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뇌’에 관심이 많았어요. 뇌과학 올림피아드에 참가하기도 했죠. 한땐 정신과 의사를 꿈 꾼 적도 있어요. 심리학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근데 언젠가부터 과학적 지식에 인문학적인 의미를 부여해보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심리학적 접근도 해봤죠. 그러면서 꿈이 바뀌었어요. 개인적인 성공보다는 공공분야에서 일하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물론 의사로서 과학적인 사회봉사도 할 수 있겠지만 그 범위를 더 확대해 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이선재(3 문과)군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당하게, 또 철학적이고 담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선재군. 입담만큼이나 다양한 활동, 공부도 거침이 없었다.
동아리활동, 실천하는 힘 알게 돼
처음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심리학 쪽으로의 관심을 살려 동아리도 ‘또래상담반’에 가입했다. 친구들끼리 서로 상담해주며 개인적으로 큰 도움을 받기도 했다.
2학년, 관심분야가 달라지고 새로운 꿈이 생기자 그는 직접 동아리를 만들어 그의 호기심을 충족시켜갔다. 정치외교동아리. 사회문제를 직접 알아가고, 또 자신만의 시각을 확립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아직은 사회문제를 보는 시각이 정립되지 않은 시기잖아요. 우선 우리 주위의 모든 문제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2학년 시작과 함께 동아리를 만들고 직접 회장까지 맡게 된 선재군. 신문, 뉴스에 관심을 갖고 주제를 정해 탐구세미나와 토론 등을 진행해나갔다. 또 동아리 담당교사의 도움으로 다양한 교외 활동도 펼칠 수 있었다.
“국회를 방문해 지역구 국회의원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갖고, 강동구청장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 세미나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사회를 이끌어간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더욱 더 ‘실천’의 의지를 갖게 됐습니다.”
한영고 뉴웨이브 활동을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갖자!’는 캠페인활동도 펼치고, 교내 토크콘서트에서는 학교문제와 학교의 발전 방향에 대한 토론도 진행했다.
그는 “학문은 지식을 배우는 것이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참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며 “말뿐 만인 아닌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큰 보람을 얻었다”고 했다.
학교 축제인 한맥제를 통한 활동도 더해졌다. ‘5초에 한명씩 아이들이 굶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선재군은 친구들과 선후배들에게 관심 갖기를 호소했다.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 머리를 맞댔고, 그런 노력은 성공적인 부스활동으로 나타났다.
“기아실태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재미있는 게임을 운영하고 그들이 직접 먹는 진흙쿠키체험도 진행했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메시지 보내기 활동도 하며 많은 학생들이 관심 갖기를 기대했죠. 처음엔 ‘누가 관심을 가져줄까’라고 생각했지만, 활동을 하며 ‘그들의 관심을 갖게 하는 데에 힘을 쏟아야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모든 분야 섭렵한 ‘독서광’
그는 매우 논리적이었다. 또한 매우 철학적이기도 했다. 독서의 힘이 빚어낸 결과인 듯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해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는 선재군. 과학, 인문, 고전 등 모든 장르의 책을 좋아한다고 했다.
스티븐 핑거의 ‘마음의 과학’과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재미있게 읽었다는 그는 최근 ‘오래된 미래’에 푹 빠졌다고 했다.
“우리나라를 되돌아보고 또 현실의 삶을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계기가 됐어요. 요즘 우리도 공동체 의식보다는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잖아요.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공동체 의식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는 책을 읽는 것 또한 ‘실천’의 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 속의 지식을 읽고 서로 토론하며 깨달음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처음엔 무작정 책을 많이 읽으면 좋은 줄 알았어요. 근데 책에 몰입하면 할수록 책 속의 큰 흐름같은 걸 보게 됐죠. 철학 개론서에서 큰 도움을 받고, 요즘은 고전에도 큰 관심이 생겼어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저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걸 느낍니다.”
실천하는 사람 되고 싶어
다양한 활동과 독서를 하며 자신의 꿈도 더욱 공고해졌다. 정치외교학에 흥미가 많다는 그는 “다양한 관심으로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입시생으로서 또, 실천하는 행동가로서의 계획도 덧붙였다.
“몰아서 하는 밤샘공부 없이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올해 계획입니다. 또 고전 읽기도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세상 돌아가는 일에도 관심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고3, ‘반삭’으로 실천의 의지와 마음을 다잡은 선재군에게 자신의 미래 모습에 대해 물었다.
“저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무엇이든 실천하는 사람, 바로 미래의 제 모습입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