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모임

반포중 학부모 독서 모임 ‘반딧불이’

“책 읽는 엄마들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네요”

지역내일 2014-12-22

학교 도서관이 평생교육의 장으로 변모하면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위한 또 하나의 소통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그 중심에 책 읽는 엄마들이 있다. 학교 도서관에서 열리는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독서를 통한 치료와 힐링의 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반포중학교(교장 장명희) 학부모 독서모임 ‘반딧불이’의 특별한 독서토론 현장을 다녀왔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반딧불이

꽃보다 아름다운 문학소녀들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반포중학교 도서관에는 책 읽는 엄마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다. 저마다 토론할 책 한 권씩을 들고 도서관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중학생 학부모라기보다는 영락없이 미소 가득한 수줍은 문학소녀 같다. ‘OOO의 아내, OOO의 엄마’가 아닌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독서의 후일담을 나누는 모습을 보니 불현듯 김춘수의 시 ‘꽃’이 떠올랐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맞아요. 반딧불이 회원들은 모두 김춘수 시인의 ‘꽃’과 같은 존재입니다. 여기서는 누구누구의 엄마가 아니라 제 이름 김선민으로 불리거든요. 독서모임 활동은 한쪽으로 치우친 편독을 벗어날 수 있고 읽은 책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으며 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딧불이는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설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더 행복한 모임이랍니다.”
반딧불이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선민(2학년 김성헌 학생 학부모) 씨의 말이다.
 
도서관은 소통과 나눔의 멋진 신세계  


2008년 처음으로 결성된 반딧불이는 반포중 어머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지한 책이야기와 따뜻한 마음 나눔이 가능한 소통의 장으로 7년째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서관이란 공간은 단지 책만 대출하는 공간이 아니라 평생교육의 장으로서 문화와 소통의 공간입니다. 특히 반포중학교 도서관은 어머님들이 명예교사로 봉사하시며 학생들을 위한 쾌적하고 멋진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해주십니다. 어머님들의 적극적인 도서관 활용 열기로 반딧불이 또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반딧불이 활동으로 독서 치료와 힐링 효과는 물론, 여러 문화적인 체험을 하면서 신세계를 경험하고 관계의 장을 넓혀나가고 계십니다.”
반딧불이를 이끌고 있는 반포중학교 도서실 신정임 사서가 독서모임 소개를 덧붙였다. 반딧불이 회원들은 지금까지 『열일곱 살의 인생론』부터 『연금술사』,『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허삼관 매혈기』,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욕망해도 괜찮아』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고 자유로운 토론의 시간을 가져왔다.


작가와의 만남부터 문학기행까지
매월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읽고 토론하는 것뿐 아니라 작가와의 만남과 문학기행도 함께 하는 등 폭넓은 독서문화 체험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동고 철학교사이자 『열일곱 살의 인생론』의 안광복 작가와, 올해는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의 고미숙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이 외에도 성북동과 서촌 문학기행에 직접 참여하며 다채로운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반딧불이 부회장을 맡고 있는 위현주(2학년 송명훈 학생 학부모) 씨는 “함께 책을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속 이야기를 진중하게 나눌 수 있는 문학친구가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며 활동 소감을 밝혔다.
열혈 회원 옥혜수(1학년 송준혁 학생 학부모) 씨는 “얼마 전 서촌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한국의 전통적인 집과 담, 하늘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엄마들에게 독서모임에 꼭 참여하라고 권하고 싶다. 고학력자 엄마들이 전업주부로 생활하면 자기 상실감이 크지만 반딧불이 활동을 하면 그런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반딧불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독서모임 덕분에 아내, 엄마를 떠나 잊어버렸던 감성과 자아를 찾는 시간을 갖고 있다는 반딧불이 회원들. 책 읽는 엄마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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