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했던 2014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한해를 마무리 할 때면 영통경기간호학원에서 만난 수많은 학생들이 떠오른다. 한 명 한 명이 많이 다르고, 매 기수마다 새롭다. 19세 고교 졸업생부터 50대 중·장년층의 교육생들이 ‘동기’라는 이름으로 똘똘 뭉쳐 서로 격려하면서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던 모습을 떠올릴 때면 겨울의 한파도 잠재울 수 있을 만큼 마음이 따뜻해온다. 그들과 함께 웃고 즐거웠던 기억은 내게도 소중한 추억이다.
“손에서 책을 놓은 지가 벌써 십 수 년인데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요?”
“20년 넘게 살림만 했는데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딴 후 사회생활을 잘해낼 수 있을까요?”
처음 간호조무사 공부를 시작할 때 학생들은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다. 그러다가 이론 공부와 실습을 하는 1년 과정을 마치고 간호조무사 국가고시를 통과하고 나면 당당하게 말한다. “모든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이다.
영통경기간호학원생들은 실습기관에서 칭찬을 많이 받는다. 수습기간 없이 중소병원, 재활병원, 요양병원 등 실습 나갔던 기관에 실습 후 바로 취업이 되는 경우도 많다.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들은 병·의원과 보건소, 사회복지시설, 이동복지시설, 유치원, 산후조리원 등으로 취업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실무 경험을 쌓아 중·노년을 위한 피부과나 성형외과의 코디네이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이도 있고, 산후조리원 원장으로 인생2모작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졸업생도 있다.
미국 소설가 크리스토퍼 몰리는 훌륭한 삶의 세 가지 요소로 ‘배우는 것’ ‘돈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There are three ingredients in the good life; learning, earning and yearning.)을 꼽았다. 영통경기간호학원 졸업생들은 ‘배우는 것’ ‘돈 버는 것’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을 다 이뤘으니, 크리스토퍼 몰리의 말처럼 모두 훌륭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이 칼럼을 읽으면서 혹시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겠어’ 하고 주저앉는 분들이 있다면 한 졸업생의 짧은 글에서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둘째 임신 후 회사를 그만둔 나는 출산과 동시에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왔다. ‘나’라는 존재가 없고, 사회에서 도태되어 간다는 불안감이 싹트고 있을 때쯤, 간호조무사 국비훈련을 시작했다. 하루 6시간씩 앉아있으려니 엉덩이가 아팠지만 배움의 기쁨은 배가 되어 나의 양식이 되었다.”
불가능과 가능의 차이는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용기는 근육과 같아서 사용할수록 강해진다고 하지 않던가. 2015년 새해에는 망설이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자. 그 무엇이 되었든….
문정혜 영통경기간호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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