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푸드 운동을 아시나요?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믿을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입니다.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네덜란드의 ‘그린케어팜’ 일본의 ‘지산지소운동’ 등 수 십년 전부터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안전한 먹거리 운동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토불이’로 유명한 우리농산물 장려운동도 바로 로컬푸드 운동의 일환이었습니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안산은 로컬푸드 운동의 최적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산 주변 양상동과 장하동, 팔곡동 등에서 생산하는 싱싱한 야채를 사 먹을 수 있는 곳이 안산 도심에 있습니다. 바로 성포동 안산농협 앞 직거래 장터가 그곳입니다. 싱싱한 안산 농산물이 가득한 안산농산물 직거래 장터에 다녀왔습니다.
직접 농사짓는 농협 조합원 운영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오락가락 하던 지난 목요일 성포동 안산농협을 둘러싸고 하얀 천막이 세워졌다. 천막 아래에는 울퉁불퉁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여주와 동글동글 예쁜 호박, 가지, 고추 등 오늘 아침 들판에서 다온 싱싱한 채소들이 바구니마다 가득 담겼다. 천막 기둥에는 하얀 이름표가 걸렸다. 양상동 조합원 000씨, 장하동 조합원 000씨 등 가게 상호 대신 야채를 가져온 농민의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곳은 농사를 짓는 농협 조합원이 직접 운영하는 안산 농산물 직거래 장터다. 3월 농사 준비가 끝나고부터 시장을 열어 11월 김장재료까지 판매한다. 매주 수요일이면 양상동 토마토 작목반이 운영하는 토마토직거래장이 열리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시장엔 양파, 대파, 호박, 가지 등 흔한 여름 야채부터 울퉁불퉁 못생긴 여주, 잭과 콩나무에서 나올 듯한 커대한 작두콩, 토마토처럼 동글동글 생긴 베트남가지까지 신기한 농산물도 가득하다. 장하동에서 20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는 최경미씨는 “농사만 짓다가 2년 전부터 직거래 장터에서 직접 물건을 팔기 시작했는데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도 생기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녀는 올해 특용작물 농사에 힘을 쏟고 있다. “당뇨치료에 좋다는 여주와 비염에 좋은 작두콩을 많이 심었다. 이런 건강식품은 입소문을 타고 사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농산물 먹고 많이 좋아졌다고 고맙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농사지을 맛이 난다”는 것이다.
싱싱한 야채 넉넉한 인심 시골장 같아
경미 씨는 일주일중 이틀은 직거래 장터에서 야채를 팔고 다른 날은 농사를 짓는다. 그날 아침에 딴 각종 야채는 단골손님들에게 인기다.
야채는 꼭 이곳에서 구입한다는 최영자씨(성포동 11단지 거주)는 “마트에서 사는 것 보다 여기서 사면 많이 싱싱하다. 금방 따서 금방 먹으면 뭐든 다 맛있어 꼭 여길 이용한다”며 “꼭 시골 장터처럼 하나를 사면 듬뿍 얹어주는 인심도 살아있다”며 직거래 장터 칭찬이 자자하다.
시골 장이 물건만 사고파는 곳이 아니듯이 이곳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고 따뜻한 정이 넘쳐난다. 이곳에서 파는 신기하게 생긴 야채들은 대부분 약용식물. 판매하는 사람들은 최근에 알려진 식물의 효과와 먹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건강전도사 역할까지 하고 있다. 또 결혼이주민에게 이곳은 고향의 향수를 달래는 곳이기도 하다.
최경미 씨는 “안산은 외국인 노동자, 결혼이민자들이 많아서 그 사람들이 찾는 야채를 키워 팔기도 한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결혼이민자가 우리 가게 베트남 가지를 보면서 고향생각이 난다고 할 때는 나도 흐뭇하다”고 말한다.
싱싱함과 넉넉함 거기에 따뜻한 정까지 시골장터를 닮은 안산농산물직거래장터. 리포터는 그날 저녁반찬을 위해 참비름나물을 샀다. 요즘 가장 맛있는 나물이라는 참비름나물 한 봉지 2천원. 덤으로 자줏빛 도는 깻잎까지 얻어와 차린 저녁 식탁. 후식은 양상동 토마토로 마무리. 이만하면 로컬푸드 식탁의 완성이라고 자부할 만하지 않은가.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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