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람들-수원대 사회복지학과 봉사단 ‘수복회’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 봉사의 삶을 전하고파~

지역내일 2014-08-18

저마다 여름휴가를 떠나는 7월의 끝자락, 수복회 회원들이 큰집돌솥설렁탕으로 하나 둘 모여든다. 오늘 이들의 행선지는 산도, 바다도 아닌, 안산 화랑유원지! 수복회 회원인 큰집돌솥설렁탕 김영욱 대표는 “대한적십자사에 봉사단체로 등록 후, ‘수복적십자봉사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가는 봉사활동”이라며, 다소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공부에, 개인적인 봉사활동만으로도 바쁠 텐데, 단체봉사활동에까지 본격적으로 손을 뻗친 수복회원들, 그들에게 봉사란 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봉사예찬_ 오히려 내 삶에 활력이 되고, 소중한 가치를 얻다 
고기도 먹던 사람이 먹을 줄 안다고, 봉사도 해본사람이 하는 게 맞는 모양이다. 아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20여년 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는 김미화 씨는 “처음에 어르신들 목욕 봉사할 때 정말 힘들었는데, 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웃어보였다. 그렇게 연을 맺은 봉사가 지금까지 이어졌고, 현재는 수원시바르게살기협회장을 맡아 지역을 위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재활요양병원 등에서 사물놀이 재능기부를 해왔던 김낙모 씨는 “나이가 들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결국 봉사인 것 같다”며 봉사를 통해 늘 삶이 충전된다고 했다.
공무원 퇴직 후에 수원대 사회복지학과에서 공부를 시작한 윤상주 씨는 “내가 자원해서 하는 봉사라 그런지 월급 탈 때와는 다른 감흥, ‘정말 좋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들려줬다. 15년 가까이 헌혈증서를 가져오면 설렁탕 한 그릇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는 큰집돌솥설렁탕 주인장 김영욱 씨는 그동안 모은 헌혈증서를 백혈병어린이나 수혈이 긴급하게 필요한 이들을 위해 사용해왔다. “남에게 베풀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는 게 그의 설명. 이정민 씨는 “봉사도 내게 맞는 게 있는 것 같다.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는 친정엄마 덕분에 방문목욕도 다녀보고 했는데, 어르신들 말동무 해드리고, 보살피는 것에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봉사에 잔뼈가 굵은 이들의 봉사사랑이 물씬물씬 전해져왔다.

  


공통분모_ 수원대 사회복지학과, 그리고 봉사로 무장한 기본마인드
나이 30~60대, 거주지 경기도 전역, 직업 원장, 센터장, CEO 등. 도무지 인연이라곤 없을 것 같았던 이들을 한데 모아 공통분모를 갖게 해준 건 수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수복회’였다. 4년 전, 친목도모와 봉사를 위해 만들어진 수복회는 35명의 사회복지학과 졸업생과 학생으로 구성돼있다. 각자 사는 곳에서 쌓았던 봉사경험들이 합해져 봉사아이디어에 관한 시너지 효과도 엄청나다. ‘학생’이라는 신분도 이들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은 그냥 봉사였다면,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얻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이 절실하게 필요한 게 뭔지, 세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노인복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수복회 지용남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해 노인 일자리창출을 하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도 세웠다. 김미화, 김낙모 씨도 “나이에 따라 봉사도 달라져야 하고, 그에 맞는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며 입을 모았다. 수복회의 막내 격에 속하는 김혜순(음악학원 원장), 곽선이(자원봉사단체 ‘나누며 사는 오산사람들’사무국장)씨는 “수복회와 봉사를 통해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행보_ 대한적십자사의 ‘수복적십자봉사회’로 지경을 넓히다 
관계자, 봉사자 등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는 저녁 어스름의 안산 화랑유원지엔 그때의 아픔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 했다. 왠지 모를 죄책감에 고개도 못 들고, 묵묵히 배식과 설거지를 하며, 수복회원들은 작게나마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랐다. ‘대한적십자사’가 선명히 박힌 노란 조끼까지 입고, 봉사를 하니, 사명감이 더욱 느껴진다는 총무 이경연 씨는 “앞으로 할 일이 많다. 매탄2동 담당이라 수급자 발굴에, 구호물품 전달, 비정기적인 지역행사 봉사 등 지금보다 바빠질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줬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봉사동아리로 대한적십자사에 가입한 예는 수원에서 수복회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지속적으로 함께 해보자는 의견들이 모아져 23명이 수복적십자봉사회로 활동하게 됐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봉사를 접하면서 지경도 넓어지게 됐고요.” 단체봉사활동까지 더해져 지용남 회장을 비롯해 수복회원들 모두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그래도 봉사를 놓을 수 없는 이유, 이들 모두 봉사를 통해 성장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었고, 삶의 자신감도 생겼다.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는 데가 있다는 것, 내 존재감을 확인하게 된다는 윤상주 씨의 얘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주목하라! 머지않아 보다 조직적으로, 보다 풍성하게 움직이게 될 수복회의 행보들을.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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