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샘 대원고 조은희 교사

‘학생들과 함께 하는’ 교사이고 싶습니다!

지역내일 2014-05-07

“전 제 이름이 좋습니다. ‘은희’라는 이름도 좋지만 ‘조’라는 성과 연결되어 ‘좋은 이’처럼 들리는 게 정말 마음에 들어요.”
교사라는 직업이 “학생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는 조은희(51 화학·교육기획부장) 교사. 학생들의 이야기를 하며 웃고 눈물짓는 그의 모습에서 이미 학생들에게 ‘좋은 이’임을 느낄 수 있었다. 

조은희


교사, 학생들에게 도움 줄 부분 많아
85년 대원여고로 첫 발령받아, ‘대원’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교사 30년차를 맞이한 조 교사. 대원고에서만 벌써 15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30년 교사 생활. 학생들의 노력과 변화는 그에게 교사로서의 자부심은 물론 ‘교사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제가 하는 말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긴 학생들이 변해가고, 또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교사가 생각보다 큰 힘을 쓸 수 있는 직업이구나’를 느낍니다. 또 학생들에게 있어서 제가 차지하는 역할이 한 부분이라도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요.”
그에게 그런 보람을 안겨준 학생들이 궁금했다. 학생들 모두가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나는, 그리고 아직도 사제지간의 정을 이어가는 두 명의 제자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대학 진학에 대해 상담을 하러 온 학생이 있었어요. 상담 당시 그 여학생의 성적은 좀 힘든 상황이었어요. 신랄한 현실을 알려준 뒤 앞으로 열심히 했을 때의 목표대학을 정했어요.”
그때부터 그 학생은 변하기 시작했다. 학습의 목표량을 정해주면 꼬박꼬박 목표량을 채운 뒤 조 교사를 찾기 시작한 것. 그러기를 몇 차례. 결국, 그 여학생은 목표로 정한 대학에 진학했다. 학생의 변화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학 진학 후에도 매번 다른 목표를 정해 조 교사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또 다른 목표가 생겨났고, 그 목표는 곧 실행단계로 이어졌다.
“면담 때마다 제시해 준 목표를 하나하나 이뤄가는 걸 보고 ‘뭔가를 해 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학생을 위해 뭔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대학 진학 후 일본 유학을 다녀온 그 여학생은 현재 ‘잘 나가는’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또 다른 남학생이 있다. 학원 문턱도 넘어보지 못하고 혼자서 꾸준히 공부해 온 학생이었다. 꾸준히 성적이 올라 고등학교 3학년 땐 전교 1, 2등을 할 만큼 똑똑한 아이였다. “경시대회에 나가보면 어떻겠냐”는 조 교사의 권유에 “경시 대회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알려주시면 공부해 보겠다”고 답한 학생. 홀로 경시대회 준비를 하며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꼬박꼬박 질문을 해온 성실한 학생이었다.
도움의 손길을 먼저 건네면 언제나 돌아온 답변은 “저 혼자 해보고 싶어요”였다고.
조 교사는 “교사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정말 뿌듯했다”고 그때를 기억한다.
100% 자기주도학습으로 당당하게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 입학한 그 학생. 그 어렵다는 서울대 구술면접도 스스로 헤쳐나간 당찬 학생이었다.
 
고3,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조언 구할 것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수년간 해온 조 교사. 3학년 학생들을 위한 로드맵도 제시했다. 
“3학년이 된 후 중간고사까지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긴장을 유지하며 열심히 해요. 근데 문제는 바로 지금이에요. 5월 초 연휴와 들뜬 분위기가 학생들의 마음을 흐트러뜨리죠.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능력, 정신력을 가져야 합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마음을 ‘문자화’하는 것. 조 교사는 매일매일 계획표를 쓰는 것을 학생들에게 권했다. 오늘 할 공부를 계획, 기록, 실천, 반성하라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의 계획표를 매일 아침에 받아 학생들에게 용기도 주고, 또 마음도 나눌 수 있는 말들을 직접 계획표에 쓴 후 돌려주곤 했다. 그의 피드백은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어 그들의 성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다가오는 6월 모의고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제까지의 모의고사는 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들도 있어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없어요. 그런 측면에서 6월 모의고사는 자신의 위치를 객관화할 수 있는 첫 시험이라 할 수 있죠. 3학년 1학기 내신과 6월 모의고사는 수시 가능 대학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조 교사는 “학생들이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학상담교사나 담임교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상담을 요청하라는 것.
“선생님을 직접 찾아가 자신의 상황을 말하고 어떤 면으로 주력하면 좋은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아요. 정해진 기간 내 효율적인 활동이나 학습 등이 어떤 건지,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선생님께 속내를 보이고 조언을 구하세요. 절대 선생님을 어려워하지 마세요.”
이때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자신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면 도움이 된다.
많은 이과생들이 과학탐구과목으로 선택하고 있는 화학 교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화학은 이론을 적용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통한 활용 과정이 매우 중요하죠.”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성적도 잘 나올 수 있고 또 취업에까지도 연결된다는 화학. “화학 분야로의 진학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화학Ⅱ를 공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 주고 싶어
올해부터 교육기획부장을 맡게 된 조 교사는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랫동안 학생들과 함께 하며 독서의 중요성을 매번 느낀다는 그. 학년이 올라갈수록 독서 시간을 잃어가는 학생들을 위해 책을 권장하고 또 읽게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또 경시대회를 다양하게 마련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기회를 통해 그들의 숨은 재능을 찾았으면 합니다. 그야말로 ‘꿈’과 ‘끼’를 찾아주고 싶은 거죠.”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며 많은 학생들을 만나온 조 교사. 학생들에게 그는 어떤 교사로 남고 싶은지가 궁금했다.
그는 ‘함께 했던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이야기보다 학생들의 이야기에 주력하고, 또 학생들 이야기를 하며 줄곧 ‘엄마’ 미소를 머금었던  조 교사. 그는 항상 학생들과 함께 하는, 아니 학생이 먼저인 ‘선생님’이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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