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로 바라본 내신대비 및 수학교육

지역내일 2014-06-05

학교에서의 내신시험은 1년에 4번. 한 학기에 두 번을 치른다. 기말고사는 중간고사 끝나고
그야말로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준비를 해야 하지만 중간고사, 그중 1학기 중간고사는 전년도 12월부터 4월까지 무려 5개월이라는 장구한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 더해, 1학기 중간고사는 그 어느 부분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학년별로 처음 입문하는 과정이다 보니 중간고사 범위의 응용과 활용 등 계산이 더러운(?) 1학기 기말고사나, 도형과 확률같은 전통적인 취약부분을 대상으로 하는 2학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점수상승의 기대감도 크다. 또한 새학기 특유의 긴장감과 성취욕은 이런 점수상승의 장밋빛 꿈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
하지만 바로 여기까지가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선입견이다.


중간고사에 대한 선입견 첫번째
교사입장에서야 다년간 모든학년 모든과정을 겪어봤지만 어차피 학생입장에서는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나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나 처음보고 처음 접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더구나 전년도 겨울부터 진행되는 학원프로그램은 중간고사 범위를 한참 넘어선 학년 선행일 경우가 많아 1학기 중간고사를 다른때 보다 여유있게 대비하는 것도 아니다.
교사의 착각에 더해 나름 고등선행까지 한다는 자만심이 결합할 때 가끔 참혹한 결과에 멘붕을 겪는 경우도 보곤 했다. 물론 필자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고등선행도 상당히 진행하고 일부 경시공부까지 했던 학생이 중간고사에서 인수분해 문제를 못 풀었다고 본인도 황당함에 어쩔줄을 몰라했다. 이처럼 기본에 충실한 공부에서 한발짝만 벗어나도 당혹스런 점수를 받을 수 있는게 중간고사다.


중간고사에 대한 선입견 두번째
중간고사를 보면 기말이 보인다. 이것은 아이들끼리 통하는 경험칙적 진리이다.
중간이 말도 안되게 쉽게 나와 한반에 90점 이상이 수두룩하면 다음 기말 때 빡세게 내서 중상위권의 확실한 실력차(?)가 입증될 것을 각오해야하고 중간고사가 어려웠다고 아이들의 원성이 드높아지면 기말고사 때는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되곤 한다. 하지만 이런 법칙도 밑에 나오는 선입견 세 번째와 함께 이젠 철이 지나 버렸다.


중간고사에 대한 선입견 세 번째.
최상위권을 가르는 고난도 문제는 시중 제일 어려운 문제집이나 올림피아드 수준의 공부를 해야 풀 수 있다.
맞는 말이었다. 작년까지는.
사교육 일번지 목동의 아이들 상위권을 거르고 갈라야 하니 시험문제가 치사해질 수밖에
없다. 어렵다기보다는 극강의 계산노동을 요구해 실수를 유도하는 문제, 아니면 심화사고력의 탈을 쓰고 있지만 경시올림피아드 수준의 학습에서나 나올법한 아이디어 등
그런데 작년 중간고사부터 여기에 묘한 변화를 느낀 건 필자뿐일까?
일단, 학교문제가 쉬워졌다. 헌데, 아이들이 못 푼다. 모르는 건 아니었다는데 무언가에 막혀 풀 수가 없다. 아니, 쉬워진 게 아니라 달라졌다.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정의와 원리를 그야말로 또박또박 익혀야 풀 수 있는 문제들로. 현란한 개인기 대신 우직한 기본기의 시대로 돌아갔다는 느낌일까? 때문에 아이들이 시험치고 나서 하는 단골 변명은 예측가능하다.
“선생님. 객관식은 잘쳤는데 서술형에서 망했어요.”
갈수록 스마트폰 메신저의 단답형 사고체계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서술형 문제를 실수없이 끈기있게 풀어가는 힘이 새로운 변별력으로 떠올랐다. 서술형 문제는 그 자체적으로 배점이 높기도 하거니와 정확한 정의에 의한 논증을 해야 하기에 문제풀이와 해답도출에만  익숙해진 학생에게는 그야말로 쥐약일 수밖에 없다. 서술형 문제야 그렇다쳐도 객관식 단답형 문항도교과서와 익힘책에서 강조하는 원리중심으로 출제되었다.


이번 신서중 3학년 중간고사 기출되었던 문제를 보자.
수식1


얼핏 보면 차수가 5차나 되기에 고등선행을 써야 하는게 아닌지 착각할 수 있으나
수식2
이는 어떤 문자가 방정식의 해이면 그것을 넣어서 등호가 성립한다는 기본성질을 알면
되는 문제로서 고등과정의 고차방정식과 아무 관계가 없다.


수학교육의 패러다임은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따라 늘 새롭게 변해왔다.
거기에 맞춘 발빠른 해법에 적응한 학생들이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지만 그래도 변치 않는 한가지. 수능이건, 창의사고력이건, 스토리텔링이건 늘 앞서는 절대가치.
그것은 바로 정의와 원리에 입각한 기본기. 이제 왕의 귀환이 이루어지리라.


제대로수학 원장

제대로수학학원
원장 이승현
문의 02-2642-8771, 8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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