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안산시 주민자치센터 동아리 경연대회가 지난 9월 25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 극장에서 열렸다. 안산시 24개의 주민자치센터를 대표한 317명의 참가자들은 3시간에 걸쳐 그동안 배웠던 끼와 재능을 선보였다. 예부터 전해오는 안산시의 중요 문화유산 와리풍물놀이를 비롯해 생활체육, 사물놀이, 경기민요, 댄스, 노래, 부채춤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무대에서 맘껏 기량을 펼친 모든 팀이 상을 받았다. 그 중 대상은 사3동, ‘뮤앙세’라는 통기타 동아리가 차지했다. 예술의전당 무대를 노란색으로 밝히고 악보도 없이 부른 노래는 ‘사랑한다. 사랑해’라는 곡이었다.
아직도 모자란 내 사랑-노랫말에 눈물
경연대회가 끝난 후, 고잔동에서 온 한 주부는 “아직도 여운이 남아 있다. 노래를 따라 부르며 마음이 울컥했었는데 역시 대상을 탔다”며 “심사위원들 마음도 감동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뮤앙세 회원들이 입은 노란 티는 세월호의 노란 리본을 연상케 했다. 기타반주에 맞춘 노래와 화음, 수준 높은 기타실력으로 예술의 전당에 모인 안산시민들에게 감동을 남겼다. 특히 노래의 내용이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을 담고 있어, 무대와 객석이 아픔을 함께 했다. 한 심사위원은 “안산 시민들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사3동 주민들이 대신한 것 같다. 훌륭한 연주와 노래가 돋보인 팀”이라고 말했다.
대상을 발표하는 시간, 현장에 있었던 리포터는 앵콜송을 몹시 기다렸지만 듣지 못했다.
결국 2주후, 뮤앙세의 노래를 다시 듣고 싶은 시민의 한사람으로 사3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
음악에 대한 열정- 마음을 모으는 힘
화요일 저녁 7시, 고동원 강사와 20여명의 뮤앙세 회원들이 4층 도서관에 모여 가수 박학기가 딸과 함께 부른 ‘비타민’이라는 노래를 연습하고 있었다. 기타를 메고 회원들의 사이를 누비며 노래를 지도하는 강사도,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회원들도 진지하게 초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뮤앙세는 뮤직(music)과 피앙세(fiance)라는 단어를 모아서 만든 이름이다. “음악은 나의 연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대상을 탈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고 강사는 ‘회원들과 주민자치센터의 단합’이라고 한다.
“지역에 일어난 어려움을 매우 간절하게 노래한 회원들, 또 우리를 믿어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주민자치센터와 주민자치위원들의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진 결과로 좋은 상을 받은 것 같다.”
이 말을 듣고 있던 회원들은 고 강사의 ‘열정’이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회원들은 “강사님의 열정이 큰 몫을 했다. 음악과 동아리에 대한 열정이 따뜻한 정도를 넘어 뜨겁다”며 “한 번 만나면 절대로 헤어지기 싫은 강사”라고 말했다.
음악과 우리 동네 사람들은 나의 연인
이 날 회원들은 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얻는 것은 “행복과 활력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장혜정 회원은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진다”며 “집 가까운 곳에서 부담 없는 수강료로 교육을 받고, 좋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동아리의 총무인 전정숙 회원은 “예술의 전당을 울린 팀, 가슴이 뭉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회원만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일. 마음으로 응원한 조력자가 많았다”며 “한 목소리로 만들기 위해 서로 맞추었던 시간이 소중했다”는 소감을 카페에 남기기도 했다.
직장이 멀어 지역주민들과 처음으로 어울려 보았다는 오세성 회원은 “지역주민과 어울린다는 것이 참 소중하다. 생각을 나누고 함께 행사에 참여하면 서로 생활을 이해하게 된다”며 “안산지역에 대한 애정까지 마음에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 씨는 대상을 받아 소중한 추억이 생겨 기쁘다며 좋은 추억이란 ‘노후에 일용할 행복한 양식’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10월에도 뮤앙세 회원들은 직장을 다니며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노인의 날’ 행사에 참여하고 공원음악회도 계획하고 있다. 주변의 상가의 활성화를 위한 봉사도 계획 중이다 .
수변공원을 걷다가 또는 주민을 위한 바자회에서 기타와 함께 들리는 중후하면서도 고운 노래가 들려온다면 멈추고 볼 일이다. ‘음악과 우리 동네 사람들을 나의 연인’으로 여기는 동호회 ‘뮤앙세''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기 때문이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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