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대부분이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GIST, UNIST, 연세대, 고려대 등에 진학하는 한성과학고등학교(이하 한성과고)는 24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공계열의 최고 명문고다.
김득호 교장은 “세상과 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정신을 바탕으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과학계를 이끌어가는 인재들의 교육터”라고 한성과고를 소개한다.
지난달 26일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홍승의(수락중 3)군과 김윤나(광남중 3)·유정은(자양중3)양이 한성과고를 찾아 학교생활과 입학전형에 대해 물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서류평가와 방문·소집 면접으로 입시 진행
한성과고의 신입생 전형은 100% 자기주도 학습전형이다. 평가는 제출서류 평가와 방문 면담, 소집 면접으로 진행된다.
입학홍보부장 정주혜 교사는 “최종합격자 선정은 내신 성적과 함께 제출서류(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생활기록부)와 방문 면담, 소집 면접 결과를 종합해 이뤄진다”며 “각각의 요소를 수치화하여 배점을 두거나 비율을 정해 반영하는 형식이 아니어서 전형별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기소개서에는 지원동기와 진로계획을 비롯 자기주도학습 과정 및 경험(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방법을 시도한 경험 및 위기 극복사례 등), 탐구·체험 활동(수학·과학 관련 활동·그 과정에서 선장하고 변화한 내용) 등을 기록한다. 아울러 독서활동과 봉사활동, 핵심인성요소 관련 활동 등도 포함되어야 한다.
방문 면담은 입학담당관이 직접 지원자의 중학교에 찾아가 면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담임교사는 물론 수학·과학 교사를 만나 수업태도와 교우관계 등 학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된다. 정 교사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내용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시간”이라며 “30분~1시간 정도 진행된다”고 말했다.
소집 면접은 수학 과학 분야의 창의적 문제를 중학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해결하는 질문과 학생이 제출한 서류의 내용을 확인하는 2~3개의 질문으로 면접이 진행된다. 면접은 개인별로 이루어지며 면접 시간은 10여분이며, 면접 전 답변을 생각할 시간을 20여분 준다. 정 교사는 “질문의 요지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장황한 답변보다는 키워드를 담아 간결하게 답변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인성 평가도 함께 이뤄지는데, 질문 유형은 정해진 정답이 없는 질문으로 이런 식이다.
“과학수행평가를 위한 조별 실험에서 한 친구가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조별로 모두 같은 점수를 주셨다. 이에 대해서 지원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약 이에 대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설명해보시오.”
입학홍보부장 정주혜 교사와의 만남
한성과고 입시에 대한 Q&A
홍(이하 홍)=내신 성적 반영 시 잘하면 더 유리한 과목이 있나요?
정주혜=내신 성적은 수학과 과학 성적이 반영된다. 2015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성취평가제가 적용된다. 과학고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학·과학 성취도가 우수할 것으로 생각한다.
유(이하 유)=진로를 확정하지 못한 경우 자개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하나요?
정주혜=한성과고에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관련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지원한다. 단지, 내신 성적이 좋고 ‘전교등수가 비슷한 친구가 가니까’식의 분위기에 편승해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학·과학의 세부 영역이나 구체적인 진로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고등학교 역시 진로와 적성에 대해 계속 탐색해나가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김(이하 김)=인성 요소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정주혜=인성은 학업역량, 탐구역량과 함께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가깝게는 기숙사생활과 팀별 연구 활동 등 ‘나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활동’이 많은 과학고 생활의 특성 상 매우 중요하다. 또 멀게는 미래 사회의 리더가 될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이념 상 학생의 대인관계, 소통능력, 리더십 등 인성 요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홍=교사추천서는 어떤 선생님께 받아야 하나요?
