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화교가 운영하는 중식당 열전

전통과 맛,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지역내일 2014-12-03 (수정 2014-12-03 오후 3:59:10)

중국의 문화적 전통을 계승하지만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화교들. 이들은 중국 본토 스타일의 역사와 전통을 강조하며 한국형 중화요리의 현지화에 성공했다. 대중적인 맛과 가격으로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형 중화요리는 서민을 대표하는 최고의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대중음식. 입학, 졸업 등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던 서민요리인 중화요리는 한국인들에게는 추억이기도 하다.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중화요리의 옛날 맛 그대로 전통을 잇고 있는 우리지역 화교 중식당을 알아보자.
김소정, 이주은, 이영임, 홍기숙 리포터


태원 - 기교부리지 않은 옛날 맛 그대로 





둔산동 ‘태원’은 대전역 골목에 있는 60년 전통의 화교 중국집 ‘태화장’을 운영해온 대만인 부부의 둘째 아들이 운영하는 곳. 현재 태화장은 큰 아들이 영업 중이다.
태원도 둔산동에서 14년이나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직장인 모임이나 가족모임장소로 찾는 사람이 꾸준하다. 3층 건물 중 2~3층은 연회장으로 송년회나 돌잔치, 상견례, 모임에 적합하고 코스 요리가 다양하며 한결같은 맛을 낸다고 평가받는다.
주방에는 중국인 요리사만 7명이나 있다. 주문 즉시 그들의 소통은 중국어로 이루어져서 화교식당임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고록안 사장은 “중식당을 오래도록해온 부모님께서 ‘하나만 제대로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늘 말씀하셨다. 지금은 음식이 담긴 모양새나 간만 봐도 부족한 점이 보인다”며 “유행을 좇지 않고 옛날 맛 그대로 음식을 한다. 기교 부리지 않고 옛 맛을 고수한 것이 지금까지 건재한 비결”이라고 전했다.
태원의 인기메뉴는 누구나 좋아하는 짜장면(4500원)과 탕수육(1만5000원). 돼지등심을 이용해 핏물을 뺀 후 얇게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다음 새콤달콤한 소스와 나오는 탕수육은 느끼함이 덜하고 간이 적당하다. 여름에는 중국식 냉면으로 히트를 쳤다.
요즘같이 추운 계절에는 돼지사골로 밑 국물을 내고 굴과 바지락을 넣어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낸 굴짬뽕(7000원)도 인기다. 물 좋은 해물과 배추, 청경채, 버섯이 아낌없이 들어있다.
중국식 만두(7000원) 또한 흔히 접해온 중국집 만두와 확연히 다르다. 한 번 음식 맛을 본 사람들이 오래도록 찾아오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
042-488-8836


홍운장 - 옛날 중국집 그 맛이 그리울 땐 





배재시장 골목 안에 위치한 홍운장은 화교2세대 장홍길 사장(64)이 운영하는 25년 전통의 중식당이다. 청주에서 중국집을 했던 부친과 서울 등에서 기술을 배워 서른쯤에 대전으로 와서 중식당을 시작했다고 한다. 옛 충무체육관 근처와 유천동을 거쳐 1990년쯤에 도마동으로 옮겨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식당에 들어서면 정겨운 난로에 끓인 보리차가 나온다. 보리차 맛부터 심상치 않다. 우리가 흔히 시키는 짜장면(3500원), 짬뽕(4500원), 탕수육(소 1만2000원)을 시켰다. 짜장면에는 향긋한 오이향이 확 나는 신선한 오이채를 고명으로 올린다. 근래에는 오이채 올린 짜장면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얼른 비벼서 한 젓가락 먹어본다. 맛이 깔끔하다. 요즘 단맛이 너무 강한 짜장면이 많은데 이 집 짜장면 맛은 어려서 먹던 바로 그 맛이다.
탕수육은 소스의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지 않고, 적당히 잘 배합되어 맛을 더 살려준다. 아직도 덩어리 고기를 사와서 직접 손질해 하나하나 일일이 튀김옷을 묻혀서 튀겨내는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제는 짬뽕 국물 맛을 봐야 할 차례. 짬뽕 고유의 칼칼하면서 짭짤한 맛이 제대로다. 만두도 직접 빚어서 군만두를 만든다고 한다.
힘들지만 전통방식을 고수해서 깔끔하고 과하지 않은 담백한 옛날 중국집 맛이 이집의 특징이다. 배재대학교의 오래된 교직원들에게 사랑 받는 중식당, 이사 간 사람도 찾아와서 먹는 숨겨진 맛 집이 바로 여기이다.
042-523-4791


