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한노인회 고양통합취업지원센터 실버나레이터모델

“지금이 우리의 황금시대~”

지역내일 2014-11-24


지난 9월 19일~10월 4일까지 진행된 인천아시안게임 진행요원과 봉사자들 중에는 펜싱경기장과 국제심판부, VIP주차장 등에서 활약하는 시니어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사)대한노인회 고양시 통합취업지원센터 실버나레이터모델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유니폼을 차려입고 행사장의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야 하는 일이 힘들 법도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열린 10여 일 동안 인생 최고의 멋진 경험을 했다고 하는데요. “인생2막 이렇게 멋진 일을 할 수 있으니 지금이 우리의 황금시대”라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처음엔 자세교정, 시선처리 힘들었지만 지금은 프로로 진화 중
실버나레이터모델이란 신제품 발표회, 패션쇼, 공연장, 백화점, 관공서 등에서 제품 등을 소개하고 행사 홍보와 안내 등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해 주는 메시지 전달자를 말한다. (사)대한노인회 염인열 고양통합취업지원센터장은 “정부 노인일자리 사업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일자리 개발을 통해 어르신들이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활동하며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던 중 실버나레이터모델을 모집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지난 해 8월 심사를 거쳐 선발된 고양파주지역 실버나레이터모델은 30여 명. 선발 이후 이들은 직무교육과 더불어 수차례에 걸친 소양교육을 받으며 전문 나레이터모델이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실버나레이터모델로 선발된 시니어들은 “처음엔 자세교정부터 걸음걸이, 시선처리, 안내할 때 팔과 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지 난생처음 받아보는 생소한 교육에 다리가 후들거렸다”고 입을 모은다. 



SENDEX2014(복지&헬스케어 전시회) 2년 연속 실버나레이터모델, 패션쇼 등 참여
교육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실버’라고 해서 허투루 넘기거나, 봐주는 것은 없었다. 어르신들의 열정은 젊은 모델보다 뜨거웠고 염 센터장은 어르신들이 목표에 다다를 때까지 다그치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염 센터장은 “교육을 일부러 더 혹독하게 했습니다. 아마추어지만 숙련자와 같은 능숙함과 마인드를 가져야한다는 생각에서지요. 많지는 않지만 일을 하고 대가를 받는 것에 대한 책임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라고 한다. 
덕분에 어르신들의 실력도 일취월장, 생초보 어르신들이 서서히 프로페셔널한 나레이터모델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고양파주지역과 인천 지역 나레이터모델 어르신들이 지난해와 올해 SENDEX2014(복지&헬스케어 전시회)와 실버패션쇼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인천아시안게임 행사도우미로 참여하게 된 것. 어르신들은 4만5000명 수용 규모의 경기장을 몇 차례나 둘러보면서 주요 출입구의 위치를 숙지하고 교육이 끝난 후에도 진행사항을 달달 외울 정도로 열성을 쏟았다. 아직 아시안게임 현장을 함께 했다는 벅찬 감동이 가시지 않았다는 시니어들. 앞으로 그들은 더 많은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갖기 위해 매월 정기모임을 통해 나레이터모델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행사장에서 누구보다 빛나는 그들의 이름은 실버나레이터모델, 지금이 그들의 황금시대다.


>>> 미니인터뷰
“이번 아시아게임 때 펜싱부 장비과에서 장비를 점검하고 승인하는 일을 했어요. 다른 일정을 다 접어두고 이른 아침부터 저녁 9시까지 현장에 있었지만 힘든 줄 몰랐어요. 특히 제가 맡은 장비과는 매우 중요한 일이더라고요.(웃음) 장비 검사를 하고 승인해주지 않으면 경기를 못하잖아요. 국제적인 행사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정상택 씨, 64세)


“전 펜싱실내경기장에서 비디오를 찍고 점수를 올리는 판독 역할을 담당했어요. 국제대회인만큼 언어소통이 좀 걱정됐는데 영어가 능숙한 아이들 사이에서 우리가 끝까지 잘 해냈다는 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어요. 이번에 그동안 TV에서 비춰지는 멋진 장면 뒤에 숨은 봉사자들의 노고가 있다는 것도 느꼈고요” 


(이병숙 씨, 64세)


“저는 아시안게임 VIP주차장에서 안내를 맡았었죠. 아시안게임의 통역관 보안관 등을 직접 만나는 일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모자와 유니폼을 딱 갖춰 입고 그동안 교육받은 대로 끝까지 탈 없이 행사도우미 역할을 마칠 수 있어서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이 나이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김순이 씨, 72세)


“저도 펜싱부에서 가이드를 했어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펜싱선수단에 금메달이 쏟아졌잖아요. 내 인생에 나레이터모델로 국제행사에 참여한 것도 좋은데 내가 속한 선수단이 메달을 휩쓸다시피 하니 신이 나서 힘든 줄도 모르고 내내 행복했어요. 나레이터모델에 지원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고,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길옥순 씨, 69세)


“이번에 펜싱부 장비과에서 일했어요. 장비과는 원래 남자들만 뽑는데 제 이름이 남자이름이라 남자인 줄 알고 뽑혔대요.(웃음) 덕분에 홍일점으로 일하게 됐는데 이 일이 너무 좋았어요. 제가 장비 승인을 하지 않으면 선수들이 경기에 나갈 수 없으니 얼마나 중요한 일이예요. 힘든 것보다 보람과 즐거움이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서준석 씨, 65세)


“전 이번아시안게임에서 국제심판부 도우미로 활동했어요. 30여 명의 국제심판들이 업무에 불편하지 않도록 보조를 하는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영어는 많이 쓸 일이 없었고 바디랭귀지와 눈빛으로 다 통했어요.(웃음) 이번에 11일 동안 113시간 26분을 아시안게임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것,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김정숙 씨, 7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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