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하지인 지난 21일. 의왕시에 위치한 주말농장에 안양시 가족봉사단 주말농장팀이 이른 아침부터 모였다. 제철을 맞은 하지 감자 수확을 위해 모인 이들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가족단위로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린아이들은 앙증맞은 손으로 커다란 호미를 쥐고 어른들은 감자를 나르느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힘 모아 지은 농사, 나눔의 장 펼쳐
“저희 주말농장팀은 2003년부터 시작되었어요. 현재 12기까지 진행되고 있는데 68가족이 등록되어 활동을 하고 있어요. 1조 당 17∼18가족이 편성되어 주말마다 나와 농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한마디로 농사를 짓는 거죠.”
아이들과 함께 7년 전부터 활동을 해왔다는 주말농장팀 전문희 단장은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이가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다”며 “주말농장 봉사는 온 가족이 함께 화합할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이라면서 “주말농장의 위치가 안양시에서 다소 멀어 더 많은 가족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감자 수확을 위해 참여한 가족은 모두 20가족. 3살짜리 어린아이는 물론 아빠들도 바쁜 시간을 쪼개 주말농장으로 달려왔다. 엄마들이 땀흘리며 일하는 가족들을 위해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아빠와 아이들은 호미를 들고 감자 캐기에 여념이 없었다. 또 한 쪽에서는 상추와 고추를 따 박스에 차곡차곡 챙겨 넣었고, 아직 흙이 채 마르지 않은 감자는 한쪽에서 말리느라 일손이 바빴다. 이날 수확한 하지 감자는 맛도 좋고 비타민C가 풍부해 밭에서 나는 사과라고 불린다. 특히 요즘처럼 6월과 7월 사이에 수확한 감자는 다량의 녹말과 수분뿐만 아니라 무기질과 비타민 B, C등이 풍부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다. 이렇게 회원들이 직접 씨앗을 뿌리고 정성 들여 재배한 감자는 안양시 관내의 독거어르신과 장애인 가정에 보내지고 또 평화의집, 평강의집, 성결요양원 등 시설에도 기증한다.
“감자 캐는 거 재미있어요. 저번에 엄마아빠랑 감자 심었는데 물을 잘 먹고 쑥쑥 자라 감자가 커졌어요. 엄마가 만들어준 부침개도 맛있고 친구들도 만나 좋아요.”
“이렇게 농사짓는 건 처음이에요. 제주도에 외할머니가 계시는데 거기는 귤을 재배하기 때문에 이런 것과는 달라요. 농사짓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고 배울 점이 많아요.”
김채연(관악초 4)양과 김태균(인덕원중 1)남매도 부모님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가하면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팀 가운데에는 농사짓는 경험이 처음이라는 아빠도 있었다. 김중일 씨는 태어나 처음으로 농사를 지어보면서 많은걸 경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했다는 김 씨는 가족봉사단에서 활동했던 경험들로 인해 퇴직 후 귀농까지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
“가족봉사단 주말농장팀에서 했던 봉사는 우리 가족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장기의 아이들과 함께 흙을 밟으며 씨앗을 뿌리고 작물을 심고 수확하면서 농사짓는 전 과정을 보게 된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죠. 특히 대도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일인데 아이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봉사까지 겸하게 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개 팀 157가족이 참여하는 안양시가족봉사단
안양시 자원봉사센터 소속의 가족봉사단은 주말농장팀 이외에도 어르신 섬김팀, 장애친구팀, 그린존팀, 나눔 벼룩시장팀 등 5개 팀으로 나누어져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학생 자녀를 둔 157가족 617명이 참가하고 있는데 각 팀마다 봉사활동영역은 다르다. 주말농장팀은 농작물을 재배, 수확하고 김장김치나 사랑의 쌀 나눔 행사들을 펼치며 어르신 섬김팀은 독거노인 세대와 결연해 주말에 가족이 방문해 말벗, 나들이, 일상생활 편의 제공 등의 활동을 한다. 또 장애친구팀은 장애아동과의 외출 및 사회적응훈련을 돕고 그린존팀은 수리산, 관악산, 공원에서 환경정화, 수질모니터링의 역할을 하게 된다. 나눔 벼룩시장팀 또한 가족봉사단과 함께 시민들의 기증물품을 관리하고 판매해 수익금으로 봉사활동에 사용한다.
안양시자원봉사센터 담당자는 “가족봉사는 주5일제 근무 시행으로 여유 시간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봉사하며 이웃사랑 실천과 더불어 가족 간의 사랑도 키울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며 “그동안 이어져온 활동으로 우리지역의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가족봉사단은 지난 2003년 15가족으로 시작해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가족 간의 끈끈한 봉사정신을 발휘하며 꾸준한 활동을 펼쳐 건강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일조하고 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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