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연극으로 만들었어요

강서고 연극동아리 ‘여울’ 자체공연

지역내일 2014-08-07

뜨거운 여름은 태양 에너지가 가득한 계절이다. 곡식들은 이 에너지를 열매에 차곡차곡 담아 풍성한 가을을 준비한다. 가을날 알찬 열매를 기대하며 여름을 보내는 건 곡식뿐만이 아니다. 강서고등학교 연극동아리 여울 학생들도 뜨거운 태양에너지를 꼭꼭 모아 정기공연을 준비 중이다.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 29일 강서고 시청각실을 찾았다. 이곳은 여울과 배우들이 모여 자체 정기공연인 ‘복도에서’를 준비하는 연습실이다.

여울


청소년의 우정과 갈등 다룬 ‘복도에서’
주연배우를 기다리느라 연습이 늦어지는 틈을 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여울이 자체공연으로 준비 중인 ‘복도에서’는 여울이 올해 두 번째 무대에 올리는 연극이다. 상담실 복도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10대 청소년들의 우정과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난 이완구씨의 작품이다.
연출을 맞은 유주연 학생은 “어른들은 공부만 하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진로며 친구들 문제로 고민이 많거든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내용이라 많은 친구들이 공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울은 올해 변신을 시도 중이다. 그동안 배우가 중심이었던 동아리 운영을 배우를 제외한 연극 제작 중심의 동아리로 변신한 것이다. 이번 연극에서도 연출과 무대, 조명 등 스텝은 연극동아리 ‘여울’ 회원들이 맡고 배우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
12년째 여울을 지도하고 있는 박석민 교사는 “배우가 중심인 연극동아리를 오랫동안 운영해 왔었는데 연기상을 받기 위해 억지로 연기를 심어주고 가르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에 연극을 만들어 가는 조명과 연출, 무대 디자인, 음향 드의 분야로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들을 중심으로 동아리를 이끌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배우중심에서 스텝 중심 동아리로 변신
필요한 배우는 작품에 따라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배우를 외부에서 선발하다 보니 다양한 작품을 빠른 시간에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 교사는 “배우 선발도 학교 학생으로 한정짓지 않을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학교극이라 학생들이 중심이지만 학부모, 다른 학교 학생도 오디션에 응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 배우로 선발된 학생들은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에서 연기를 배운 학생들이며 전문연극배우가 연기를 지도한다.
여울이 배우를 오디션으로 뽑는 목적 중 하나는 더욱 많은 학생이 극예술의 참 맛을 느끼게 하려는 뜻도 있다. 연극 지도를 맡은 극단 해인의 조시현 씨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어보는 경험은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고 자신감을 갖게 한다. 특히 청소년기 아이들이 연극을 하다보면 자존감이 높아져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데 좋은 경험이 된다”고 말했다.


스포트라이트 받는 배우가 아니어도 좋다
배우가 아닌 스텝 중심 동아리로 변하다 보니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연출과 무대 디자인 등 연극 외 요소에 대한 아이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무대 음향을 맡은 홍성준 군은 “장면 하나 하나를 살펴보면서 어떤 음향을 넣는 것이 극의 효과를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출과 상의를 한다. 처음이라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면 내가 참여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뿌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를 오디션으로 뽑다보니 더 많은 연극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여울은 올해 4차례 공연을 계획 중이다. 연극의 모든 부분을 조율하는 연출은 한 사람씩 돌아가며 진행한다. 공연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직접 올릴 무대부터 홍보까지 스스로 해야 한다. 지도교사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조언만 해준다.
여울이 제작하는 작품 수는 늘어난 반면 청소년 연극제 출품은 접어야 했다. 해마다 전국단위 연극제에서 상을 휩쓸었던 여울에게는 아쉬운 결정이었다. 박석민 교사는 “과연 아이들에게 어디까지 연기를 가르쳐야 하는가가 늘 고민이었어요. 삶이 이해하는 만큼 연기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상을 받기 위해서는 어른의 시각 어른의 눈으로 평가를 하죠. 연극제에서 상을 받는다고 꼭 좋은 연기자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고등학교 연극이 추구하는 아마추어리즘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여울의 공연이 보고 싶다면 23일과 24일 별무리극장을 찾아가 보자. 강서고 연극부와 초지고 연극부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티켓 문의는 여울 홍보 담당자 임소영 학생(010-3927-9046)에게 하면 된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