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고교진학 기획> ⑤ 예술인재를 지원하는 일반고 ‘봉일천고’ ‘세원고’ ‘중산고’

공교육의 힘으로 입시까지

지역내일 2014-10-22 (수정 2014-10-22 오후 10:54:26)

일반고에서는 학생들의 재능을 키워주고 진학을 지원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학교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술인재를 양성하며, 예술 분야로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비싼 사교육 대신 학교내 방과후 수업을 활용해 실기 실력을 키우고, 공교육의 힘으로 입시까지 치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후기 일반고 중 예술인재들이 주목하고 있는 학교, 파주 봉일천고와 일산 세원고, 중산고를 소개한다.
양지연 이남숙 리포터




경기도 일반고 내 유일한 미술영재학급 운영 ‘봉일천고등학교’

공교육의 힘으로 이룬 미술 명문대 진학의 성과
파주시 고등학생 대상 서양화 한국화 조소 디자인 전공 총 40명 모집





생기부 기재 가능한 다양한 미술교육 활동 지원
봉일천고등학교(교장 서영순)는 2010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미술영재학급 운영교로 지정됐다. 경기도 내 일반고 중 미술영재학급을 운영하는 유일한 학교다.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으로 미술 명문대 진학의 성과를 내고 있어 미술 인재들의 관심이 높다. 미술영재학급을 운영한 이후 최근 4년간 서울대 홍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에 있는 대학에 29명을 합격시켰다. 또한 수원대 인천대 충북대 강원대 등 수도권 대학과 국립대학에 18명을 합격시킨바 있다. 미술 교육 환경이 열악한 파주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미술영재학급 활동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가 가능해 수시 학생부 전형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봉일천고 미술영재학급 김경민 지도교사는 “미술영재학급은 자유로운 사고 훈련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창의적 미술영재 육성’이 교육목표”라며 “가장 큰 장점은 학과성적관리와 미술활동이 학교에서 모두 이뤄지면서 ‘영재교육 이수’라는 결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한다.
봉일천고에서는 미술영재학급 운영 외에도 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다방면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공별 전문 실기 실력을 키우는 미술창조교실(방과후학교-연간 720시간 이상 운영)과 미술이론을 공부하는 학생자치동아리 ‘Atelier’, 주말방과후학교 Artist반(미술활동보고서 준비과정) 등 학생들이 다양한 형태의 교내 미술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미대 입시는 학교별, 전공별 특징이 뚜렷한 만큼 경험이 풍부한 전공 교사들을 배치해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전인 교육을 펼치고 있다. 




미술에 대한 열정과 창의성이 선발 기준
미술영재학급은 2015학년도 파주시 관내 고등학교에 진학 예정인 학생과 현재 재학 중인 1학년생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미술1반과 미술2반으로 나눠 서양화 한국화 조소 디자인 전공의 총 40명을 모집한다. 11월24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1차 서류전형과 2차 실기시험, 3차 심층면접을 거쳐, 12월23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합격자는 2015년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수업은 교과 활동과 비교과 활동으로 연간 110시간의 수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1차 서류전형에서 누락된 서류가 없을 경우 2,3차 전형에 응시할 수 있고, 서류 준비가 미비한 경우만 탈락하게 된다. 2차 실기전형은 ‘창의적 발상소묘’ 50점, 포트폴리오 20점으로 2차 실기전형 응시자 전원을 대상으로 3차 심층면접(30점)을 시행한다. 2,3차 전형의 성적을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미술영재학급은 자동진급이 아닌 해마다 학생을 선발하며, 교과 및 비교과 활동비는 전액 수익자 부담이다.
최근 미술영재학급의 성과가 드러나면서 선발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김경민 지도교사는 “실기시험은 영재선발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성을 평가하고자 시행하는 것”이라며, “창의성과 미술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한 선발 기준이다”라고 전한다.
“미술영재학급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미술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독서를 많이 하고 다양한 미술적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의미가 있습니다. 미술적 표현 능력은 입학 후 2년 정도면 충분히 훈련되지만, 자유로운 사고능력이나 미술적 경험은 단기간에 채워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치열한 입시를 잘 이겨내고 미래의 미술가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자질이 바로 창의성과 미술에 대한 열정입니다.”




