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우리아이의 학습

지역내일 2014-12-10

어학원에서 여러 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중학생이 된 자녀를 둔 다수의 부모님들의 공통적인 고민을 발견 하게 됩니다. “중학교 올라와서 우리 아이가 변했어요.”, “초등학교 때는 공부도 잘하고 착한 아이였는데 중학교 올라와서는 점점 말도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만 해요.” 등등 중학생 아이들의 사춘기로 인해 당황하는 부모님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대게 중학교에 올라간 자녀의 첫 중간고사 성적이 나온 후 시작됩니다. 초등학교 때 줄곧 90%이상의 성취도를 보였던 우리 아이였기에 중학교 중간고사에 대한 어머님들의 기대치는 1,2 등은 아니어도 적어도 상위권에는 들어갈 것이라 예상하십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되는 순간 적잖은 당혹감이 몰려듭니다. 더욱이 중학교의 성적표는 고등학교 입시의 자료라는 특성상 정확한 학생 수와 그 학생 중 우리아이가 정확히 몇 등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어서 마치 전교생이 일렬로 줄을 서있는데 우리아이가 그 줄 중간 어딘가 서있는 것 같은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져 그 당혹감은 현실적으로 다가 옵니다. 숫자화 된 성적 앞에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학부모로서의 교육철학과 교육방법론에 의구심이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여기저기 자문을 구해 가며 ‘우리아이의 학습 방법이 잘못 된 것은 아닌지’, ‘지금 다니는 학원이 다른 학원 보다 뒤쳐지지는 않는지’ 등 여러 가지 점검을 하시게 됩니다. 이렇게 자녀의 공부법과 학습 태도 등을 점검하고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과 충돌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시작된 자녀의 성적 문제가 부모자식간의 관계 문제까지로 확장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아이의 ‘자아정체감’ 이해 시작부터
사춘기 우리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 하면서 학습에 관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사춘기의 가장 큰 특징인 ‘자아정체감’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의 출발이어야 합니다. 자아 정체감이란‘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발달 심리학자 에릭슨은 전 생애를 8단계로 나누었는데 청소년기는 5단계에 해당하며 각 단계마다 완수해야 하는 발달 과업이 있는데 청소년기에 꼭 완수해야 하는 것이 바로 자아 정체감 입니다. 청소년기에는 애정, 사랑, 삶, 죽음, 종교, 등의 피상적인 개념에 대한 인지가 발달하는데 이 과정 중에서 나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납니다. 이 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차별성을 발견해 나가게 됩니다. 즉, 차별성을 통해 자신의 정체감을 확립해갑니다. 심리학자인 마시아(Marcia) 는 정체성 지위이론을 통해 자아정체감을 좀 더 세분화 하여 자아정체감이 우리 아이들의 학업에 대해 미치는 영향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나는 누구인가?’, ‘다른 사람과 무엇이 다른가?’ 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자기가 관심이 있는 것 자기가 잘하는 것 등을 알아가게 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과 학교공부가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알게 되어 학습에 열의가 생기게 됩니다.
얼마 전 어느 외고 입시 설명회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면접을 준비 하실 때는 스펙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스토리에 신경을 써주세요.” 입시요강을 설명하시는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이 ‘요즘 입시경향의 변화를 잘 설명해 주는 말이기도 하며 동시에 우리 아이들의 학습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입시 면접 때 아이들에게 듣고 싶어 하는 스토리란 학생들이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얼마큼 스스로 학습하려고 노력했는지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으며 또한 얻은 교훈은 무엇인지 그 과정 후에 스스로에게 어떠한 개인적인 목표가 생겼는지 하는 것들입니다. 우리아이들이 ‘나는 누구인가?’ 하는 ‘자아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남들과 다른 나를 발견하면 자기의 관심 분야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자아정체감의 성취’와 관련된 목표도 생기며 그 목표를 이루어 과는 과정에서 지금하고 있는 공부와‘자기 연관성’을 발견합니다. 자아연관성이 강한 공부는 효율성을 높이며 스스로 정한 목표를 이루었을 때‘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성취감’은 곧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어 공부에 더 열중하게 되는 “학습 선순환” 구조가 생겨나게 됩니다. ‘우리아이가 어떻게 이런 “학습 선순환” 구조를 갖게 하는가?’ 하는 문제는 아이를 가장 잘 아시는 부모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함께 같은 취미를 갖는 것도 좋고 폭넓은 경험을 갖게 해주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습니다. 함께 책을 읽으며 느낌을 나누는 것도 좋고 부모님도 평소 하고 싶었던 공부를 시작하시며 공부를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공유하는 것도 좋습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표면적인 스펙 쌓기 해법이 아니라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우리아이의 삶 속에 함께 참여해주고 공감해주고 믿어주고 함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일 것입니다. 

조경원 강사팀장


프라미스어학원 조경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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