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말하는 ‘청소년들의 척추 건강’
학습, 성장까지 영향 미치는 척추측만증
잘못된 자세가 원인, 바른 자세와 운동으로 예방에 신경 써야
‘척추가 바로 서야 건강도 바로 선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척추가 우리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말이다. 올바르지 않은 자세와 운동 부족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의 척추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척추굽음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 14만4713명 중 10대가 5만5362명(38.3%)으로 가장 많았고, 9세 이하 아동도 6371명(4.4%)이나 됐다. 척추굽음증 중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옆굽음증을 척추측만증이라 하는데 전체 환자의 78.5%를 차지했다.
지인통증클리닉 장용호 대표원장은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고 자연스럽게 운동량이 적어지면서 몸의 근육량까지 부족해 골반이 틀어지거나 척추가 휘는 척추질환이 늘어나고 있다”며 “성장기 때의 한번 휜 척추는 그대로 굳어버리는 수가 있고, 바르지 못한 척추로 인한 통증은 생활은 물론 학습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쁜 자세, 건강은 물론 학습에까지 나쁜 영향 미쳐
학생들의 척추가 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오랜 시간 삐딱하게 혹은 구부정한 자세로 책상에 앉아있는 것이다. 여기에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장시간 사용도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번 형성된 나쁜 자세는 습관화되어 바꾸기가 힘들 뿐 아니라 척추건강까지 위협하게 된다. 나쁜 자세로의 생활이 지속되면 한쪽 엉덩이로 체중이 실리면서 골반이 틀어지고 동시에 척추가 휘게 되는 것이다.
또, 심한 경우 양쪽 다리의 길이까지 달라지고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요통과 경추통, 두통까지 동반하게 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져서야 그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장 대표원장은 “척추질환은 초기 때엔 큰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게 보통”이라며 “아이의 평소 생활습관이나 앉아있는 자세를 살펴보며 척추건강에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척추가 휘어진 채로 오랜 시간을 방치하면 디스크의 한쪽면만 심하게 닳게 되는 척추디스크나 척추후관절 증후군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몸의 틀어짐에서 오는 신체의 불균형은 예민한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큰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동반되는 통증은 학습과 성격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세교정치료와 말초지신경치료 진행
아이의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든가 뒤에서 봤을 때 척추가 휘어지고 허리를 90도로 구부렸을 때 등이 불균형적으로 튀어나왔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외관상으로 큰 표시가 나지 않더라도 신발 어느 한쪽이 더 심하게 닳았다면 이 또한 아이의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 다리 길이의 차이에서 오는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측만증은 X-레이 검사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척추측만증은 수술 없이 비수술방법으로 치료하는 게 대부분. 자세교정을 위한 운동치료와 도수치료가 진행되며, 말초지신경치료, 그리고 심할 경우 신경치료술이 더해진다.
도수치료는 휘어있는 척추를 직접 교정하는 치료 방법으로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척추를 제대로 되돌려 근육통이나 신경통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말초지신경치료 또한 큰 도움이 된다.
장 대표원장은 “척추측만증 초기의 경우 주 1~2회 치료로 5~6회면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심해질수록 치료기간이 길어지게 된다”며 “되도록이면 초기에 전문병원을 찾아 통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문적인 치료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으로 예방
척추측만증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한 질환이다.
장 대표원장은 “평소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습관과 걷기, 달리기, 수영, 스트레칭 등의 규칙적인 운동이 척추측만증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며 “병원에서의 성공적인 치료 이후에도 꾸준히 바른 생활과 운동을 진행,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자에 앉을 때는 양 무릎은 붙이고 허리는 펴야 하며, 어깨도 펴고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방바닥이나 소파에 몸을 맡기듯 앉는 것은 피해야 한다. 척추건강을 위한 의자로는 푹신한 것보다 딱딱한 것이 좋고, 의자의 높이도 높은 것보다는 허리를 꼿꼿이 펼 수 있는 낮은 것이 좋다.
“청소년기는 성장이 이뤄지는 결정적인 시기입니다. 조금이라도 척추측만증 증상이 의심된다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아이의 올바른 생활습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과격한 운동 대신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6개월에 1회 정기검진으로 아이의 척추상태를 점검하기를 권합니다.”
도움말 지인통증클리닉 장용호 대표원장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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