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 김용우 위원장

“국민들이여, 깨어나라. 정의를 외쳐라”

시민 자발적인 추모집회 … 분노를 넘어선 저항

지역내일 2014-05-28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바꾸겠습니다.”
전 국민의 가슴을 절절히 울리는 이 세 마디. 4월 16일, 온 국민들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비극적인 참사인 ‘세월호 사건’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참사로 밝혀진 온갖 비리와 권력층의 기득권에 분노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대규모 규탄 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애도와 함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대전 시민공원에서도 대규모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1800여명의 대전 시민이 참가했고 대전역까지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를 통해 대전 시민들이 느끼는 슬픔과 무력감,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 위원장이자 보문교회 담임목사인 김용우 목사, 이번 참사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번 세월호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세월호 사건은 6.25 이후 가장 큰 사건이며 국가적인 재앙이다.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국민을 대신해 희생된 것 같아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또한 자본과 권력이 결탁한 악의적인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참사를 통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다. 이 나라가 부끄럽다.


대전 시민의 추모 분위기는.
지난 16일 서대전 시민공원에서 18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추모문화제가 진행되었다. 각종 영상과 더불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촛불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참사의 유가족인 김길영씨가 무대에 올랐다. 김 씨가 눈물로 편지글을 낭독하며 비통한 마음을 전하자 그곳에 모인 추모객들 모두 흐느끼며 같이 슬픔을 공감했다. 또한 지난 18일에는 온라인 다음카페 ‘2030-대전 맘들 모여라’ 회원들의 자발적인 거리행진이 있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애도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대전지역 200여명의 주부들이 유모차를 끌고 2시간 동안 침묵시위를 했다. 이것은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저항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추모행사에 대한 의의는.
세월호 추모행사는 국가의 구조적인 병폐를 척결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저항운동이지 정치적인 선동을 위한 집회가 아니다. 어린 넋들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이 땅에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고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거듭나는 것이 유가족들의 아픔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추모행사는 나머지 실종자들이 다 구조되고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진상규명 요구에 대한 내용은.
이번 사건과 관련 있는 모든 곳을 성역 없이 수사하고 책임자는 문책, 처벌해야 한다. 또한 충분한 구조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흡했던 초동 조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정당한 국가적 보상 조치가 이뤄져야 하며, 구원파의 유병언씨에게도 구상권을 청구하고 철저한 수사와 배상이 이뤄지도록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최근 발표된 대통령 담화문에 대한 의견은.
한마디로 ‘악어의 눈물’을 연상케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하면서 실종자 구조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해경의 해체는 모든 실종자들이 구조가 된 후의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어야 하는 해경을 해체시킴으로써 오히려 그들에게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었다.


대전지법의 공무원 박 모씨의 막말 파문은.
세월호 유족들을 모독하는 망언과 함께 그들을 돕는 사람들을 마치 정치적인 선동가인양 악담을 한 박 모씨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대전지법 법원장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 이번 문제의 총괄적인 책임은 대전지법의 수장인 대전지법 법원장에게 있는 만큼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해당 직원을 중징계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거절당했다. 우리는 사과를 받을 때까지 항의 시위를 계속할 것이다.
국민의 종이 되어야 할 공무원이 오히려 그 반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주인이 종이 되고 종이 주인행세를 하는 격이다. 공무원은 국민을 섬겨야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 국민이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참사를 통해 국민 개개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국민들이 깨어나야 한다.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해서는 단호히 ‘아니오’를 외쳐야 하고 침묵을 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정확하고 올바른 판단으로 부정한 것에 대항하고 정의와 진실을 끝까지 외쳐야 한다. 이번 선거는 이 모든 부조리를 가리는 심판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유가족들에게 한 말씀.
저 하늘의 별이 내 자식의 눈동자 같고, 일렁이는 파도가 운동장에서 뛰노는 내 자식의 뒷모습처럼 보일 유가족의 슬픔의 무게를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나. 아마도 평생 아픔을 안고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이번 참사로 잃어버린 300여명의 소중한 생명 하나하나의 희생을 기억하며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사회변혁에 힘써 나가는 것이 그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이다.


김용우 목사는
1972년에 목회 시작. 남부연회 대전중부지방 보문교회 담임. 제18대 남부연회 감독. 대전 6·15 공동위원회 상임대표. 대전시국회의 공동대표.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 상임대표 역임2008년 국회 민족평화상 수상. 종교계의 대표적인 민주화 시민운동가로 알려짐. 
홍기숙 리포터 hongkisook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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