연래춘대반점 - 24년 역사를 가진 유성의 고급 중식당





화교인 왕보장(58)씨가 중리동에서 왕비성이란 이름으로 중식당을 운영하다 1990년 충남대 앞으로 이전하면서 ‘연래춘’이란 이름으로 개업했다. 24년 역사에 걸맞게 유성 일대에서 고급 중식당으로 단단히 자리매김했으며 오래된 단골들이 많다. 2008년 테크노밸리 쪽에 ‘리원’을 오픈하면서 부인인 정민경(52)씨가 현재 연래춘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동안 2차례에 걸친 리모델링을 통해 지금의 연래춘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붉은색을 주조로 한 고급스럽고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는 중국요리 전문점임을 한 눈에 느낄 수 있게 한다.
깔끔한 실내에서 제복을 입은 종업원들의 친절한 서빙을 받고, 따뜻한 자스민차와 함께 즐기는 식사는 간단한 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 가는 손님들에게도 제대로 대접 받는 느낌을 들게 해 만족도가 높다. 가족단위 손님이 많으며 어린이용 높은 의자도 준비 되어있다.
3~4명의 가족에게 적당한 4가지 코스로 이루어진 간단한 가족런치메뉴(6만9000원)부터 10가지 코스의 디너세트메뉴(1인 기준 6만원)까지 다양한 세트메뉴가 있다. 단품음식으로는 사천탕면(8000원), 짜장면(5000원), 전가복(중 6만5000원)이 인기메뉴이다. 정 대표는 “중국요리에 의외로 와인이 잘 어울려 중국술과 함께 여러 가지 와인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주방을 포함해 110평 면적에 전체 150석 규모로 9명부터 20명까지 각종 모임에 적당한 크고 작은 5개의 방을 가지고 있다. 가게 뒤편으로 주차장이 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영업하며 연중무휴이다.
042-825-1177/1188


판다차이나 - 40년 정통의 가업을 이은 중화요리집






노은지구 반석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판다차이나는 40년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화교 중화요리집이다. 유성 리베라호텔 뒤편에서 ‘한빈장’이라는 중식당을 운영하던 부모님의 대를 이어 가업을 잇고 있는 왕소한씨 부부. 4년 전 ‘판다차이나’로 이름을 바꿔 지금의 반석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통 화교 중화요리라는 자부심과 함께 40년 전통의 노하우를 2대째 선보이는 이곳은 노은의 트렌드와 맞물려 새로운 변화를 이어가는 중이다. 
판다차이나라는 이름처럼 가게 입구부터 앙증맞은 판다 그림이 손님을 반긴다. 실내 곳곳에 놓인 판다 액자들과 빨간색 전등의 모습이 전통 화교 중식당임을 짐작케 한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중국 천진식 수제만두이다.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수제만두는 유달리 큼직하고 통통하다. 군만두, 찐만두, 물만두 등 모든 종류의 만두가 두루두루 인기 있다. 신선한 야채와 A급 고기만을 사용한다는 만두소는 비릿함 없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종류에 관계없이 만두는 1인분에 5000원이며 양도 푸짐하다.
이곳의 또 다른 인기메뉴는 탕수육이다. 식용유 대신 카놀라유를 사용해 튀겨진 튀김옷은 하얗다 못해 투명하다. 따끈하고 바삭한 고기튀김에 곁들이는 달콤새콤한 소스가 입맛을 돋운다.
최근 판다차이나는 주변 직장인들을 위해 뚝배기 불고기, 수제돈가스, 오삼불고기덮밥 등의 메뉴를 선보였다. 중식당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메뉴지만 급변하는 고객의 입맛을 반영하고자 변화하는 판다차이나의 숨은 노력이다.
042-825-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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