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더 맛있는 갈비談이야기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딱! 지금이 가장 맛있다”

지역내일 2014-10-30

지난 토요일 오전, 평소 감사한 지인들을 만나러 ‘갈비 이야기’를 찾았다. 꼭 이곳의 음식을 맛보이고 더불어 이야기도 나누려 벼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 점심시간에도 2층에는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고, 3층에는 단체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었다. 넓은 창가로 내려다보이는 다이아몬드 공원 주변에 단풍은 가을햇살을 받아 아주 곱게 빛나고 있었다.
누구나 맛깔스러운 음식을 보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처음 만나는 새로운 맛에 놀랄 땐, ‘이 담에 함께 와야겠다’고 마음에 담아두기도 한다.
맛난 음식을 앞에 두고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십중팔구 따뜻한 정이 통하는 경우이다. 보통은 가족과 친구 또는 평소 도움을 받는 동료나 마음을 나눈 사람들이다. 

갈비


“맛있는 갈비는 안산에 있었다”
갈비가 왕릉이 있는 도시에서 발달된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궁중의 제례행사에 쓰이던 요리법이 주변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봄 갈비로 유명한 곳에 사는 친지와 갈비이야기를 찾았던 적이 있었다. 양념 소갈비를 먹던 친지는 “맛있는 갈비는 안산에 있었다”며 “우리 지역에서도 이런 갈비를 맛보기 어렵다”고 말했었다. 그만큼 이 곳의 갈비맛은 특별함이 있다.
양념갈비는 짜지 않아 삼삼하지만 맛이 강하고, 유난히 육즙이 많다. 뒷맛이 매우 깔끔한데 맛의 여운은 참 길다. 함께 나온 동치미가 제 맛을 내며 느끼한 맛을 한방에 날려준다.
각자 개성을 뽐내며 등장한 음식들. 그 중 곱게 채 썬 우엉을 새콤하게 절여 들깨소스을 얹은 샐러드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해초냉채는 날치알이 톡톡 씹혀 상큼한 맛을 더했다.
후식으로 냉면을 먹던 지인은 “냉면 육수를 먹어보면 솜씨 좋은 식당인지 알 수 있다”며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한 개운함이 최고”라고 한다.
그동안 감사했던 마음을 맛난 음식으로 보답하며 나누는 시간은 몸과 마음에 그야말로 살이 되고 피가 된다.


생각이 깊어지면 철학이 되지 않을까?
한옥느낌이 나는 실내 분위기에 자잘한 소품들, 천정에 연꽃사진이나 작은 타일에서도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갈비이야기 이곳저곳 최명희 사장의 눈썰미가 느껴지는데 음식 또한 까다롭다. 손님을 맞이하고 대접할 때 모습도 긴장한 듯 매우 민감하다. “처음에 손님앞에서 갈비를 굽는데 손이 덜덜 떨렸다.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기쁨 때문에 더 열심히 한다.”   
최 사장만의 비결은 “오랫동안 숙성시켜 얻은 산야초 발효액, 제철에 자연에서 얻은 재료와 긴 시간을 통해 얻어진 숙성된 맛은 깊이가 다르다”며 “자연의 맛을 고집하는 이유는 먹는 사람이 입맛으로 알고, 먹고 난 다음 느낄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명희 사장은 궁중음식과 사찰음식에 대해 공부했다. 하지만 공부보다 중요한 것은 ‘음식에 대한 생각’이라고 말한다.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손맛이 좋은 이유는 수천 번 반복되는 경험으로 얻는 맛이기 때문이다. 좋은 맛을 얻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여기에 정성까지 더한다.”
건강에 좋은 검은깨를 발라 튀긴 두부요리는 생각해서 정성껏 만든 음식임을 느끼게 한다. 양파를 듬뿍 넣어 먹는 간장소스 맛은 순하지만 맛은 뛰어나게 좋아 서로 더 먹으라고 권하기도 했다. 갈비와 함께 내놓은 음식들이 각각 색다른 맛을 내는 이유는 최 사장이 갖고 있는 생각과 정성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생각이 깊어지면 철학이 되지 않을까? ‘갈비’라는 주인공을 두고 그 본질에서 떠나지 않는 갈비이야기의 주인장. 그 힘이 많은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맛을 선사하는 것이다.


풍미 좋고,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
갈비이야기의 갈비살은 한우짝갈비(26kg)전체에서도 가장 알맞은 두께와 마블링이 뛰어난 갈비본살(7~8kg)만을 골라 내 놓는다. 소의 갈비뼈 13개에서 얻어낸 살을 갈비살이라 하는데, 몇 번째 마디에서 나온 살이냐에 따라 육질과 맛이 다르다고 한다. 구어 먹기에 최적인 부위는 5~7번 마디의 살인데 모양과 풍미가 좋고, 뒷맛은 담백하면서도 고소하다.
한 두 점만 먹어도 소갈비 맛은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그 맛은 여운이 길었다. 숯불에 막 구운 생갈비를 “딱! 지금이 가장 맛있다”며 권하는 정과 함께 그 맛도 흐뭇한 느낌이었다.
마음이 통하는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행복은 바쁜 일상을 잊고, 삶에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기회가 된다. 그런 충전소가 필요할 때 이 곳 ‘갈비이야기’를 권한다.
시간, 공간, 미각, 느낌까지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는 흔치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문의 031-487-0987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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