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우리 아이의 마음을 리모델링 하자

지역내일 2014-09-03

언어는 생각의 집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생각을 자유롭게 뛰어놀도록 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가둘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국어영역과 논술 과목은 생각의 집에서 우리의 마음을 자유롭게 해야 학습 성취감을 기대할 수 있는 과목이다. 목표에 치우쳐 무조건 교과지문을 선행하고 문제집만 풀어가고 있다면 그 마음의 집이 어떠할지 우리는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 내신 대비는 자습서에 의지하여 교과지문을 요약정리하고 문제집만을 풀어가는 경우가 많다. 가만히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왠지 도로 위 출퇴근길에 시달리는 도시인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책을 펴면 꾸벅꾸벅 졸거나 짜증을 내는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물론 공부가 낯설고 설레는 여행길이 되기는 어려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국어 공부에 있어서만큼은 경쟁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주체적인 시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점은 학습 방법에 있다. 자습서의 요약정리를 따라가고 문제를 풀면서 공부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언어능력을 향상시켜주지 못하고 그때그때 미봉책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내신대비가 반복되어 학년이 올라가면 꽤 성실한 학생들도 어휘의 의미 범위에서 개인차가 발생한다. 표면적으로는 같은 개념을 같은 방식으로 공부한다고 해도 그 개념을 구상화하여 이해하는 속도와 기억력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신대비도 어휘학습과 독해방식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수능은 물론 언어능력 전반의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난 6월 고2 모의고사에서 ‘대화체’라는 시문학의 표현상의 특징을 찾는 문제가 출제 되었다. 제시문은 박용래의 ‘월훈’이라는 시였는데, “첩첩 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래뚝,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이 시가 ‘대화체’인지 판단을 해야 정답을 고를 수 있었다. ‘대화체(對話體)’는 ‘마주보고 이야기 하는 말투’의 뜻인 것은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판별이 쉽지 않다. ‘마주보고 이야기하는’의 조건이 성립하려면 전제는 청자와 화자 두 사람이 등장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전달하는 말투를 보여야 한다는 개념적인 이해나 판단 기준이 없으면 풀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에서도 어떤 학생은 틀리고, 어떤 학생은 맞는다는 것이다.


최 강 소장
국어논술 전문  미담(美談) 언어교육 연구소장
문의 : 042-477-7788
www.sindlin.com


주요이력
  현 미담 국어논술 학원장
  현 신들린 언어논술 학원장
  현 해법 독서논술 대전북부·세종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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