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영상미디어센터 사진 그룹전 ‘미술관 옆 사진관’

테마가 있는 사진, 그 안에 담긴 그녀들의 이야기~

지역내일 2014-12-15

고양영상미디어센터는 지난 11월 2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어울림미술관 및 어울림영화관에서 <2014 고양영상미디어센터 미디어 누리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년간 고양영상미디어센터의 미디어문화학교와 동아리 및 제작단 활동을 통해 배출된 우수한 창작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시민들의 발길을 오래 머무르게 했던 전시는 ‘사진누리전-미술관 옆 사진관’. 이 전시에 참여한 이들은 고양영상미디어센터의 사진촬영교육 포트폴리오 작품반을 수강했던 8명의 주부들이다.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지난 금요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전을 보기 위해 모인 그녀들을 만났다. 누리전이 끝난 지 이제 닷새, 그동안 전시를 준비하느라 피곤할 법도 할 터. 하지만 “많이 봐야 사진을 볼 줄 알게 되고 그래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그녀들의 열정은 영하의 날씨도 아랑곳없었다.
이들의 사진지도를 맡았던 이성준 강사는 “이번 전시에는 프로급의 사진도 있었지만 부족한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부의 일상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지난 늦여름부터 석 달 남짓 각자가 자신의 주제에 맞게 촬영한 사진들로 미술관 전시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지요”라고 한다. 한 장의 사진 속에는 순간의 정지된 동작, 풍경만이 존재하지만 그 속에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각각의 테마로 사진 속에 담아낸 그녀들의 이야기 ‘미술관 옆 사진관’. 앞으로 더 잘 익은 작품들로 따뜻한 공감대를 나누고 싶다는 꿈, 그것을 위해 오늘도 그녀들은 사진을 담근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박선영 씨의 <36.5°> 
제목이 말해주듯 그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사람의 체온에서 오는 따스한 온기와 같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일상을 스쳐가며 파인더에 들어오는 장면들을 과감한 프레이밍을 통하여 자신만의 온도로 담아냈다. 



박경숙 씨의 <송추역 사람들>

그녀는 지난여름부터 폐역인 송추역 인근에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그들과 얼굴을 트고 가까이 지내며 작은 간이역이 사라져 폐역이 되고, 이제 몇 남지 않은 동네주민들의 살아가는 풍경을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담아냈다. 




박혜련 씨의 <그들의 바다 나의 바다>

그의 작품은 두 장의 사진을 하나로 붙여서 보여주는데 하나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남편과 아들의 풍경이고 또 하나는 그녀의 눈에 비친 그들이 없는 풍경이다. 이는 아내와 엄마로서의 그녀와, 자신으로의 그녀가 분리되면서도 동시에 분리되지 않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성수정 씨의 <도시飛行>
‘도시기행’은 그녀가 고양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한 것들로 일상적 도시의 풍경을 극단적인 노출을 통하여 낯설게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사진은 우리가 사는 이 익숙한 공간을 거리를 두고 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송예진 씨의 <1950, PW>

그는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포로가 되어 60여 년간 고향 땅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팔순의 아버지를 기록한 작업으로 눈길을 뜰었다. 아버지가 수없이 써온 노트들, 팔에 새겨졌으나 거의 지워진 반공 문신, 자신이 갇혀있었던 거제도포로수용소의 철조망, 그리고 그 앞에 선 팔순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아직도 소년이다. 



이정원 씨의 <그녀>
사진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더 의미가 있는 작업이다. 고향에 홀로 있는 그녀의 엄마. 화장을 하고, 식당에서 일하고, 공짜 국수를 먹고, 춤추러도 가고, 손주를 안은 모습을 ‘그녀’의 넷째 딸인 이정원 씨가 카메라를 들고 밀착 기록했다. 




주세진 씨의 <Flower>

 꽃이 화려한 것은 그 자태보다 색에 있음에도 그녀는 그 색을 모두 제거함으로 흐트러짐 없는 구도를 통해 꽃이 가진 형태에 보다 주목하게 만든다. 그리고 하얀 배경 앞에 꼿꼿이 서있는 그 꽃들은 화려하지만 화려하지 않고 마치 인공적인 사물과 같이 보인다.



정은숙 씨의 <해질 무렵>
40년의 세월을 살면서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노부부, 부모의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냈다. 두 개의 호박이나 나란히 놓여있는 노부부의 신발들과 같이 항상 거기에 부모과 함께 있어온 것들을 함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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