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이 되면 가족여행으로 떠나는 곳이 강원도다. 우리나라에서 겨울 날씨가 가장 추운 곳이긴 하지만, 반면 겨울여행을 즐기기에 가장 낭만적인 곳도 강원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원도 내에도 가는 지역에 따라 즐기는 것들이 달라지기 마련인지라 올해도 강원도 겨울여행을 계획하면서 어디로 갈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마침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눈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스키장과 낭만과 추억이 깃든 겨울바다까지 모두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짜고,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가족 모두는 강원도를 향해 떠났다.
스키, 얼음썰매, 눈썰매 등 겨울놀이가 가득
리포터와 가족들이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용평 리조트. 강원도의 대표적 휴양지로 해발 700미터의 고원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이다. 겨울이 되면 이곳은 28면의 슬로프를 오픈하며 거대한 스키장으로 변신한다. 이때부터 전국 각지에서 스키와 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리포터가 찾은 날도 많은 스키어들과 보드족들이 겨울을 즐기기 위해 북적거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국내 여행객들 뿐 아니라 동남아 등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눈에 띄어 놀랐다. 스키장 관계자에게 물으니, 중국이나 따뜻한 동남아시아의 사람들이 스키를 타기 위해 매년 겨울마다 대거 한국의 스키장으로 몰려온다고 했다. 어떤 날은 국내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날도 있다고. 이들을 보며 이젠 ‘한류가 스키장까지 이어지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기도 했다.
스키장에 왔으니 스키를 타볼까? 스키를 전혀 타지 못하는 리포터는 이번에는 스키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스키장에서 운영하는 스키강습에 참여해 보기로 하고 신청에 나섰다.
스키강습은 4세 이상의 유아부터 어른들까지 초급, 중급 등 자신의 실력과 단계에 맞춰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스키장에서 바로 신청하면 강습을 받을 수 있지만 주말이나 공휴일, 방학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날에는 강습이 빨리 마감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방문 전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강습을 신청하고 가면 참여해 볼 수 있다.
스키를 배우며 처음엔 설 수도 없을 정도로 불안했지만 조금씩 익숙해지자 초급 코스를 타고 내려올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서툴지만 스키를 타고 눈 덮인 설원을 내려오는 기분은 짜릿하다 못해 스트레스가 확 사라지는 상쾌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이 맛에 스키를 타는구나 싶을 정도라고나 할까.
만약 아이들이 너무 어리거나 스키를 힘들어한다면 스키장에 마련돼 있는 눈썰매장이나 얼음썰매를 이용해 보자. 이용료가 약간 부담되긴 하지만, 아이들이 한나절 신나게 놀 수 있다.
집에서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플라스틱 눈썰매를 가지고 오면 굳이 돈 내고 눈썰매장을 가지 않아도 스키장 한편에서 눈썰매를 즐길 수도 있다. 오전과 오후 사이, 오후와 밤사이, 슬로프가 쉬는 시간을 이용하면 슬로프에서 신나게 눈썰매를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단, 강원도의 스키장은 매우 추운 관계로 방한복이나 방한화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경포대 겨울바다, 낭만과 추억을 선물해
눈을 실컷 즐긴 후, 또 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해 강릉으로 이동했다. 강릉은 동해안의 유명 해변인 경포대가 위치하고 있는 곳. 창밖으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경포대 바로 앞에 숙소를 잡고, 오후 늦게 바닷가 산책에 나섰다.
겨울바다는 역시 매서웠다. 차가운 바람이 파도를 타고 쉴 새 없이 몰아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바다를 감상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었다. 모래사장을 걷는 사람들, 파도 가까이 내려가 겨울바다를 감상하는 사람들, 모래언덕을 쌓고 여기저기 널린 조개껍질을 줍느라 여념이 없는 아이들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경포 해변 백사장 너머로 우거진 소나무 숲도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다. 춥지 않을까 싶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면 소나무 군락이 바람을 막아주어 아늑하고 편안했다.
경포해변은 특히나 일출로 유명한 곳.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동해의 일출을 이곳에서 감상하며 올 한해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경포대 주변에는 바다 외에도 가볼만한 관광지가 많다. 바로 옆에는 큰 호수인 경포호가 자리 잡고 있는데, 경포대가 일출이 아름답다면 이곳은 낙조가 꽤나 볼만했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의 축음기 박물관으로 에디슨의 최초 축음기를 비롯해 4만5000여 점이 수집 전시돼 있는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도 아이들과 함께 들러보기 좋은 곳이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집으로 유명한 오죽헌과 조선시대 여류 시인 허난설헌이 태어난 집터인 ‘허균· 허난설헌 기념공원’도 가봐야 할 곳.
한편, 강릉에 왔다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바로 초당두부다. 경포 해변 뒤쪽으로 초당두부 식당이 모여 있는 ‘초당두부마을’이 조성돼 있다. 초당두부는 그날 만든 두부를 그대로 혹은 전골로 만들어 먹는데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것이 먹기도 부담 없고 맛도 일품이었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