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람들-청소년문화공원 ‘수원시공원사랑시민단’

힐링되는 공원, 살아 숨 쉬는 공원을 가꿔드립니다~

지역내일 2014-11-03 (수정 2014-11-04 오전 12:01:03)

저녁 어스름을 향해 달려가는 늦은 오후, 수원시공원사랑시민단은 오랜 습관처럼 익숙하게 저마다 녹색조끼와 모자를 걸쳐 입고, 공원 내 텃밭으로 향한다. 오늘은 배추와 무에 퇴비주고, 고구마 수확하기. 2년여 전부터 도심 속 농부로, 때론 공원지킴이나 동네주민으로 공원의 사계절을 만나고 다듬어온 수원공원사랑시민단의 그간의 활동들을 담았다. 하나라도 더 수확하려고, 워커홀릭에 빠진 그들을 인터뷰 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지만 말이다.






도심 속 공원에서 수확의 즐거움까지, 그 생명력이 나를 춤추게 한다
고구마를 캐고, 밭을 정리하는 권종순(매탄1동) 씨에게선 역시 수원시공원사랑시민단의 창립멤버에 걸맞은 능숙한 프로의 냄새가 났다. “전문가는 무슨, 농사의 ‘농’자도 몰랐었는데, 이제야 조금 농사의 즐거움을 알게 됐지. 수확의 기쁨도 있고, 수확한 걸 어르신들과 나누는 데 보람을 많이 느낀다”며 지금까지 자원봉사를 해올 수 있었던 비결을 이렇게 답한다.
살랑살랑 가을바람을 타고 풀피리소리도 들려온다. 연주의 주인공은 퇴직공무원 ‘상록봉사단’의 멤버인 이선재(신동) 씨. “도심 속에서 씨 뿌리고, 수확할 수 있는 경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하다. 동료들과 수다도 떨고, 공원에 지천인 이런 나뭇잎으로 연주도 할 수 있고, 봉사한 지는 얼마 안됐지만,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공원에 대한 주인의식도 생겼다. ‘내 손으로 가꾸는 공원’이 새로운 감동으로 전해져온다고.
“봉사자 대부분이 원예 강좌, 실습 등 시민조경가드너교육을 받아 공원청결뿐만 아니라 공원에 화단을 조성하고, 시설물도 가꾸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한 달에 한번 정도 교육을 받고, 각종 토론회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수원그린트러스트 이득현 사무국장은 수원시공원사랑시민단의 활동을 들려준다. 오늘도 시민참여 공원녹지 정책개발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후 부랴부랴 청소년문화공원으로 달려왔다. 그런데도 지친 기색 없이 일정을 소화하는 자발적인 모습에서 공원에 갖는 그들의 애착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하게 했다.






6개 공원 수원시공원사랑시민단 활동 게시, 시민 주도의 탄탄한 공원관리
청소년문화공원 중심의 공원사랑시민단은 2012년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주관단체였던 그린트러스트가 박람회 이후 지속적인 공원관리를 위해 만들었다. 처음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점차 30대, 대학생 등 젊은 봉사자들도 참여하게 됐다. 그린트러스트 회원인 정책자문들을 십분 활용한 전문적인 교육도 이뤄지다 보니, 시민단의 만족감도 더불어 채워지고 있다는 게 이득현 사무국장의 설명. 지난주에도 춘천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조경특강이 열렸는데, 참가했던 권종순 씨는 “공원 해설을 곁들인 가드너교육이 정말 좋았다. 봉사자들과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며 활발한 봉사활동의 또 다른 이유를 들려줬다. 그는 이외에도 일주일에 3번, 광교호수공원에서 안내를 맡고 있을 정도다.
지난달 6일에는 청소년문화공원을 비롯한 6개 공원 240여 명의 수원시공원사랑시민단이 발대식을 가졌다. 다른 공원에서도 본격적인 시민 주도의 공원관리 시스템이 가동된 것이다. 관에서 시민 주도로 바뀌어가는 관리 시스템을 두고, 이주순(인계동) 씨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주민이 직접 관여해야 공원 내 풀 하나도 함부로 보지 않고, 환경에도 관심이 많아질 거 아니겠느냐”며 집에서 가까운 이곳을 매일같이 산책하면서 자연스레 공원지킴이 마인드로 공원을 바라보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시민주도의 공원관리가 이뤄지면서 새어나가는 예산도 줄어들고, 공원 이용객들의 민원을 해결하는데도 속도감이 생겼다.



‘공원의 주인은 나’라는 시민참여의식이 더욱 확대되길 바라며
“서호공원만 해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긴 공원으로서 아직 갖춰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다”는 아쉬움을 전하는 상록봉사단의 한윤택(서둔동) 씨는 청소년문화공원을 잘 가꿔서 많은 이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이제 막 새로운 경험을 시작한 자신의 역할이 아닐까 했다. 그땐 아마도 좀 더 전문성을 갖추게 될 것이고, 그 안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발견하지 않겠느냐면서 말이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에 대한 당부도 이어진다. “애완견 목줄을 착용하지 않거나 공원 내 꽃이나 나무를 아무 생각 없이 훼손하는 등 기본적인 질서를 무시하는 행동이 안타깝다”며 공원사랑시민단이 입을 모은다. 자발적인 시민참여의식이 확대되길 바란다. 더불어 아이들을 위한 공원생태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 사무국장은 “청소년문화공원만의 두드러진 색깔을 만들기 위해서 2012년에 조성됐던 27여개의 가든에 대한 작가의 의견서를 받아 공원사랑시민단과 보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론 좀 더 근사해진 청소년문화공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들려줬다.
수확한 고구마를 공원 주변 아파트 노인정에 전해드리는 것으로 오늘의 봉사활동 마무리. 그리고 중순쯤엔 텃밭의 배추와 무로 김장을 담가 독거노인, 노인정에 전달할 예정이다.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공원의 작은 변화를 두루두루 살피고, 자연의 소리를 귀담아들을 줄 아는 이들에게 공원은 살아가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는 듯 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수원시공원사랑시민단이란?
수원시공원사랑시민단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도시공원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내 집, 직장 앞 공원에 대한 자원봉사활동으로 공원을 깨끗하게 만들고, 가꾸어나가는 시민봉사단체다. 공원의 유지관리 뿐만 아니라 시와 합동으로 공원 클린데이 활동과 환경정화 활동 등에도 참여한다. 조경관련 교육, 좋은 공원 답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되며, 자원봉사시간도 인정된다. 현재 청소년문화공원, 광교공원, 만석공원, 일월공원, 권선중앙공원 등에서 매주 1회 정기봉사활동을 하며, 일년내내 시민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문의 031-242-8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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