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대한 의문점들 중 하나는 같은 지역, 연도, 생산자에 의해 만들어진 와인 맛이 다른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와인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요소들에 대하여 설명을 해야 한다.
포도의 특성, 와인 양조 과정과 숙성과정 그리고 만들어진 와인의 목적과 특징을 설명해야 한다. 포도 성분은 지역적 포도 재배환경에 따라 달라지며 포도 품종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성분이 다른 포도즙을 알코올로 발효시키는 과정과 사용되는 도구들에 의해서도 와인의 특성은 결정된다.
포도즙이 포함하고 있는 당분을 효모(이스트)가 알코올과 탄산으로 분리하는 과정이 알코올 발효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쳐 포도즙은 와인이라 불리며 새로운 형태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때 발효 과정에서 오크(참나무)통, 스테인리스(철)통 등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서 와인의 맛이 변화가 있게 된다. 그리고 와인을 양조함에 있어서 양조자의 기술과 경험의 차이에 있어서도 와인의 스타일과 맛, 향 등이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양조자는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포도 수확기에 포도의 맛이나 당도 등을 측정해서 그해의 와인 양조 스타일을 결정하게 되고 양조자의 역량에 의해서 그해의 와인 품질이 결정된다. 같은 사람이 와인을 만들어도 해마다 와인의 맛이 달라지는 원인이다.
와인의 다양한 변화는 양조 후에 시작되는데 숙성이 바로 그것이다. 숙성은 발효에 의해서 만들어진 와인을 익히는 과정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편하다. 와인의 숙성은 다양한 재료의 통이나 참나무통에서 이루어지는데 오크통 안에서 와인의 화학적 성분들과 참나무의 성분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화학적 변화를 겪게 되는데 와인은 이 숙성기간에 따라서 또는 참나무의 원산지 특성, 크기에 따라서 맛의 변화가 다르게 나타난다. 발효가 와인의 탄생과 유아기라면 숙성은 와인을 키워내는 과정이다.
적개는 몇 개월에서 많게는 삼십 개월 이상까지 숙성을 통하여 포도즙이 가지고 있던 색소며 산, 타닌 등 와인의 성분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와인은 부드럽고 향기로우며 단순하고 강한 맛에서 복합적이고 섬세한 맛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와인은 여기에서 그 변화를 멈추지 않고 살아있는 생명처럼 나이를 먹고 성장하다 노화하게 된다. 그래서 흔히 와인과 친구는 오래 될수록 좋다고 하는 데 친구는 오랜 친구가 좋지만 와인은 맛이 무르익어가다 상하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
와인의 맛은 변화하고 진화되며 만드는 사람의 의도에 의하여 만들어지고 지속되기 때문에 와인의 중요한 부분 중에 재료의 중요한 부분도 있으나 그것을 빚어내는 사람의 손길 또한 중요하다 하겠다.
왕도열 원장
에꼴뒤뱅 대전와인스쿨 원장
배재대학교 호텔 컨벤션학과 겸임교수
한국소믈리에학회 이사
한국소믈리에협회 대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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