정주혜=2015학년도 입학전형에서는 수학, 과학 교과 중 한 선생님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으면 된다. 지원자 소속학교 교사여야 하며 몇 학년 때 담당교과 교사인지는 상관없다. 지원자를 잘 알고, 수학·과학 분야의 우수성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추천 의견을 작성하실 분이면 더 좋다. 추천서 내용 중 인성 영역은 담임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작성하도록 권장한다. 학교생활, 수업태도에 대한 교사의 객관적 평가는 매우 중요하다. 과학고 진학을 희망한다면 추천서를 받을 선생님을 미리 염두에 두고 수업·동아리 활동 등 장기간에 걸쳐 자신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유=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 언급해선 안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정주혜=수학 등 교과와 관련된 각종 인증시험(점수), 올림피아드와 교내·외 각종 경시대회 입상 실적, 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 등은 기재해선 안 된다. 또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드러나는 활동이나 학교에서 주관하지 않은 모둠·프로젝트 활동도 기재 배제 사항이다.
김=한성과고에 진학하기 위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정주혜=학교 수업과 선생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보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성실히 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교사추천서가 의미 있는 내용으로 채워지는 건 지원자의 몫이다. 꾸준한 수학·과학 관련 탐구·체험 활동도 권한다. 과학고에서 진행하는 활동에도 다양하게 참여해보기를 권한다.
재학생들과의 만남
중학생들의 학교 방문 소식에 김소연(2학년, 홍보대사)양과 김태욱(3학년, 학생회장)·김승환(학년, 홍보대사)군이 학교 안내를 자처했다.
건물 전체가 생물·화학·물리·지구과학 실험실로 구성된 창조관. 실험실에선 2학년 학생들의 물리실험이 한창이었다. 하얀색 실험가운을 입고 실험에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과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설명에 몰입하고 있는 교사. 중학생들도 함께 설명을 들으며 잠시 실험에 동참하기도 했다. 중학생들은 학교실험실에서는 보지 못한 다양한 전문 실험도구에 눈길을 빼앗겼다가 재학생들의 해박한 지식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옥상에 위치한 천문대는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주 망원경이 있는 원형 돔과 6대의 천체관측 망원경이 있는 슬라이딩 돔, 플라네타리움(천체투영실)에 대한 설명에 중학생들에게서 “와~”하는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실험실을 모두 둘러본 재학생과 중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질문과 답변 시간을 이어갔다.
홍=실험실 시설이 대단합니다. 실험은 얼마나 자주 하나요?
김소연=매주 주기적으로 실험이 이뤄집니다. 실험실은 물론 교과연구실이 따로 갖춰져 있어 정규실험은 물론 동아리 실험이나 외부 대회를 위한 개별적인 연구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김=동아리 활동은 어떤가요?
김승환=수학반, 물리반, 발명반, 환경반, 전산반 등 정규동아리가 20여개 있고 오케스트라반, 중창반, 댄스반 등 해마다 구성되어지는 자율동아리가 많이 있습니다. 원하는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하는 동아리수도 제각각입니다.
유=학업경쟁이 정말 치열할 것 같아요.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김태욱=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경쟁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진 않아요. 친구들의 특성과 장점을 인정하고 서로 질문하고 답도 해주며 상부상조하는 분위기이죠. 각자 과목을 정해 ‘정리’해주기도 하는데, 시험이나 공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중학생=한성과고에서 자랑하고 싶은 하나를 꼽으라면?
김소연=한성과고 선생님들이겠죠. 모두 전공교과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난 전문가인 동시에 교육자입니다. 저희에게 공부만 강요하시지 않고 생활 전반적인 것에 대한 조언도 해 주시죠.
김승환=우리 학교 야경이 끝내줍니다. 실험동에서 과제연구를 마치고 돌아올 때 보이는 광화문과 남산타워는 정말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풍광이죠. 봄에 피는 벚꽃도 정말 끝내줍니다. “벚꽃과 함께 시험이 시작되어 벚꽃과 함께 시험이 끝난다”는 말도 있습니다.
김태욱=예의바르고 착하고 공부 외 다양한 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꼽겠습니다. 20년 전통 한성과고에서 과학인으로서의 정신을 이어받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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