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사람의 이야기는 부러우면서 질투가 난다. 난 물만 마셔도, 먹는 것도 없이 살이 찌는데 누구는 마음껏 먹으면서도 살이 찌지 않는다니.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으면서 살이 찌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나와 같은 뚱뚱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꿈과 같은 일이지만 꿈에서나 가능할 뿐, 꿈에서 깨는 순간 다시 뚱뚱이로 돌아간다.
체질적으로 살이 찌지 않는다고 하면 크게 두 가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대사량이 높아 섭취하는 에너지를 체내에 쌓지 않고 소모를 하는 사람이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움직이는 아이들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육체적인 활동이 많은 사람도 여기에 속한다.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것 역시 이를 활용한 체중 관리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음식 섭취량은 유지한 상황에서 활동량을 줄이게 되면 살이 찐다는 점이다. 운동 선수들이 운동을 그만 둔 후 체중이 늘어 나거나, 혹은 운동으로 체중을 잘 관리하다가 어떤 사정으로 운동량을 줄일 때 폭풍 같은 요요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젊었을 때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나브로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 호르몬의 영향, 스트레스, 출산으로 인한 체중 변화, 혹은 기초 대사량의 감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에너지 소모량이 줄어들게 되는데, 옛날 생각을 하며 음식 섭취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체중이 증가한다.
살이 찌지 않는 또 한가지 체질은 흡수장애이다. 위와 장의 상태가 좋지 않아 음식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 먹는 것에 비해 체중이 늘지 않는다. 이들은 정말 부럽게도 살이 찌지 않아서 고민이다. 잦은 복통, 설사와 탈력감, 만성피로, 기흉 등 다양한 질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하지 못한 상황이다. 비만한 사람들이 살을 빼는 것보다 흡수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체중을 늘리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점이 아이러니이다.
필자의 경우 하루 세끼를 매일 먹으면 살이 찌고, 두끼는 유지, 하루 한끼를 먹으면 체중이 줄어든다. 간식, 야식, 음주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마음껏 먹는 것은 아니지만, 먹고 싶은 것을 잘 먹으면서도 요요 없이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식습관에 대한 나의 특성을 알기 때문이다. 단지 살을 빼는 그 때만 아니라 꾸준히, 평생을 두고 운동이나 식이 조절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궁극의 다이어트이다.
김정국한의원
김정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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