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신동길 박사와 함께하는 소아·청소년 건강관리③ - 개학 전·후 청소년 건강관리
여름과 가을 사이, 떨어진 체력 보충해야할 중요한 시기
처서 이후 여름·가을 질환 모두 나타날 수 있어 증상별 맞춤보약으로 2학기 대비
8월 23일은 낮에는 햇볕이 따갑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여름이 끝나는 시기라는 뜻의 처서(處暑)다. 짧은 여름방학도 어느새 지나가고 곧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될 이 무렵은 학생들 특히, 고입이나 대입을 앞둔 수험생들은 건강에 신경써야할 시기이다. 큰 탈 없이 여름을 잘 넘긴 것 같아도 마무리를 잘못하면 개학 후 여러 가지 잔병치레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초함소아한의원의 한방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신동길 원장으로부터 2학기 학습에 도움이 될 보약과 건강관리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2학기 공부에 집중할 체력부터 강화해야
비록 올해 여름에는 심한 무더위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름을 넘긴 아이들은 각자의 체질에 따라 허약해진 부분들이 생기는데 그에 따른 맞춤 보약처방이 필요하다.
보약은 크게 보기(補氣), 보혈(補血), 보양(補陽), 보음약(補陰藥) 등 4가지로 나뉘는데 기운이 약해 쉽게 지치고 식은땀이 많으면 보기약, 혈색이 안 좋고 창백하며 어지럽거나 생리불순 증상이 있는 여학생 등은 보혈약, 추위를 많이 타고 기력이 약하면 보양약, 몸에 수(水)의 기운이 부족해 진액이 마르며 입이나 피부가 건조해지고 마른기침 등의 문제가 생기면 보음약을 처방한다. 또,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력이 약한 비위계 허약아, 신경이 예민하고 잠을 푹 자지 못하는 심계 허약아, 근력이 약하며 쉽게 피로를 느끼고 지치는 간계 허약아, 잦은 감기나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폐계 허약아, 뼈대가 약하고 비뇨계통에 문제가 생기기 쉬운 신계 허약아 등 오장의 허약한 부분별 한약을 처방한다. 신동길 원장은 “낮에는 여름 기운, 밤에는 가을 기운이 작용하는 때라 기운이 약하고 진액이 빠진 아이들은 소화기나 식욕, 체력 등에 문제가 발생하고 호흡기가 약한 경우 콧물, 코 막힘, 재채기, 기침, 가래 및 피부 등에 두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속에 열이 많거나 기력이 약한 아이, 비위와 폐의 기운이 약한 아이들은 지금부터 관리를 잘해야 건강하게 2학기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음서병(陰暑病)으로 고생하는 고입·대입 수험생들
올 여름에는 무더위가 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름 막바지인 요즘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원래 여름에는 땀도 적당히 흘리면서 순환이 잘돼야 하는데 방학동안 주로 냉방이 잘 된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생활한 아이들 중 차가운 기운에 의해 손상을 입은 경우도 있다. 특히, 수험생들은 거의 하루 종일 냉방이 잘 된 실내에서 책만 보게 되는데 한의학에서는 오래 보면 혈(血)이 상하고, 오래 앉아있으면 기운이 소모되고 근육이 약해진다고 했다. 신동길 원장은 “여름에는 조금씩이라도 땀을 흘리고 운동도 해야 하는데 에어컨 바람 속에 오래 앉아있다 보면 기운과 근력이 약해지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책만 보면 혈이 상해 눈이 침침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져 그에 맞는 한약으로 회복시켜줘야 한다”고 귀띔했다.
한 수험생은 여름 내내 시원한 학원과 독서실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한의원에 갔더니 ‘더위병’으로 진단받았다. 더위병은 서병(暑病)이라고 하는데 여름철 무더위로 인해 생기는 양서(陽暑)와 너무 시원하게 보내서 생기는 음서(陰暑)로 나뉘는데 이 경우 음서병이라고 볼 수 있다. 음서병이 생기면 머리나 몸이 아프고 열이나 오한이 나며 가슴과 배가 아프고 토하거나 설사를 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증상별로 치료와 보양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한다.
막바지 여름보약으로 약한 장기와 체력·면역력 보충
한약에 대한 잘못된 속설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배출돼 소용이 없다”라는 말이다. 하지만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떨어지는 여름에 기를 보충해주는 한약을 복용하면 더 도움이 된다. 또, “한약을 오래 먹으면 간이 상한다”고 여기기도 하는데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체질에 맞게 처방받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특히, 보약재의 경우 간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며 오히려 한약을 복용한 후 간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기도 한다. 보약은 한 번에 한 제씩 혹은 며칠간 복용해 단기간에 효과를 봐야한다고 믿기도 하는데 영양제처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체력과 학습에 더 효과적이다.
신동길 원장은 “학생들은 주로 여름·겨울방학 때 혹은 개학 전·후에 보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방학동안 부족한 과목을 보충학습 하듯 약한 장기와 체력·면역력을 보충해 다음 학기에 대비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수험생들의 경우 지금부터 입시 레이스의 종착점까지 보약으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서초함소아한의원 신동길 원장
장은진 리포터 jkume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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