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성형외과 이현택 원장

성형 말리는 성형외과 의사

지역내일 2014-06-08



“성형 성공은 나만의 어울리는 조화가 관건이에요. 외모 뿐 아니라 자기 성격에서 바뀐 얼굴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어떤 얼굴이 좋은가를 의사와 환자가 심도 있게 토론한 다음 결정해야 돼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그게 항상 트렌드예요.”
이성형외과 이현택 원장에게 요즘 유행하는 성형이 무엇인지 물었다가 긴대답을 들어야 했다. 그 속에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담겨 있었다. 성형 권하는 의사가 아닌 말리는 편에 가까웠던 이현택 원장의 25년 성형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환자와 토론하는 성형외과
이성형외과는 재수술로 유명한 병원이다. 성형 수술 후 부작용이나 불만족을 안고도 포기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있다. 첫 수술보다 더 어렵다는 재수술을 잘 한다고 알려져 일산은 물론이고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다.
피부 괴사가 일어나는 등 문제가 생긴 이물잘을 제거하는 기술을 가진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해부학적인 지식을 정확히 갖고 있는 숙련된 성형외과 전문의도 일산 지역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현택 원장의 인지도가 높은 까닭이다.
재수술뿐이 아니다. 눈과 코 등 이른바 미용성형 분야에서도 이름나 있다. 단 이현택 원장에게 미용성형을 받으려면 깊이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 예뻐지고 싶다는 소망 너머의 열등감과 조급증까지 모두 털어내는 상담이다. 이성형외과 환자들은 ‘나에게 왜 성형이 필요한지’ 답을 먼저 찾아낸 다음에야 성형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성형 해달라는 사람들 말리는 의사였죠. 그런데 내가 말린 사람들이 다른 데 가서 망쳐서 울면서 다시 오는 걸 많이 봤어요. 그럴 바에야 환자 입장에서 같이 고민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 시술해주자고 마음먹게 됐어요.”



성형 고민한다면 냉정해져라
최대한 자연스럽게 환자들의 소망을 실현시켜 주자 입소문으로 환자들이 찾아왔다.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기에 특별한 광고 없이 일산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할 수 있었다.
안타까운 것은 성형외과 전문의가 없는 곳에서 시술을 받고 재수술로 찾아온 환자들이었다.
“옆 사람 이야기만 듣지 말고 어떤 의견이 합리적인지 직접 따져보고 결정하세요. 성형외과를 선택할 때도 한 곳보다 여러 곳을 둘러보고 의견도 들어서 자기에게 잘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성형의 첫째 조건은 성형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성형외과처럼 이름 뒤에 ‘성형외과’라고 붙은 곳이 바로 전문의가 있는 병원이다.
“성형을 선택할 때는 보다 냉정해야 돼요. 환자보다 성형외과 의사들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되겠죠. 의사의 철학이 중요해요. 잘못된 성형으로 인해 경제적인 피해, 심리적인 부작용이 많은 것이 현실이니까요.”


재능기부 나눔성형으로 평화로운 세상 꿈꾼다
이성형외과 대기실 한쪽 벽면에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글귀와 후원하는 단체들 이름이 함께 적혀있다.
“외모의 핸디캡으로 인해서 사회적으로 손해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 선천적인 닮은꼴로 인해 손해를 보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돈이 없다면 이중의 고통이 되죠.”
국제 구호단체에 후원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현택 원장은 “모두가 행복해지고 진정으로 아름다워지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다.
이성형외과는 나눔성형도 시행하고 있다. 나눔성형의 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불의의 사고나 선천적 기형 등으로 인한 심적 고통을 받는 이로서 학교나 단체 기관장의 추천을 받아 이성형외과에 신청하면 된다. 성형을 무조건 터부시하기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성형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신조다.


색소폰 소리 울려 퍼지는 진료실
인터뷰 내내 이현택 원장은 여유롭고 유쾌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일 때문에 방문한 것인데도 마음이 가벼워진 이유는 음악 때문이었다.
이현택 원장은 색소폰 연주가 취미다. 지난 가을 일산필색소폰 정기연주회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유투브 영상으로 찾아본 그의 연주 모습은 여유롭고 대담해 보였다. 3개월 반 동안 연습하고 모두 천오백회 연습해서 데뷔했다는 이현택 원장. 무대 위에서 떨지 않는 강심장. 어쩌면 그래서 사람 얼굴을 다루는 수술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음악으로 세상을 성형해 보고 싶은 꿈도 색소폰으로 인해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음악뿐이 아니다. 그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들에 관심이 많다. 아름다운 집 만들기도 좋아해 병원 인테리어도 직접 할 정도로 미적인 감각을 지녔다.
세상이 보다 평화로워지고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성형외과 전문의 이현택 원장. 그의 성형에는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을지 몰라도 내면과 만나는 조화로움이 있다.
“자랑으로 하는 말이 아니에요. 저를 잘 이용하세요. 환자의 주변을 같이 돌아보고 함께 고민하는 성형외과 의사로, 세상의 도구로 잘 쓰이고 싶습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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