▶ 봉일천고 미술영재학급 실기전형 선발기준
실기전형은 ‘창의적발상소묘’ 실기시험과 포트폴리오 심사로 나눠집니다. 창의적발상소묘는 배점이 50점으로 선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가장 문의가 많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연필을 활용한 소묘라는 표현 방법을 통해 미술과 관련된 기초적인 과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과 관찰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미 훈련된 테크닉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을 중점에 둔 평가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기술적으로 좀 서툴러도 아이디어가 뛰어나고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한 학생이 유리합니다.
포트폴리오 심사는 배점이 20점으로 지원자의 창의사고력, 문제해결력, 독자적 특성, 발전 가능성 등을 심층적으로 평가합니다. 5~10작품을 A4크기로 출력을 하거나 원본을 파일에 정리해 실기시험일 제출하면 되고, 작품수와 규격 이외에 다른 제약은 없습니다. 직접 그린 그림이나 과제물 등에 나만의 스토리를 담아 잘 구성해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면 됩니다.




봉일천고 미술영재학급 디자인 전공 2학년 허지우 학생
“다양한 미술활동은 창의력의 토대가 되지요”



초등학생 때부터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패션디자이너를 꿈꿨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미술영재학급을 알게 됐고, 미술영재학급에 합격한다면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었지요. 창의성을 강조하는 미술영재학급 수업이 처음엔 어려웠지만 2년째 수업에 참여하다보니 나와 다른 친구들의 생각과 표현이 자극이 되고, 또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입시테크닉 위주의 수업을 하는 학원과 달리 미술영재학급은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많이 합니다. 미술재능기부활동이나 봉사활동, 정기전시회, 직업활동, 학습동아리활동과 같은 다양한 경험들로부터 다른 사람이 생각해낼 수 없는 창의적인 발상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들 덕분에 패션 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멋진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미술영재학급의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제겐 없어서는 안 될 스승이고 이런 환경 속에서 제 스스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봉일천고 미술영재학급 한국화 전공 2학년 임소영
“미술 실력이 향상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미술영재학급에서는 한국화, 디자인, 조소, 서양화 수업이 모두 가능하고, 자신의 적성을 찾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순환 수업을 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덕분에 그림 실력이 많이 좋아졌지요. 다양한 재료와 표현기법에 대해 배우면서 기초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고, 특히 서양화, 디자인, 한국화의 전공별 장점들을 내 것으로 만들게 되면서 미술 표현의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미술영재학급의 체계적인 교육과 활동(미술전시회, 벽화 그리기, 독립유공자 초상화 그리기) 덕분에 미술을 좀 더 깊게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화를 전공하면서 한국 전통그림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대학에 진학해 미술 역사와 한국화 분야의 미술 이론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배우고 자신을 성찰해 발전하는, 이론과 실기가 모두 겸비된 작가가 되고 싶어요.













학교 안 작은 예고- 중산고등학교 미술부 ‘청개구리’
입시 명문, 높은 진학률로 말한다!







관리의 힘, 입시명문으로 우뚝

중산고등학교 미술부는 입시명문이다. 지난 16년 동안 240명의 졸업생 가운데 서울대 2명, 홍익대 36명, 이화여대 13명을 배출했다. 전체 합격률은 133%로 공교육 내에서는 성공 모델로 통한다. 중산고 미술부가 입시명문으로 성장한 건 ‘관리’의 힘이 컸다. 1기부터 내신 성적, 실기실력, 수상실적, 입시전형, 지원대학 등 모든 자료를 기록해 진학 자료로 활용한다. 무엇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목표를 제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성적이 향상되고, 높은 진학률이 결과로 나타났다. 또한 성장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했다. “실기 외에 진학상담, 에듀팟 관리, 추천서 작성, 미술부활동 생활기록부 기록, 입시설명회, 면접 지도를 합니다. 최근에 연계성이 있는 12개 강좌를 1,2학년 교육과정으로 완성했고, 97명의 학생 진학 준비 상황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술부 신입생은 서양화 15명, 디자인 13명, 한국화 12명을 선발한다. 내신(60%), 실기(20%), 면접(20%)를 반영한다. 중학교 때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도 지원할 수 있으며, 수업료는 한 달에 30만 원 선이다.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생기부 두툼해져
중산고 미술부는 체계적인 교육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한다. 교육과정은 단계별로 완전학습을 하기 때문에 학생마다 다른 것이 특징이다. 한국화, 서양화, 디자인 4개 분야에 21개 강좌를 개설했고, 1,2학년은 전공과 소묘수업을, 3학년은 내신, 모의고사, 실기실력을 고려해 진학에 유리하게 꾸렸다. 수업은 주 5일간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 50까지다.
체험활동은 생활기록부가 꽉 찰 정도로 다양하다. 미술부의 날, 미술문화 탐방, 한국문화탐방, 미술 캠프, 초청강연회, 벽화가 있는 학교 만들기, 생태숲학교 봉사활동, 비빔밥-day,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독서토론 등이다. 진로진학을 위해 최근 개설한 ‘꿈꾸미-day’는 대학 탐방과 멘토 찾기를 한다. 미술부의 모든 활동은 미술부 안의 11개 동아리(미술부 회장단, 사서부, 큐레이터부 올챙이부, 독서토론부, 편집부, 독서토론부, 한국문화탐방부, 미술문화탐방부, 행사기록부, 스토리텔링부, 작가탐구반)가 맡아서 직접 진행한다. 





