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논술전형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대입 논술에 대한 이해와 준비방법-

지역내일 2014-04-30

교과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논술전형을 축소하거나 포기할 것을 대학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논술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학 입장에서는 수시모집이 생겨나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대학입시 체계는 매우 불합리했습니다. 왜냐하면 대학들이 원하는 학생을 뽑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학생을 뽑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평가도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과거 우리나라의 입시제도에서는 학력고사와 수학능력평가(이하 수능)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습니다. 학력고사와 수능이라는 평가도구는 출제와 채점을 정부기관에서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개별 대학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수시모집이 생겨나면서부터는 대학들이 자체적 기준을 도입하여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내신 전형과 특기자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전국적으로 소수에 불과합니다. 대학들이 수시 전형에서 논술전형을 ‘일반전형’이라고 칭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배정해왔던 것은 논술전형이야말로 일반적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학들이 논술 전형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이처럼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를 자유롭게 선발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1994학년도에 도입된 수능시험은 기존의 단순암기위주의 시험이었던 학력고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학생들을 가려내고자 하는 취지로 도입되었습니다. 초기 수능시험의 문항들을 살펴보면 그러한 노력들이 역력히 보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수능시험도 일종의 단순암기식 시험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수능시험의 원래 취지가 무색해진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단순히 암기를 잘 하는 학생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힘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므로 대학들은 논술전형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논술은 수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대학 자체적인 거름망이기 때문입니다.


논술은 논리적, 창의적 사고력 평가하는 시험


대학들이 논술 전형을 시행하는 목적이 대학의 기준에 맞는 논리성과 창의성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려는 것이라면 논술의 실체는 분명해집니다.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그렇다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논리적 사고력이란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일상에서 ‘합리적’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논리적 사고력은 일상에서 길러질 수 있으며, 또 길러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논리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사고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우선 사건의 실태를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했다’라는 객관적 사실을 규정하는 것 말입니다. 그런 뒤에 ‘이 행위는 어떻게 평가될 수 있는가’혹은 ‘이 행위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뒤따를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행위에 대한 평가와 의미해석을 할 때에는 일정한 가치기준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학생이라면 그 기준이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서, 각각의 기준에서 행위를 평가하고 의미를 부여할 것입니다. 그런 뒤에 앞에서 제시한 가치 기준들 중 무엇이 가장 이 행위에 적용하기에 적합한지, 도덕적으로 올바른지 등을 따져볼 것입니다. 그런 뒤에야 최종적으로 어떤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이런 과정은 따지고 보면 우리의 삶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창의적 사고력이란 논리적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 기준을 스스로 설정한다든지, 가치를 사건에 적용함에 있어서 남과 다른 관점을 보인다든지, 도덕적 올바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든지 하는 힘을 말합니다. 이는 논리적 사고력이 전제되어야만 발휘될 수 있는 힘이며, 이 힘을 갖추었을 때에야 진정 스스로 ‘생각’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논리력과 창의력 이전에 사건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힘, 즉 이해력은 당연히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논술을 대비하는 방법은 명확합니다. 매일매일 우리가 부딪히는 사건에 대해서 논리적 과정을 거쳐서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삶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이 가치들을 구체적 사안에 적용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정리하고 기록해서 나만의 언어로 표현해보는 것입니다. 또한 그 결과물을 서로 공유하고, 토의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사실에 대한 이해의 정확성과 사고 과정의 논리성과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길러질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간략하게 종합했을 때 우리는 너무나 자명하고 익숙히 들어온 결론에 도달합니다. 좋은 논술문을 써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어보고, 많이 생각해보는 과정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현들이 강조했던 삼다(三多)의 원칙은 변하지 않는 진리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이상훈

하이논술 목동본원
원장 이상훈
문의 02-2061-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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