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 우리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_ ‘모해교육’편

방과 후 교육의 또 다른 대안… 돌봄교실 · 공동육아 · 역사생태체험학습까지

지역내일 2014-07-23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나면 엄마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 이 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관심이 커진다. 하지만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이나 학원에서 1~2시간 강습 외 다른 대안은 없다. 그렇다고 엄마가 종일 아이와 매번 무엇인가를 시도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사정은 더하다.
이런 가정을 위해 ‘모해교육’이 탄생했다. ‘모해’는 모퉁이를 비추는 햇살의 순수한 우리말로 아이들에게 따뜻한 햇살이 되어 주는 행복한 교육을 해보고자 학부모들이 모여 만든 마을기업이다. 

모해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니즈에 맞추어
‘모해교육’ 조합원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가양아파트 8단지 아파트 303호. 모해교육이 12대 1의 경쟁을 뚫고 마을기업으로 재선정되면서 아이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교육을, 조합원들에게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마을기업 컨설턴트 안상준 대표와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안 대표는 “마을기업도 사업이다. 사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공급과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모해교육의 역량과 노하우는 무엇인지, 모해교육이 다루고 있는 교육이라는 제품을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니즈에 맞추어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회의를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공교육이 해주지 못하는 통합교육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싶지만 일반 사교육과 차별화 된 점이 있어야 한다”며 마을기업으로서 모해교육을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의견 나누기 시간을 가졌다.


지식 위주의 학습보다 자연친화적 체험활동
모해교육을 맡고 있는 최정희 대표는 지식 위주의 학습보다 자연친화적인 활동과 체험학습으로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함께 사는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자 품앗이 방과 후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힌다.
사실 최 대표는 두 아이를 키우는 직장맘으로 아이들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둘째아이 임신 중에도 MBA 공부를 할 만큼 욕심도 있었지만 결국 아이들 뒷바라지 문제로 직장을 관뒀다.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역사생태지도사과정을 수강하던 중에 만난 전효진씨와 함께 고민을 나누던 차 2012년 11월 가양동에서 온종일 행복돌봄교실 문을 열었다. 이런 뜻에 공감한 가정들이 하나둘 모여 21명의 조합원으로 성장했다.
현재 모해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들은 교사 7명, 7살부터 초등 5학년까지 아이들 13명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 이후부터 저녁 8시까지 센터에서 공부도 하고 외부활동도 나가고 저녁도 같이 먹는다.
이곳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은 시간을 내어 아이들의 교육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만약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센터 청소라도 거들어야 조합원 가입이 가능할 만큼 공동육아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다.


통합 융합교육, 아이를 변화시키다
모해교육은 사교육과 차별화된 공동육아의 대안으로 지식 위주의 학습보다 자연친화적 체험활동을 한다. 월요일 상자텃밭 가꾸기를 시작으로 화/목요일은 논술과 영어 공부, 수요일은 박물관이나 과학관 등으로 외부 체험활동을 나간다. 금요일은 주말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어린 친구들은 증미산 산행을 간다. 한 달에 4군데 이상의 박물관을 가는 흔치 않은 곳이다.
모해교육은 공교육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통합, 스팀교육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자료 찾기부터 재료 구입, 책자 만들기 등 통합교육을 준비하는 길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각자 강사들이 맡아야 하는 책임도 커진다. 역사와 수학, 과학을 융합해 수업을 할 때는 담당 강사들이 모두 모여 의논도 해야 한다. 각자 가정이 있고 맡은 다른 업무가 있기 때문에 모이기가 쉽지 않지만 오롯이 교육을 위해 양보한다.
현재 모해교육은 아파트 상가에 자리를 잡아 취사공간이 부족해 집에서 밥을 지어 센터로 날라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 대표는 모해교육을 법적 영리사업인 마을기업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인 비영리단체로 전환하고 역사논술체험학습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아 자체 교재도 개발하고 싶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 직장에서 다시 복직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수입 때문에 잠깐의 고민도 있었지만 첫 직장이 생계 때문에 선택했다면 두 번째 직장은 남들이 보는 잣대가 아닌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지금 1등이 아니어도 풍요롭고 여유롭게 사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고 갈무리한다.



미니인터뷰


모해교육 최정희 대표
“아이들은 지금 행복해야 자라서도 행복을 찾아갈 수 있어요. 초창기에는 하루 일과가 아이들 분쟁조정이었지만 이제는 하루 종일 붙어 있어도 싸우지 않아요. 자기 것을 나누면 행복해진다는 것을 배웠으니까요.”



전효진 창의수학 담당
“아이를 잘 키워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요즘 아이들 지식적인 것만 추구하다 보니 마음이 아프고 표정이 어두운 아이들이 많아요. 2년 째 공동육아를 하면서 표정이 밝아지고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도민혜 영유아 담당
“아이들이 시간에 쫓겨 학원에 다닐 때는 스트레스를 엄마인 나에게 쏟아 붓고 표정이 어두웠지만 센터에 다니면서 밝아지고 관계도 좋아졌어요. 한창 놀 나이에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공부보다 더 중요할 것 같아 선택하게 됐습니다.”



전윤경 영어 보드 담당
“시간이 지날수록 책임도 늘어나고 혼자 가르치는 일보다 모여서 의논해야 하는 시간이 자꾸 늘어나 힘은 들지만 영어와 보드를 이용한 창의융합교육은 즐겁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정실 과학 담당
“마을기업에 대해 잘 모르고 시작했지만 기존 교육과는 차별화된 점이 있습니다. 엄마로서 ‘이건 아니야, 이런 것 까지 해야 하나’하는 것이 항상 의문이었는데 모해교육에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습니다.”



윤혜성 생태역사 담당
“모해교육은 공교육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융합교육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재료 구입부터 자료 찾기, 책 만들기 등 시간과의 싸움이지만 아이들을 재미있어 하고 다음에 또 참여하고 싶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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