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는 유고연방의 제일 북쪽(북위 45도~47도)에 자리 잡고 있다. 동아시아의 같은 위도는 중국의 흑룡강 성에 해당된다. 하안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륙성 기후이다. 작은 나라 (면적 2만㎢, 인구 200만명)이다. 경상북도(면적 1만9천㎢, 인구 2백70만명)만 하다. 북쪽에는 알프스 산맥이 있고, 남동쪽에는 디나르 알프스 산맥, 중앙은 파노니안 평야가 있다. 파노니안 평야는 헝가리가 놓여 있는 넓은 흑해분지의 일부이다. 서남쪽 좁은 면적이 지중해와 면하고 있다. 산악지형은 아니지만, 산지의 영향으로 나라 전체가 평균 450m이다. 큰 강줄기는 다뉴브(도나우)강의 지류에 해당된다. 수력이 풍부하다. 강 전체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다. 연 강수량도 3400mm나 되는 곳도 있다.
강대국 틈새 침략과 유린의 역사
1991년에 독립을 했다. 슬로베니아의 위치가 서쪽에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동쪽에는 헝가리에 둘러싸여 있고, 남쪽은 연방국가였던 보스니아가 있다. 발칸반도의 나라가 비슷한 운명을 갖고 있지만, 인구 200만명의 작은 인구를 갖고 있는 작은 나라가 하나의 민족국가로 살아가기는 힘들었다. 주변에는 강대국들이 포진하고 있다. 살기 좋고 작은 나라를 언제든지 침략했다.
슬라브족, 라틴족, 게르만족, 이슬람족의 싸움터였다. 이웃 베네치아의 침략을 피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황제를 모셔오기도 했다. 이웃나라 사이의 힘의 균형이 깨어질 때는 언제든지 침략당하고 유린됐다. 그래서 슬로베니아의 문화는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이슬람 문화가 혼재되어 있다. 민족이란 이름이 붙어 있지만, 수천년 동안 혼혈이 되어 있어서 우리 민족처럼 외형으로 다른 민족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유일한 구별은 언어이다. 슬로베니아어를 상용하면 ‘슬로베이어 족’이다.
지금도 이탈리아와 국경지대의 도시에는 이탈리아어, 오스트리아 국경도시에서는 독일어, 헝가리 국경지대는 헝가리어를 공용어로 쓴다. 슬로베니아어 보다 더 많이 쓴다. 국경지대는 여권도 인접국가 언어를 같이 쓰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공식 언어는 ‘슬로베니아어’이지만, 인구의 반 이상이 제2외국어를 한다. 제일 많은 외국어는 영어 56%, 독일어 42%, 이탈리아어가 15%이다. 슬로베니아는 사회주의국가였지만 서구화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솔리니의 민족말살정책
2차대전으로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에 침략을 받았을 때는 민족 말살정책까지 썼다. 일제의 침략정책 중에서 가장 잔인하고 악랄한 정책이 ‘창씨개명’이라고 생각한다. 후세들에게 한국어를 못하게 하고, 일본어로 가르치고, 성과 이름을 일본어로 바꾸게 했다. 1939년에 시작하여 1941년에 성과 이름을 일본어로 바꾸었다. 조선족의 80%가 이름을 바꾸었다.
1940년생인 나도 일본이름으로 호적에 등기했다. 한 세대를 지나면 완전히 화석화된 이름이 될 것이다.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라는 소설이 있다. 일본은 2차대전을 승리하고 조선인은 일본인과 동화된다. 완벽하게 일본어를 사용하고 이등국민으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는 역사를 가정한 소설이다. 소설의 허구적인 이야기만, 세계 속에 그런 역사를 가진 민족이 세계 도처에 있다. 만주족이 한족에 동화되어 만주어는 화석언어가 되었다.
만주어를 쓰는 사람이 없어 유전자는 살아 있지만, 민족은 사라졌다. 창씨개명이 지독한 일본제국주의 유일한 범죄인 줄 알았다. 슬로베니아를 합방한 무솔리니는 학교에서 슬로베니아어 사용을 금지(1929)하고 이탈리아어로 수업을 하도록 했고, 슬로베니아 땅에서 슬로베니아인을 강제로 추방하고 이탈리아인이 살도록 했다. 이탈리아 대신 나치가 들어(1941)와서는 아이들을 부모에서 떼어 내어 독일 가정으로 보내어 독일어와 문화를 배우게 하는 민족 말살정책을 썼다.
작은 민족국가를 보호하는 우산
지금 슬로베니아는 전 유고연방 중에서 가장 잘 사는 공화국이다. 1인당 소득이 2만9천불이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덕택이다. 국경도시에는 길에 흰 줄을 그어놓고 이쪽은 이탈리아 저쪽은 슬로베니아라고 써 놓았다. 경비는 없다. 슬로베니아는 물가가 싸고 자연이 아름답고 통행이 자유롭다. 만년설의 알프스, 오염되지 않은 하천, 석회암지역의 동굴, 융합된 문화가 관광의 매력이다.
만년설이 있는 알프스 산맥을 등지고 있는 블레드 호수는 1급 관광지로 꼽힌다. 수도는 류블랴나(인구 30만명)이다. EU에 가입하고, NATO에도 가입했다. 사회주의를 버리고 서구의 시장경제에 편입됐다. 슬로베니아 화폐인 ‘톨랄’을 버리고 유로를 쓰고 있다. 작은 나라이므로 민족국가를 보호해 줄 우산이 필요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