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가꾸는 사람들 ‘강서 허준 마을학교’

주민들이 함께 한지공예 전통문화를 배워요~

지역내일 2014-12-17

마을학교는 마을의 어른과 아이들이 다양한 재능과 관심을 나누는 자유로운 배움터로 지역 주민이 주축이 돼 만든 학교다. 올해 서울시는 25개 자치구 중 9개 자치구를 선정해 마을학교 운영비를 지원했다. 그 중 강서구의 ‘허준 마을학교’는 명의 허준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지역주민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배움의 장을 마련했다. 한지공예 전문가로부터 전통 한지공예를 기초부터 실전까지 배우는 허준 마을학교 한지공예 기초반을 찾았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한지공예 기초반


한지공예 기초부터 작품완성까지 열정적인 참여 돋보여
매주 화, 목요일 오후 2시 허준박물관 시청각실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드는 주부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허준 마을학교 한지공예 기초반 수강생들이다. 지난 11월 4일부터 시작된 한지공예 기초반은 국립민속박물관 한지강사인 윤서형 명인을 초빙해 수업을 진행 중이다. 허준 마을학교는 기존 허준박물관 문화강좌 수강생들로부터 개설되기 원하는 강좌를 설문조사한 후 한지공예와 기공체조, 역사탐방 교실을 열었다. 허준 마을학교 황경인 총무는 “한지공예 기초반은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타 한지공예수업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재단 기초 작업부터 작품 완성까지 한지공예 전 과정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라고 설명한다. 수강생들은 40대에서 60대까지의 주부들로 대부분 평소 한지공예에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 배운 적은 없는 초보자들이다. 수강생들은 저마다 전통문양 만들기나 작품뼈대 만들기 등 자신만의 한지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25명의 수강생들은 12회 수업을 모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석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허준 마을학교는 허준박물관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허준박물관 전시해설사로 자원 봉사하는 김화영 교장과 어린이체험교실 강사로 활동하는 황경인 총무가 제안서를 제출, 강서구 마을학교로 선정돼 지원을 받게 됐다. 한지공예 기초반 외에 지역주민의 건강향상을 위한 기공체조 기초반과 강서구 관내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는 허준지역 마을동아리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12월까지 운영한다. 전문 강사를 초빙하고 수강료와 재료비 등을 무료로 진행해 모든 강좌가 인기리에 마감됐다고 한다.


4가지 작품 완성해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 높여
허준 마을학교 한지공예 기초반을 맡은 윤서형 강사는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한지강사이자 한지공예 명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제39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지장서류함’으로 대통령상을 받은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다. 또한 전주대학교 한지문화산업학과 대학원 과정에 출강하기도 하는 등 강의와 작품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윤 강사는 다양한 우리전통공예 중 한지공예의 가능성을 높인 인물이다. 그는 “한지공예가 단순히 한지 찢어 붙이기만을 하는 손쉬운 작업이 아니라 기품 있고 훌륭한 작품이 가능한 분야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우리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주 2회씩, 총 6주간 진행되는 이번 과정은 이론 강의와 더불어 태극함 휴지케이스 소반세트 지함 등 총 4가지 작품을 완성한다. 황 총무는 “오후 2시에 수업을 시작하지만 12시면 수강생들이 하나 둘 모여 먼저 작업을 시작하고 수업이 종료된 후에도 남아서 작업할 만큼 작품 만들기에 열정을 보인다”라고 칭찬한다.


한지공예 기초반

< 미니인터뷰 >
허준 마을학교 황경인 총무
주민들이 적극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합니다

허준 마을학교는 이 지역 명사인 허준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주민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전하고자 전통공예와 건강에 대한 프로그램을 기획했어요. 모든 강좌에 주민들의 호응이 높았지만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지 공예반이 특히 인기였죠. 내년에도 허준 마을학교가 계속돼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체계적인 강좌를 만들어 가고 싶네요.


윤서형 국립민속박물관 한지공예 강사(명인)
전통 한지공예의 아름다움 널리 전파할 거예요

한지공예를 시작한지 20년이 넘었지만 강의를 할 때 마다 새로워요. 25명 수강생 전원이 적극적으로 따라줘서 원활히 진행됐어요. 우리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우리 고유의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수강생들에게 전파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까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말처럼 우리의 것을 제대로 알리는 노력을 다같이 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수강생 김문주씨 (강서구 화곡동)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됐어요

예전부터 한지공예에 관심이 있었지만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다가 허준 마을학교에서 한지공예반을 운영한다고 해 참여하게 됐어요. 국내 최고의 한지공예 전문가의 상세하고 친절한 강의로 전통문양과 색상에 따라 작품을 완성하니 뿌듯하네요. 우리 전통문화가 얼마나 아름답고 실용적인 것들인지 새삼 느끼게 됐어요. 내년에 중급반 개설되면 꼭 수강할 거예요.


수강생 김경숙씨 (강서구 가양동)
내가 만든 작품 지인들에게 선물 할 거예요

공예는 처음 접해보는데, 손자를 돌보느라 바쁘지만 한지공예를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빠지지 않고 출석하고 있어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힘은 들지만 성취감과 기쁨이 커요. 제 작품을 보고 가족들도 감탄하구요. 한 가지 작품에 몰두하다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여기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지인들에게 선물할 작품까지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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