생각을 담은 전시회 열어
중산고 미술부는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한다. 매회 열리는 정기미전과 드로잉전, 그리고 우수작품 전시회와 미니전시회(12회)가 있다. 17회를 맞은 정기미전은 그림 위주가 아니라 생각을 담는 제작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올해는 ‘내가 읽은 책 展’을 주제로 몇 달 동안 고민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거쳐 도록을 발간했다.
“작품의 이유와 고민의 흔적, 과정을 중시해요. 중간평가에서 전시작품을 선정하는데, 서로자극도 되고, 안목을 넓힐 수 있어요.”
드로잉 전에서는 그림책 ‘요술빨대’를 만들었다. 완성한 그림책은 인근 홀트학교에 나눠주고, 함께 그림을 그리는 등 의미 있는 활동들을 했다.  




미니인터뷰 양승만 교사



중산고 미술부를 만들 때는 2명의 학생과 1칸의 교실에서 시작했어요. 그동안 5번의 이사를 하면서 강사 13명, 학생 97명, 미술부 전용실기실(5칸 규모)을 갖춘 작은 예고 수준으로 성장했는데요. 지난 9년 동안 중산고에 있다가 경기예고에서 4년, 그리고 다시 중산고 미술부를 맡게 됐어요. 중산고 미술부를 끌어가는 힘은 ‘지구력’과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우수한 강사진과 선후배의 돈독한 유대관계, 그리고 학부모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있어서 이 모든 게 가능했어요. 




>>> 학생 미니 인터뷰
김지수 학생 (한국화 2학년 3반)



중산고 미술부는 선후배 사이가 탄탄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요. 특히 다양한 미술체험활동들은 예고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수준 높고요. 개인적으로 정기미전이 힘들면서도 보람 있었어요. 중간평가를 해서 작품을 선정하는데, 지난해는 떨어졌거든요. 올해는 더 열심히 해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작품으로 미전에도 나가고, 장려상까지 타서 좋았어요. 앞으로 영화미술감독이나 아트디렉터가 되고 싶어요. 




서다은 학생(서양화 2학년 7반)



중산중학교 미술부였어요. 예고 준비를 하다가 양승만 선생님께서 중산고로 다시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했어요. 학생들 작품에 터치하지 않고, 학생이 주체가 되어 생각을 하게 하는 자립적인 교육이 특징이에요. 열정만 있으면 성장할 수 있는 곳이에요. 미술활동 중에서는 누드크로키나 거리드로잉을 통해 생각이 자유로워 질 수 있었어요. 입시를 넘어 진로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고민하고, 준비할 수 있어요.




장민아 학생(디자인 2학년 1반) 



 준비 없이 미술부에 들어왔어요. 중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서 연필 잡는 방법도 몰랐거든요. 근데 열정과 가능성만 보고 뽑아주셨어요. 처음엔 실력 차가 커서 힘들었지만, 드로잉 전, 거리스케치, 봉사활동, 대학탐방 등 체험 활동을 하면서 흥미가 생겼어요. 흥미가 생기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쌓이고, 나만의 그림스타일이 생겼죠. 지금생각하면 중학교 때 입시미술을 안한 게 다행이다 싶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뮤지컬 특성화 학교 - 세원고등학교 연극부 ‘제 1막’
입시를 넘어서 청소년 문화를 이끌다!







