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을 떠난 뒤 돌아오지 못하는 단원고등학교 2학년 아이들의 교실을 존치여부를 놓고 학교측과 학생, 학부모, 희생자 가족들 간에 의견이 달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326명 그 중 교실로 돌아온 학생은 불과 72명이다. 학교에 돌아온 아이들도 각자 교실로 돌아갈 수 없어 새로운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1반부터 10반까지 10개 교실엔 아직도 기다림의 눈물과 한숨이 가득한데 최근 이 교실을 언제까지 그대로 둘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깊어지는 것이다.
내년도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단원고 1,3학년 일부 학부모들이 2학년 교실을 학생들에게 돌려 줄 것을 요구하는 중이다. 이들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고 공부하는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2학년 교실을 정상화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측도 일부분 인정하고 있다. 추교영 단원고등학교 교장은 “교실을 언제까지나 그대로 둘 수 없다.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는 추모공간을 학교 안에 만들어 옮기고 교실 정상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원고등학교가 내년도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학급당 인원수가 줄어 교육공간이 더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생존학생들과 희생자 가족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생존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졸업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된 아이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함께 졸업할 때까지 2학년 교실을 그대로 둘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희생자가족들도 아이들이 공부했던 교실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했던 시민들도 교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이들 중 몇몇은 지난 26일 단원고등학교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또 내년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중 3학생을 중심으로 단원고등학교에 지원하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SNS를 통해 “단원고 언니 오빠들의 자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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