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상관없이 푸른 식물과 꽃을 볼 수 있고 직접 채소를 키워 수확하는 오가닉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가드닝이라고 해서 정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오산, 베란다도 좋고 책상 한켠 손바닥보다 작은 공간이라도 좋다. 실내에 만든 작은 정원으로 푸르름을 만날 수 있는 가드닝의 소소한 즐거움, 마음만 먹으면 스티로폼 상자 하나만으로도 만끽할 수 있다. 지난 화요일 나만의 감각으로 식물을 심고 또 가꾸는 ‘가드닝’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대한민국 최초의 정원사협동조합, 차별화된 가드닝 강좌 열어
토당동 주택가에 있는 ‘꽃마루’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김영재 선생의 이론수업이 한창이다. 지난 봄 호수공원에서 열린 고양시꽃박람회 현장에 조합원들이 함께 만들었던 조경부스를 영상으로 보며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수강생들의 질문도 많아졌다. 강좌가 열리는 ‘꽃마루’는 시민정원사협조합 고문이자 ‘푸르미회’ 북부지회(농협대)회장인 김영재 선생의 개인 집. 김 선생은 푸르미회 회원들을 위해 살고 있는 공간을 ‘꽃마루’라 칭하고 기꺼이 강의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시민정원사협동조합 곽해선 이사장은 “‘푸르미회는 지난 2008년 경기 농림진흥재단에서 주관하고 시행하는 조경가든 대학의 수료생들이 창단한 모임인데 김 선생이 시민정원사협동조합 고문이기도 해 가드닝스쿨도 이곳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고 웃는다.
고양시민정원사협동조합은 특히 대한민국 최초의 정원사협동조합으로 창립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시민정원사는 2013년 경기 농림진흥재단에서 경기도 녹지의 체계적인 보전과 지속적인 녹화를 추진하기 위해 기본적인 지식과 실무능력이 있는 도민을 대상으로 ‘시민정원사 인증제’를 운영했다. 고양시에서는 시범운영기관으로 농협대학교가 선정됐으며 이곳에서 교육받은 16명이 ‘고양시민정원사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이곳 창립 조합원 16명 모두는 경기도지사가 인증하는 ‘시민정원사’ 176시간 교육과정을 이수했으며 현재는 36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론과 실기를 두루 배울 수 있는 가드닝 배움터가 될 것
곽해선 이사장은 경제교육 전문가로 20년간 강연 저술활동을 해오다 2012년 우연한 기회농협대 ‘조경가든’ 대학과 2013년 봄 농협대 ‘귀촌반’ ‘시민정원사’ 교육과정을 수료했고, 그해 11월 시민정원사 동기들과 시민정원사 협동조합을 창립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인건비 90%)을 받는 사회적협동조합과 달리 시민정원협동조합은 정부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일반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운영에 필요한 기본 재원을 스스로 마련하고 있으며, 사업성과도 공동으로 분배해 자립하는 조직으로 키워가고 있다”고 한다. 현재 조합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매주 화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모여 자체 스터디 모임(연구강좌)을 열고 공부하는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으로 운영 중이다. 또 지난 3월~5월 1기 가드닝스쿨 강좌를 열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알찬 강의로 관심을 모았고 7월 말까지 2기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곽 이사장은 또 “우리나라에는 이론과 실기를 두루 배울 수 있는 정원사 양성기관이 부족하다. 그래서 가드너를 양성하는 시민정원사협동조합이 교육기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문 지식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들을 적극 전개나감으로써 전문 협동조합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바람과 포부를 밝힌다. 시민정원사협동조합에 가입하려면 창립취지에 동의하고, 출자금으로 1구좌(3만원) 이상 지불하고 가입신청서를 작성하면 누구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가드닝스쿨 3기는 9월 1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신청은 강좌 시작 전까지 가능하다. http://cafe.naver.com/citizengardner 문의 031-8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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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원사협동조합은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3월 18일부터 가드닝스쿨(실내 원예 입문) 교육과정을 꽃마루에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3월 10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호수공원 텃밭정원을 푸르미 북부지회와 함께 가꾸고 있다. 시민정원사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하나의 기업을 운영한다는 의미에서 기업조합이다. 앞으로 더 조합원들이 힘을 모아 모범이 되는 협동조합으로 키워나가려고 한다”
곽해선 회장
“최근 정원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가드닝에 대한 안목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문화센터나 기타 기관에서 가드닝 수업이 이뤄지지만 이론 뿐 아니라 체험, 실기를 실제로 충실히 가르치는 곳은 별로 많지 않다. 시민정원사협동조합 가드닝 강좌는 이론부터 실기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충실한 강좌로 진행되고 있다. 또 보는 만큼 안목도 높아지기 때문에 정원 박람회나 식물원 견학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영재 고문
“그동안 농협대학에서 진행하던 시민가드닝 과정이 없어지면서 고양시에서 실질적으로 전문적인 가드닝강좌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사라진 셈이다. 시민정원사협동조합 가드닝스쿨은 그곳을 대체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가드닝 수업을 펼치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심정인 씨
“우리 수업은 6강~8강 수업에 재료비 포함 16~18만원으로 수강료가 착하다. 그런데 재료비가 그 이상 소요되기도 해 이러다 출자금이 바닥이 날까 걱정스럽다.(웃음) 그래도 시민정원사협동조합이 여가선용, 일자리창출에 기여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신덕경 씨
“그동안 알뿌리정원실습, 다육식물정원, 분경, 수경재배 등 알차게 강좌가 이뤄지면서 입소문이 났는지 우리 지역 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찾아오는 주부들도 있다. 앞으로 가드닝스쿨 뿐 아니라 학교나 유치원의 생태학교 운영 등 지역에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싶다”
김애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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