉽지 않았던 무생채도 여간 반갑지 않다.
수업이 시작되자 수강생들의 이목이 조리대로 집중된다. 조리대 위에 달린 카메라는 조리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커다란 TV 화면으로 보여줬다. 차례차례 재료를 넣고 조물조물 무치거나 볶는 요리 과정을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풋마늘대 장아찌를 시연했다. 유 씨는 “1월초에 출하되는 제주산 풋마늘대는 영양 많고 맛도 가장 좋다. 지금 만들어두면 1년 저장반찬으로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풋마늘대 손질방법도 귀띔해줬다. 간장물을 끓여 식힌 다음 마늘대에 부어두면 15일후부터 먹을 수 있다.
다음은 쉬운듯하지만 어려운 반찬인 무생채. 고춧가루 양념과 파 등 부재료를 섞으니 금세 아삭아삭한 무생채가 완성됐다.
꼬막도 겨울이 제철이다. 탱글탱글한 꼬막 살 위에 양념을 소복하게 올린 양념꼬막은 겨울별미다. 꼬막 손질방법을 설명한 후 꼬막 삶는 법을 시연했다. 꼬막은 삶기가 중요하다. 한쪽 방향으로 빨리 저어주기를 반복하면 쫄깃쫄깃한 식감의 꼬막을 먹을 수 있다. 꼬막껍질 까는 방법도 언급했다.
손님 상차림에 올리면 좋을 홍어무침도 배웠다. 홍어 역시 손질법이 중요한 요리. 깨끗이 씻어 물기를 잘 짜내는 것이 관건이다. 초고추장양념장을 버무려 오이와 무, 도라지, 양파, 미나리를 넣고 조물조물 무치기만 하면 끝. 배를 썰어 곁들이로 올리면 좋다고 상차림 방법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채소떡국을 끓였다. 여러 종류의 버섯, 당근, 유부, 숙주, 미나리를 볶거나 무쳐서 볼에 섞은 다음 육수에 끓인 떡국 위에 올렸다. 형형색색의 채소와 새하얀 떡국 떡이 무척 먹음직스러워보였다.
담백하고 진한 맛에 또다시 반하다
5가지의 요리를 배우다보니 1시간 30분이 후딱 흘렀다. 모든 과정이 끝나자 음식은 제각각 어울리는 그릇에 담겼다. 하나둘 식탁이 채워지고 이제 맛을 볼 차례다.
채소떡국은 예상대로 압권이다. 채소의 향기가 더해져 풍성하고 고급스런 맛이 나며 담백함이 그만. 양념꼬막도 쫄깃쫄깃한 꼬막에 양념장을 올리니 감칠맛이 나 자꾸 손이 간다.
2주전에 만들어뒀다는 풋마늘대 장아찌도 맛을 봤다. 은은한 마늘 향과 새콤달콤한 간장양념장이 더해져 잠자던 겨울입맛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무생채도 간이 적당해 채소떡국에 올려먹으니 상큼하다. 알싸한 홍어무침은 쫀득한 식감이 좋다.
모두들 먹는 내내 행복해하며 한 그릇을 금방 비웠다. 신문선씨는 “엄마처럼 반찬수업 레시피는 정확해서 이대로 만들면 맛이 그대로다. 담백하면서 은은한 맛이 매력적”이라고 표현했다.
‘엄마처럼’ 반찬수업의 특징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철 재료를 이용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도록 기본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건강한 조리법도 매력적이다.
반찬 레시피는 주인장 유 씨가 그동안 요리명인에게 전수받아 본인만의 것으로 정착시킨 것이라 더 특별하다. 수업에서는 레시피를 단순히 공개하는 것뿐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차려낼 수 있도록 재료 고르는 방법부터 손질, 요리과정을 알차게 알려줬다.
반찬수업을 통해 건강반찬전문점 ‘엄마처럼’의 진가, 주인장 유산수씨의 내공이 확인되는 시간이었다.
엄마처럼 반찬수업 042-826-9234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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