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 어떻게 대처할까>

청소년 인터넷 게임, 어디까지 허용해야하나

날로 심해지는 청소년 게임, 아이 성향에 따라 허용범위 조절해야

지역내일 2014-12-22

지난 12월 15일(월) 오후 10시 기준 네이버 청소년 인기검색어 10위 이내의 검색어 중 8개가 게임 관련 검색어였고 나머지 2개는 ‘카카오 스토리’와 ‘네이버 웹툰’이었다. 1위는 ‘롤 인벤’(43.2%), 2위는 ‘롤 전적’(26.7%)으로 ‘롤(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관련 검색어가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는 저녁 9시나 저녁 11시 기준으로도 비슷한 수치를 보여 게임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잘 드러냈다.
게임이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입시경쟁과 건전한 놀이문화의 부재 속에서 청소년들이 스트레스 해소나 현실도피를 목적으로 지나치게 게임에 빠져드는 것은 염려스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들은 왜 게임에 빠져들고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해 정리해봤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네이버 청소년 인기 검색어>
- 2014년 12월 15일 오후 10시 기준
1위. 롤 인벤(43.2%, 롤 게임 가이드 사이트)
2위. 롤 전적(26.7%, 롤 게임 전적 검색 사이트)
3위. 테일즈런너
4위. 던전 앤 파이터(던파)
5위. 메이플스토리
6위. 카스온라인2(총기류 게임)
7위. 카카오스토리 PC버전
8위. 피파온라인3(축구 게임)
9위. 네이버웹툰
10위. 블랙스쿼드(총기류 게임)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게임의 매력 - 전략적 판단, 반사 신경, 팀플레이
신종 게임이 출시되면 잠깐씩 1위 자리를 내주긴 해도 몇 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터넷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로 일명 ‘롤(LOL)’이라고 한다. RTS(Real-time strategy, 실시간 전략)와 RPG(Role Playing Game)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전락적인 판단과 반사 신경, 팀플레이 등이 요구된다. 정기적으로 게임이 업데이트되고 다양한 맵과 게임 모드가 마련되어 있으며 전 세계를 무대로 엄청난 상금이 걸린 수많은 ‘롤 e스포츠 대회’가 열리고 있어 관심 있는 청소년들은 방송도 적극적으로 시청한다.
축구게임인 ‘피파온라인3’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선수들을 사고팔면서 직접 구단을 만들어 실제 축구경기와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축구를 좋아하는 청소년들에게 특기 인기가 높다. 전략게임인 ‘스타크래프트’나 총기류를 이용하는 전투게임 ‘서든 어택’ 등도 청소년들에게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청소년들은 왜 게임에 빠져들까 - 접근용이, 스트레스 해소, 현실도피, 놀이 부족
점점 진화하는 인터넷 게임의 매력으로 아이들이 한 번 접하면 계속 하게 되는 점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청소년 남자 아이들 대부분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럼 왜 청소년들이 지나치게 게임에 빠져들까.
우선 집에서 게임시간을 규제해도 밖에 나가면 학교나 학원 근처에 PC방이 수두룩하다. 이용요금도 보통 1시간에 1천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또한 회원으로 등록하면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기도 하고 일정금액을 한꺼번에 선불로 적립해두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시간당 500~600원 수준으로 더 저렴한 곳도 있고, PC방에 따라 일정기간 반값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한다. 접근도 용이하고 가격도 저렴해 용돈이나 밥값을 아끼면 언제든지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돈이 없어도 함께 할 친구들이 얼마든지 빌려주기도 한다.
과도한 밀어붙이기식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나 현실도피도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이다. 학교시험이 끝나는 날, 단축수업을 한 날, 방학 날과 개학날 등 학생들이 몰려가는 곳이 바로 PC방이다.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았던 아이도 친구들이 모두 가기 때문에 함께 어울리기 위해 할 수 없이 따라가기도 한다. 학교, 학원, 그리고 집에서는 공부만 해야 하고,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잔소리만 듣게 된다. 그런데 게임 세계에서는 스스로 전략을 구사하며 존재감을 느끼고, 함께하는 친구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소속감과 친밀감도 느끼게 되므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청소년 게임 중독, 무엇이 문제인가 - 거짓말과 짜증 늘고, 불규칙한 식사, 성적 하락
아직 어떤 일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판단기준이 정확하지 않은 청소년들이 인터넷 게임에 과도하게 시간을 쓰게 되면 다양한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을 주위에서 자주 목격하곤 한다.
우선 부모에게 PC방에 가서 게임하겠다고 하면 갈등만 커지기 때문에 몰래 게임을 하기위해 거짓말이 늘어난다. 집에서는 공부에 집중이 안 되니 독서실을 가겠다고 하고 가지 않거나, 숙제를 다 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거나, 학교에서 단축수업을 했어도 정상수업을 한 것처럼 하고 늦게 귀가한다. 보통 ‘롤’ 게임을 하면 한 번에 3게임 정도는 하게 되고 2시간 정도 걸리게 되므로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거짓말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소소한 거짓말은 게임 때문에 성적이 대폭 하락하게 되면 더욱 심해진다. 공부해도 성적이 안 나오니 힘들다고 하고, 학원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도 한다. 성적은 떨어지고 거짓말은 늘어나니 자책도 하게 되고 부모로부터 꾸중을 듣게 되니 짜증이 늘고 심해지면 폭력적으로 바뀌게 된다.
무엇보다 게임에 빠지면서 나타나는 가장 큰 부작용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이다. 하루에 10시간씩 게임에 몰입하면서 배고픔을 잊기도 하고 PC방에서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는 학생들도 의외로 많다. 게임을 하다 귀가가 늦어지고 숙제가 밀리면 하기 싫은 공부로 밤늦도록 씨름하게 되니 수면부족을 초래하기도 한다. 


차단, 절충, 허용,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처음에는 부모의 허락을 받고 조금씩 하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흥미를 느끼면서 부모 몰래 조금씩 더 하게 되고, 나중에는 거짓말, 짜증, 폭력성까지 보이며 집착하는 게임. 그렇다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을 무조건 못하게 할 수 있을까. 넘쳐나는 게임 환경을 생각하면 최대한 줄일 수는 있겠지만 완전 차단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정답은 없겠지만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해 차단, 절충, 허용의 강약을 적절히 조절해야 하지 않을까. 주위에서 보면 똑같이 게임을 허락해도 어떤 아이는 적절히 하면서 공부를 병행하고, 어떤 아이는 게임에 빠지면 아예 공부는 담쌓고 게임에만 집착한다. 즐겨하는 게임의 종류에 따라서도 중독성이 다르다. 아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롤’과 같은 전략 게임은 한번 흥미를 붙이면 지나치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고, ‘피파온라인3’과 같은 스포츠 게임은 적절히 시간을 조절하는 경향이 있다. 내 아이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관찰해 보고 허용 범위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
또한 뚜렷한 진로목표가 있는 학생은 게임에 빠졌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운동, 음악, 영화 등 다른 분야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은 게임에 덜 집착하기도 한다. 부모와의 평소 소통도 중요하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거나 무시와 무관심의 태도를 보이면 아이는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평소 아이 고민을 들어주고 강요보다는 설득을 통해 이해를 구하며 원활한 소통관계를 유지해야 게임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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