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모임 - 갑천풍물단

얼씨구 덩더꿍 흥이 저절로~ “신명나게 놀아보세”

대전 대표 풍물단으로 국악 전파 앞장 서

지역내일 2014-06-18 (수정 2014-06-18 오전 9:50:31)


갑천풍물단은 영남 농악, 웃다리 농악, 사물놀이, 설장고, 난타, 실버팀으로 나뉘어 연습을 한다.

풍물은 우리 민족의 한과 즐거움이 녹아 있는 놀이로 흥을 돋우는데 그만이다. 때문에 축제나 행사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선두에 서서 분위기를 띄운다. 풍물단의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전통의 멋과 흥에 취해 저절로 동화되기 마련. 가는 곳마다 흥겨운 풍악을 울리며 어깨춤 들썩이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사람들, 갑천풍물단 단원들을 만나봤다.




성별·나이 초월해 함께 호흡하는 자리
서구문화원에 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갑천풍물단(단장 김소진)의 역사는 19년이나 된다. 대전을 대표하는 풍물단이라고 내세우기에 충분한 세월이다. 취미활동으로 시작한 아마추어들이었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전문가의 경지에 오른 회원들도 많다.
회원은 70여명. 동주민센터 풍물교실에서 만나 실력을 갈고 닦아오던 이들은 초창기에는 서구풍물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었다. 그러던 중 대전의 역사와 문화의 상징이자 젖줄인 갑천을 알리고 새겨 담자는 취지로 갑천풍물단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고 활동은 더 왕성해졌다.  
오랜 역사와 폭넓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갑천풍물단의 활동 분야는 다양하다. 영남 농악, 웃다리 농악, 사물놀이, 설장고, 난타, 실버팀으로 나뉘어 회원들이 각자 원하는 팀에 들어가 수업을 듣고 실력을 연마한다. 때문에 탄방동에 있는 서구문화원 4층에 마련된 회합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갑천풍물단 단원들이 상주할 정도다. 
연평균 공연 횟수는 25차례, 해마다 진행하는 정기공연도 지금까지 12번이나 열었다. 특히 정기공연은 이들의 실력이 입증되는 자리인데 6개 팀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문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소진 단장은 “갑천풍물단은 자치센터 문화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취미로 시작했던 사람들이 전문가 수준의 경지에 올랐고 공연활동도 활발히 하며 국악의 재미와 흥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갑천풍물단을 소개했다. 또한 “정기공연 입장료를 쌀이나 라면 등으로 받아 불우이웃돕기를 한다. 의미 있고 정을 느끼는 공연의 장을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연평균 공연 횟수 25차례, 해마다 진행하는 정기공연도 지금까지 12번이나 열었다.

선배가 후배 이끌어주는 분위기 좋아
갑천풍물단 단원들의 연령층은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70여명의 회원 중 30%는 남성회원들인데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서로 형제처럼 지내는 분위기다.
이경숙(66) 단원은 전업주부로 지내다 6년 전 갑천풍물단과 인연을 맺고 현재는 영남 농악팀 대표를 맡고 있다. “배우면서 10년만 나이를 되돌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꾸 한다. 일주일에 2번씩 나와 연습하는데 북소리, 장구소리만 들어도 좋다”면서 “단원들끼리 형님 동생하면서 지낸다”고 즐거움을 표현했다.
2년차 단원 한금주(41)씨는 젊은 단원에 속한다. “요리, 플루트 등 여러 가지를 배워봤는데 풍물은 하면할수록 매력 있고 공감되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함께 어울려서 한바탕 두드리고 이야기하다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서로 나이를 잊고 거리감 없이 지낸다”고 분위기를 들려줬다.
갑천풍물단의 명맥이 오래도록 유지되고 실력 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은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분위기가 만들었다. 선배가 몸소 체험한 과정을 후배에게 하나하나 전수하다보니 서로 한 팀이라는 공동체의식도 생기고 정도 쌓인다.
50대 단원 윤종옥씨는 “단원들끼리 가락 선배, 인생 선배로 배움을 주고받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참 좋다. 배우면서 국악에 관심이 많이 생겨 TV에서 나오면 흥을 맞추면서 지켜보게 된다”고 변화된 일상을 들려줬다. 




신명나는 ‘풍물’ 배우러 오세요
김소진 단장은 “풍물에 빠져 살다보니 뒤늦게 사이버대학이나 대학에 진학해 국악을 전공하는 단원들도 많다. 나도 국악 이론을 심도 깊게 공부하고 싶어서 3년 전에 전통공연예술학과를 졸업했다”고 전했다. 풍물단 안에서 실기 능력 외에 이론적인 배경을 쌓아 풍물을 깊이 있게 이해해 풍물전도사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사명감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풍물지도자로 외부에서 활동하는 단원들도 상당수다. 학교, 직장 동호회, 교회, 청소년수련관, 복지관 등 풍물교실에서 강습요청을 해와 전통문화예술 전파자 노릇을 한다.
갑천풍물단 상쇠를 맡고 있는 편도성(51)씨도 전공과 직업을 바꿔 풍물에 빠진 경우다. “취미생활로 풍물을 하다 아이들과 함께 여러 곳에서 공연도 많이 했다. 지금은 강습을 주로 하는데 국악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서양음악에 비해 우월함을 느낀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자신들을 ‘풍물교’에 빠졌다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갑천풍물단 단원들. 이들의 바람은 연습공간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다. 단독 공간이 생긴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단원들이 같이 모여 연습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소진 단장은 “북소리를 들으면 뇌에서 세라토닉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풍물을 배우면서 건강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갑천풍물단에서는 언제나 환영한다”고 밝혔다.
‘땅따라따 땅~땅따땅따~ 둥둥둥 두두둥’ 신들린 듯 꽹과리를 치고 장구채를 두드리며 전통의 맥을 잇고 소통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이들의 소리에 어깨춤이 들썩거렸다.
문의 서구문화원 042-488-5474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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