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민선 6기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투자유치공약의 실천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유치 흐름과 경기상황 등을 객관적으로 고려할 경우, 실현불가능한 공약을 무리하게 내걸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핵심공약은 ‘3·3·5·5’다. 재임 4년(48개월)동안 글로벌 대기업 3개, 중기업 300개, 중견기업 50개, 일자리 50만개를 달성하겠다고 공약했고 최근 취임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짜고 있다.
그러나 권시장의 이같은 공약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대구시의 지난 8년동안 투자유치실적만 봐도 무리한 목표라는 게 바로 드러난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도 기업투자유치에 총력을 쏟았지만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김 전시장이 재선을 하는 8년동안 투자유치한 실적은 166개사 3조9305억원에 불과했다. 월 1.7개정도 유치한 셈이다. 시장 취임 첫해인 2006년에는 8개 유치에 그쳤고 2011년과 2012년에 각 26개씩 유치한 것이 가장 많았다. 이에 따른 고용 즉 일자리 창출도 2만4891명뿐이었다.
김 전 시장은 무엇보다 삼성 등 대기업 유치에 적극 나섰으나 단 한 개의 대기업도 유치하지 못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에 대해 “다소 무리하고 도전적으로 투자유치 목표를 잡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국가산업단지조성 등으로 산업용지가 충분히 확보돼 있는 등 투자유치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도전해 볼만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보다 상대적으로 투자여건이 좋은 경북도의 김관용 도지사는 30조원 투자유치에 수출 700억달러달성, 좋은 일자리 10만개 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취임과 함께 투자유치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이는 도지사 3선인 김 지사가 지난 8년동안 투자유치한 금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김관용 지사는 민선 4기와 5기 지사 재임기간동안 2966개의 기업과 33조 4282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고용인원은 8만7731명이었다. 김지사는 민선 4기에는 150개기업으로부터 12조4697억원을 투자유치했고 5기에는 무려 2816개사로부터 20조9585억원을 유치했다.
그런데 김관용 지사는 민선 6기 4년동안 30조원을 투자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사가 공약을 달성하려면 1년에 약 8조원씩 매월 6250억원씩을 유치해야 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3선 출마 선거준비를 하면서 30조원 공약이 다소 무리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선언적 의미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측은 경북 경제를 이끄는 구미와 포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기업투자유치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수도권 규제완화의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공약실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환율하락, 내수침체 등의 리스크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고 수도권 규제완화 등이 지방의 기업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솔직히 부담되는 투자유치목표”라면서 “투자유치 조직을 보강하고 기동대 방식으로 기업현장 찾아다니면 투자유치기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공약은 선거용으로 그친다고 봐야한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설사 공약을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투자가 이뤄진 금액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투자유치기업의 수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투자유치금액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밝히는 투자유치 실적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할 때 총 투자계획 금액을 포함해 수치를 부풀려 집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례로 경북 상주에 투자된 모 기업은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초기 공장가동중 부도로 무산됐는데도 경북도의 투자유치실적에는 포함돼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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