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여성 질환인 질염(여성 생식기인 질에 생기는 염증)은 성인에게만 생긴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10세 이하 어린이에게도 드물지 않게 생긴다.
팬티에 지저분한 분비물이 묻는다고, 냄새가 난다고, 소변이 자주 마렵다고, 가렵다고 많은 어린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산부인과를 찾는다.
어린이는 질벽이 얇고, 질의 입구를 막아 보호하는 대음순, 소음순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세균에 노출되기 쉽다. 팬티에 분비물이 서너번 이상 묻어나거나 가려움을 호소할 때, 출혈이 생겼을 때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질염의 25-75%는 비특이성 질염이다. 면역력 저하로 질에 상주하는 균이 갑자기 늘어나서 생긴다. 나머지는 대부분 세균성 감염인데, 어린이의 경우 포도상 구균(50%), 대장균(30%) 감염이 가장 흔하다. 포도상 구균은 지저분한 손으로 상기를 만질 때 옮고, 대장균은 배변 후 휴지로 항문을 닦는 과정에서 대변 속 대장균이 질로 이동해 옮는다.
그래서 여아의 경우 배변 후 항문을 닦을 때 반드시 앞에서 뒤 방향으로 닦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성기 주변에 습기가 차 생긴 곰팡이균(진균)도 질염을 유발한다.
질염은 대부분 성기를 깨끗이 씻고 바람을 잘 통하게 하면 금세 낫는다. 염증 부위에 자극을 주는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고, 말릴 때도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 닦은 후 부채 등으로 시원하게 말려주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면 1-2주 정도 항생제 성분의 약을 바르거나 복용해야 한다. 함성섬유보다는 100% 면으로 된 속옷을 입고, 꽉 끼는 바지나 스타킹, 레깅스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행복한봄 산부인과
김민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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