연극관련 학과에 100% 진학세원고등학교 연극부는 1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유명 연예인과 연극배우를 배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교육부의 ‘뮤지컬 학교’로 지정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입시성과도 꾸준했다. 졸업생 대부분이 연극부나 영화과, 공연예술학과에 진학해 연극계를 이끌 인재로 성장했다. 연기 이외 무용, 무대연출, 스텝까지 포함하면 진학률은 100%다.
송병필 지도교사는 “미술, 음악 영재는 있어도 연기 영재는 없다”며, “세원고 연극부는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극부 신입생 모집은 3월에 있고, 중학교 내신 30%, 실기 70%(지정 독백, 자유연기, 특기, 면접)로 선발한다. 모집 인원은 15명이다.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진로 다양해져
세원고 연극부는 프로그램이 탄탄하다. 대학 교육과정 못지않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이어서 대학에 가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 교육내용은 연기이론과 실습, 작품제작, 그리고 특기영역으로 나뉜다. 연기이론은 한국연극교육학회의 ‘연극’ 교재를 사용하고, 연기실습은 기초연기, 신체훈련, 즉흥연기로 구성했다. 특기는 성악, 한국무용, 현대 무용, 풍물, 아크로바틱 등을 학년별로 지도한다.
“성악, 한국무용, 현대무용, 풍물, 아크로바틱을 배우면서 연극영화과에 국한되었던 진로가 다양해졌어요. 풍물과 무용, 국악과를 준비하는 학생도 생겼어요.”
또한 뛰어난 작품분석력과 우수한 강사진도 자랑이다. 전체기획과 심화연기를 지도하는 송병필 교사를 주축으로 체조국가대표 출신 체육교사, 성악을 전공한 음악 교사, ‘제1막’의 1기 졸업생인 유석민 강사 등 실력 있는 강사진을 갖췄다.
연습 시간은 매일 방과후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다. 주말이나 방학에는 하루 종일 연습을 하고, 작품 제작이나 실습 프로그램은 별로로 편성한다.




각종 연극제 휩쓸며, 청소년 문화 이끌어
세원고 연극부는 매년 다양한 청소년 연극제에 참가한다. 대회마다 상을 휩쓰는데, 올해는 청소년 힐링 연극 ‘우리음메’로 경기도 청소년 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작품을 분석하고 인물을 표현하면서 지적인 성장을 많이 하게 됩니다. 시간을 쏟아도 지적으로 게으른 아이들은 해낼 수 없거든요. 특히 연기부터 무용, 음악, 스텝, 조명, 음향까지 돌아가면서 맡는 시스템은 기본기를 탄탄하게 했습니다.”
또한 연극제 외에도 매년 3,4편의 정기공연을 한다. 학교 안에서는 신입생 환영 공연, 축제 공연, 성극 공연을 하고, 학교 밖에서는 각종 지역축제 무대에 올라 재능기부를 한다. 
“2004년부터 고양시 행사에서 난타공연을 도맡아 왔어요. 앞으로 우리나라 청소년 문화를 이끄는 중심 동아리로 성장했으면 해요.”




미니인터뷰 송병필 교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다림’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님이 기다리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이들은 많이 놀고, 게으름도 피고, 많이 생각하게 해야 합니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게 아니거든요. 시간보다 훌륭한 선생은 없습니다. 연극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능을 가진 아이보다는 가장 늦은 아이에게 맞춰야 풍부한 연극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원칙들을 지키며, 꿋꿋이 걸어왔기에 인문계 고등학교의 한계와 많은 편견들을 없애고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자신 있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돕겠습니다.




>>> 학생 미니인터뷰
강승묵 학생(2학년 1반) 



처음에는 노래가 좋아 연극부에 들어왔어요. 연기와 체조, 한국무용, 풍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우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하나’, ‘이런 것을 할 수 있구나’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결국 노래와 연기를 할 수 있는 뮤지컬 쪽으로 진로를 정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첫 배역 ‘멧돼지’를 맡은 파리대왕이에요. 큰 역은 아니지만, EBS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멧돼지의 습성을 연구했거든요.




손이지 학생(2학년 3반)



세원고 연극부의 자랑은 대회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거예요. 시작은 힘들어도 어느 순간 완성도 있는 작품이 만들어지고, 다른 이들과 실력을 겨루면서 많이 성장하거든요. 가장 인상적인 수업은 난타예요. 신나는 울림이 진짜 최고거든요. 처음에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극부에 왔는데, 북치는 기분이 너무 좋아 풍물 쪽으로 진로를 정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윤병준 학생(2학년 2반) 



초등학교 2학년부터 5년 동안 아역배우를 했어요. 촬영장이 힘들어서 그만 뒀지만, 배우의 꿈을 접지는 않았어요. 우리 연극부는 연기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배워서 좋아요. 그리고 울림이 컸던 연극은 2013년의 ‘파리대왕’이에요. 극중에서 쌍둥이 역할을 맡았는데, 호흡이 맡지 않아서 자주 싸웠어요. 작품이 끝나고 나서야 배우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호흡과 배려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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